글로벌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 만성콩팥병과 사구체신염 전문 신규태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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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0-08-07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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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수 대기자의 스페셜 인터뷰:글로벌명의·명클리닉] 아주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주임교수 신규태-만성콩팥병과 사구체신염


글로벌 글로벌  명의 명클리닉 … 만성콩팥병과 사구체신염 전문 신규태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글로벌 만성콩팥병과 사구체신염 명의 명클리닉 …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신규태 교수

[쿠키뉴스] 이기수 기자 = 등 쪽 아래 좌우로 자리 잡은 콩팥(신장)의 주된 기능은 소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변을 만든다는 것은 몸속 혈액 중 노폐물을 걸러내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설한다는 의미다.

콩팥은 이 외에 나트륨·칼륨·칼슘·인 등 신체 기능에 꼭 필요한 물질의 농도를 우리 몸에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한다.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D,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내분비 기능을 한다.

만성콩팥병, 나아가 만성신부전증은 콩팥 손상으로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가간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한마디로 노폐물을 걸러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는, 우리 몸의 ‘정수기’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완전 회복이 어려운 장기다.

아주대병원 신장내과 신규태 교수의 도움말로 콩팥건강을 해치는 만성콩팥병과 사구체신염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신 교수는 콩팥 질환의 진단과 치료 경험이 풍부한 만성콩팥질환 명의다. 198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신장내과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았다. 마운트사이나이병원에서 1년간 최신 신장의학에 관한 연수 및 임상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아주대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겸 대외협력실장, 신장내과 임상과장, 의대 신장내과학교실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국내에 몇 안 되는 ‘미국 신장학회 펠로우(FASN)’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유전자 치료로 신부전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혀서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Q. 만성콩팥병은 어떤 병인가?
A.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단백뇨가 검출되는 등 콩팥 손상에 대한 증거가 나오거나 신(腎)기능이 저하돼 있는 상태다. 다시 말해 사구체 여과율이 60㎖/min/1.73㎡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경우를 가리킨다. 더 악화 되면 콩팥 조직이 병들어 딱딱하게 굳는 경화 현상으로 인해 콩팥이 제 역할을 못하게 돼 투석치료가 필요하다.

콩팥병은 통상적으로 두 종류로 구분된다. 짧은 시간에 신기능이 나빠지는 급성신부전, 신기능이 악화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만성신부전)다.

급성신부전이 오면 갑자기 몸이 붓고 숨이 차며,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 전해질 이상으로 근육경련과 현기증, 구토,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물론 급성신부전증이 다 낫지 않고 만성신부전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령 환자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을 때 만성신부전증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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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사람들이 콩팥병에 잘 걸리는가?

A.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전체 환자의 60~70%에서 나타난다. 사구체신염 역시 만성콩팥병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고, 노폐물도 걸러내는 여과장치 역할을 하는 사구체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것이 사구체신염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당뇨와 고혈압에 의한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더 증가하는 추세다.

사구체신염은 대부분 자가 면역 이상으로 발생한다. 연쇄상구균 편도선염의 합병증으로 일어나는 사구체신염처럼 갑자기 몸이 붓고 소변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가 몇 주 사이에 슬그머니 회복되는 경우를 급성, 그런 증상이 금방 낫지 않고 계속되는 경우를 만성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사구체신염은 IgA신장병이다. 이른바 IgA면역 복합체가 사구체에 들러붙어 면역반응(염증)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사구체가 파괴되는 병이다. 이후 콩팥기능이 20~25년에 걸쳐 서서히 떨어져 많게는 50%가 만성신부전으로 진행, 투석 치료를 받게 된다. 사구체신염이 생기면 만성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최대한 막는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일부 사구체신염은 면역억제제 투약과 같은 강한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다.

Q. 콩팥 손상 시 가장 흔한 증상은?
A. 만성콩팥병은 대부분 병세가 상당히 깊어질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검사하지 않으면 말기신부전 직전 단계에 이를 때까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콩팥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여력이 많은 기관이기 때문이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피로감을 잘 느끼고 △구역질 △식욕부진 △다리에 쥐가 잘 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생기는데, 특히 밤중에 심하다. 또 몸이 붓는 증상이 동반되는데 주로 발과 발목이 먼저 붓기 시작해 다리까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상태가 심해지면 전신이 붓기도 한다. 모두 콩팥 기능 저하로 혈액 속 나트륨 성분과 수분 배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요소 등 요독(尿毒)물질이 몸속에 그대로 쌓이게 되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들이다.

콩팥병에 의한 부종을 조절하려면 가능한 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이요법, 즉 싱겁게 먹어야 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생리적으로 갈증이 덜해지면서 자연히 수분 섭취량도 줄어들어 부기가 빠지게 된다.

Q. 야간뇨도 콩팥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나?
A.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야간뇨 때문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콩팥이 손상되면 밤에 소변 양이 줄어드는 생체리듬에도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느 날 갑자기 소변 양이 감소하면 급성신부전을 의심해볼 수 있을 정도다.

오줌에 거품이 많으면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고 단백뇨로 그냥 배설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거품뇨는 단백뇨 없이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이후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만성콩팥병이 위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여러 기능을 가진 콩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신체 여러 곳에서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난다.

둘째, 발병 시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면 자칫 응급상황에 몰릴 수 있다. 우선 우리 몸의 체액량 증가로 폐부종, 악성 고혈압, 심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해질과 산염기 불균형으로 인한 서맥이나 부정맥, 심정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체내 노폐물 과다 축적으로 의식저하나 경련·발작을 동반하는 신경계 이상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Q. 만성콩팥병 진단은 어떻게 하나?
A.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법은 혈액검사로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생성되고 콩팥을 통해 배설되는 물질이다.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을 때 콩팥 기능 저하가 의심된다.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를 이용하여 사구체 여과율도 계산할 수 있다. 

크레아티닌 청소율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크레아티닌 청소율은 사구체여과율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으로 콩팥기능이 정상인지 여부를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크레아티닌 청소율은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와 24시간 소변의 크레아티닌 양으로 구한다.

혈액검사 외에 소변검사와 초음파검사도 도움이 된다. 혈액검사가 콩팥 기능을 확인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라면 소변검사는 혈뇨와 단백뇨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복부초음파 검사는 콩팥의 크기 혹은 구조적인 문제나 콩팥병이 급성인지 여부를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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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성콩팥병에는 5단계가 있다고 들었다?

A. 콩팥 기능을 얼마나 소실했는지에 따른 분류다. 1단계와 2단계는 단백뇨 같은 콩팥 손상의 증거가 있긴 하지만 콩팥 기능은 정상이거나 약간 떨어진 상태다. 이때는 원인 질환에 의한 이상 외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3, 4단계부터는 사구체 여과율이 60㎖/min/1.73㎡ 미만으로 떨어져 신부전에 의한 여러 합병증이 나타나는 시기다. 마지막 5단계 즉, 사구체 여과율이 15㎖/min/1.73㎡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면 말기신부전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말기신부전으로 발전하면 신(腎)대체요법이 불가피하다. 신대체요법이란 인위적인 방법으로 콩팥의 역할을 대신케 한다는 뜻이다. 크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신장이식 3가지 방법이 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국내에선 혈액투석 7만7617명, 복막투석 6248명, 신장이식 2만119명 등 총 10만3984명이 신대체요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Q. 초기부터 신대체요법을 쓰는 것은 아니잖은가?
A. 만성신부전은 병들기 전 상태로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콩팥 손상 단계다. 한 번 손상된 콩팥을 다시 정상화시킬 방법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콩팥 기능이 감소되는 속도를 가능한 한 늦추는 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다면 혈압 조절, 혈당 조절이 필수적이다. 콩팥을 손상시킬 수 있는 약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중단하도록 지시한다.

합병증 발생을 억제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칼슘과 인 대사를 조절하고, 빈혈을 교정하기 위해 조혈호르몬을 투여한다던지, 칼륨 등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해주고 부종이 있다면 이뇨제를 사용해 부기를 낮춰주기도 한다.

투석 치료 신장이식 등 신대체요법은 이런 치료에도 불구하고 콩팥기능을 상당부분을 소실, 정상의 10~15% 이하 수준에 그칠 때 사용된다.

Q.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평상 시 주의해야 할 것은?

A. 싱겁게 먹는 것(저염식)이 가장 중요하다. 싱겁게 먹으면 부기가 빠지고 혈압이 떨어지며 단백뇨를 감소시키는 약의 효과가 높아진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혈중 칼륨 농도가 올라갈 수 있는데, 이때는 과일이나 채소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한 단백질 섭취를 조금 줄이는 것이 병의 진행을 완화하고 요독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단백질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영양 결핍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으로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합병증 부담 때문인지 운동량이 자기도 모르게 많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근력과 심폐 기능도 약해지기 쉽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꾸준히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운동 강도는 각자의 체력을 감안해 조절한다.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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