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습니다] 은행 공동 ATM, 기존과 차이 없어…타행 통장정리 안돼 ‘불편’

송금종 / 기사승인 : 2020-08-06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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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마트 경기도 하남점에 설치된 ‘은행 공동 ATM’이 운영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장애를 일으켰다. /송금종 기자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금융거래가 급할 때, 특히 현금이 궁할 때 자동화기기(ATM)가 참 유용하다. 요즘은 덜하지만 예전에는 주위를 둘러보면 ATM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ATM을 설치하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다. 하나는 ‘채널 대체’다. 

지점 통·폐합 시 이용 불편을 막기 위해 지점이 있던 자리 또는 주변에 기기를 설치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터미널 등 유동인구가 많고 입출금 수요가 큰 요소를 고려한다. 

다른 하나는 기업이나 단체가 직접 설치를 요청한 경우다. 아파트를 예로 들자면 단지 내 점포를 들이지 못하는 대신 기기를 설치해 거래 편의를 높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객 편의가 우선이다. 

그런 면에서 ‘은행 공동 ATM’은 합격점이다. 은행 공동 ATM은 주요 은행 네 곳(국민·신한·우리·하나)이 제휴한 통합 기기다. 현재 이마트 하남, 진접, 남양주, 광주 광산점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한 기기에서 입·출금과 계좌이체가 가능하며 은행별 수수료도 그대로 적용받는다. ATM이 감소 추세인 요즘, 효과적인 대안이 될 만하다. 다만 운영 초기여서인지 개선점이 보인다. 

“이거 왜 안 돼요? ‘처리 불가’로 뜨는데요?”

쿠키뉴스 기자는 최근 하남점 ATM을 체험했다. 하남점 ATM은 마트 1층 푸드 코트 내 입점해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다. 

기기 두 대를 1미터 간격으로 띄워 설치하고 은행 마크가 네 개가 붙어있는 것 빼고는 집 앞 ‘365’(자동화코너)와 비슷하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인근 자동화코너도 약도로 표시해 놨다. 이 기기는 국민은행이 관리한다. 

기자는 3만원을 입금해보고 잔액 조회를 하는 정도로 체험을 마쳤다.
시민이 5일 이마트 경기도 하남점에 설치된 ‘은행 공동 ATM’로 거래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식사시간이 가까워지자 겸사겸사 금융 업무를 보려는 이들이 몰렸다. 시민들은 뉴스나 은행 안내 등으로 공동 ATM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사용하기를 머뭇거리거나 어느 쪽이 자신의 주거래은행인지를 찾는 시민들이 많았다. 변화에 둔감한 이들도 더러 있었다. 카드 거래가 주(主)인 젊은 층은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어보였다. 

5만원 다발을 입금한 한 남성은 “(사용해보니) 그냥 그렇다”며 “공동 기기인 건 알았는데 (기존 기기와) 큰 차이점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한 어르신이 10분이 넘도록 기기 앞에서 헤매고 있었다. 이용이 서툴러서일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타행 통장 정리가 목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국민은행 외 타행 통장 정리를 할 수 없도록 설계된 것. 

한 시민은 “사용해보니 불편하다”며 “우리은행 표시가 있어서 통장정리를 하려고 왔는데 정작 하려니 안 된다. 하나은행도 다른 기기에서 통장을 정리하려고 했더니 ‘이 기기로는 할 수 없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명을 써 붙여놓든지 해야지 여기는 더 이상 이용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타행 통장을 가지고 온 시민들이 허탕을 치는 일은 잦았다.

“이거 왜 안 돼요? ‘처리 불가’로 뜨는데요?”

우리은행 통장으로 출금을 시도한 시민이 이렇게 물었다. 출동한 점검기사도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왜 멀쩡한 기기를 합쳐서 불편하게 하느냐” 거래순서를 기다리던 시민이 역정을 냈다. 

또 다른 중년 여성은 “우리은행 입출금 내역을 보려고 하는데 잔고만 찍혀서 이상하다”며 속상해 했다. 

은행 공동 ATM은 향후 동향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취지는 좋으나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친다. 무엇보다 타행 종이통장으로도 거래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한 달에 두 번 꼴인 정기 휴점일에는 기기를 이용할 수 없는 점도 흠이다. 이마트 하남점은 오는 12일과 26일 문을 닫는다.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