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쇄형 사모펀드도 자금인출 가능...“금감원, 옵티머스·라임 더 들여다봐야”

지영의 / 기사승인 : 2020-09-17 06: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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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앞에서 시위를 연 옵티머스펀드 투자자들 / 사진= 지영의 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대규모 환매중단을 낸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자금 변동 내역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투자자는 옵티머스 폐쇄형 펀드에서 중도 하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폐쇄형 사모펀드도 설정 이후 투자금을 중도 인출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에게는 이같은 내용이 전혀 설명되지 않았다.

16일 쿠키뉴스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과 예탁결제원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전체 폐쇄형 펀드는 105개로, 이 중 만기에 정상적으로 상환된 펀드는 61개다.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펀드는 40개, 펀드 설정 이후 중도 취소된 ‘설정 취소 펀드’는 4개다. 폐쇄형 펀드의 판매사들은 케이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이다.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펀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체로 ‘폐쇄형’으로 팔렸다. 폐쇄형 펀드는 통상 만기까지 자금인출이 불가능한 구조를 말한다. 이것이 대외적으로 폐쇄형 사모펀드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내부 예외규정 및 협약을 통해 폐쇄형 사모펀드에서도 자금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환매중단이 발생한 옵티머스 자산운용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모든 폐쇄형 사모펀드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쿠키뉴스 취재 결과 폐쇄형 사모펀드에 넣은 자금을 중도 인출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판매사와 운용사, 수탁사간 합의를 통해 펀드 약관에 ‘중도환매’ 가능 규정을 넣는 것이다. 이같은 경우 중도 자금 인출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펀드 설정 자체를 풀어버리는 펀드 취소 방식이 있다. 또 남은 하나의 방법은 수익자간 내부 매매를 통한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은 사모펀드운용과 관련된 업계 관련 실무자들은 모두 아는 내용이다. 다만 대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펀드 판매 시에 이같은 세부 내용은 설명되지 않았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는 “담당 PB에게 그런 내용은 전혀 듣지 못했다. 폐쇄형이라서 만기까지 인출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라며 “받은 서류에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펀드에 투자한 바로 다음 날 돈 돌려달라고 한 사람도 있지만, 폐쇄형이라 만기 전에 돈을 꺼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점을 감안, 최근 사기 혐의를 받는 옵티머스 운용과 라임 등의 폐쇄형 펀드들을 금융감독원이 더 세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전 정보를 이용해 대다수의 피해자의 자금이 묶여있는 가운데, 자금을 안전처로 뺀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사모펀드 운용 직원은 “폐쇄형 펀드가 환매 중단이나 자산 부실화 등 위기에 직면하면 이같은 세부 규정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금감원이 더 주목해서 이런 이력이 없는지 문제의 펀드들을 자세히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어려운 일이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긴 하다. 다만 폐쇄형으로 설정된 펀드 자금이 일부 인출됐다면 그건 운용사 내외부에서 고의적으로 불법 공모가 이뤄져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