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다문화가정 청소년 그들이 아닌 함께 하는 우리

입력 2020-09-15 13:24:46
- + 인쇄


[기고문]다문화가정 청소년 그들이 아닌 함께 하는 우리
강원 삼척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장예성
지난 2018년 인천에서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동급생들의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다문화가정 청소년에 대한 학교폭력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경제활동 인구 감소와 성장 동력 저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지역 결혼 문제를 계기로 시작된 국제결혼으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결혼 이주여성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다문화 가정들도 급속히 증가하여, 현재 다문화가정 구성원 수는 약 96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한 언어소통, 다른 피부색,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이러한 갈등은 학교 내에서도 발생하여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 대한 차별, 집단 따돌림 등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청소년 중 8.2%는 지난 1년간 외모나 말투, 출신을 이유로 차별과 집단 따돌림 등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고, 대부분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차별을 경험하였으며, 이러한 학교폭력으로 인해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비행을 저지르거나 게임중독에 빠지게 되는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신체의 고통은 물론 인간의 수치심을 바닥까지 이르게 하여 피해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며, 특히 다문화가정 청소년에 대한 학교폭력은 일반적인 유형보다 피해정도가 심각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무엇보다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하며, 지역 다문화지원센터와 경찰, 교육청, 지자체 등 우리 모두가 학교 밖 사각지대에 있는 그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통해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우리 사회 일원임을 잊지 않는 노력을 한다면 다문화가정 청소년에 대한 학교폭력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강원 삼척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 경사 장예성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