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선수 와디드와 해설 위원 김배인

문대찬 / 기사승인 : 2020-09-19 08: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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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CK 해설진에 정식으로 합류한 '와디드' 김배인. 사진=라이엇 게임즈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와디드’ 김배인은 딱 잘라 규정하기 힘든 청년이다. 그는 프로게이머이면서 해설위원이기도 하다. 긴 해외 생활을 뒤로 한 채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분석데스크 및 해설 위원으로 합류한 그는, 지난 4월 돌연 선수 복귀를 선언했다. 강등 위기에 빠진 그리핀의 서포터로 투입돼 2주간의 짧은 선수 생활을 거쳤고, 다시 중계진에 복귀했다. 

김배인은 스스로를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저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라고 말하는 그를 지난 16일 만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터뷰는 전화 통화로 진행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LCK 해설을 맡고 있는 ‘와디드’ 김배인입니다.”

Q. 시즌이 마무리 되고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근 제가 화제가 많이 됐잖아요(웃음)? 그래서 조용히 지내고 있어요.”

Q. 위원님이 화제의 중심에 선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죠(웃음). 지난해 롤드컵에서 객원 해설로 데뷔하셨어요. 중계진에 합류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라이엇 쪽에서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선뜻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던 게 여기까지 왔네요. 당시 롤드컵에 떨어져서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있었는데, 그래서 불러주신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Q. 선수 생활을 잠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신 뒤 올해 스프링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중계진에 합류하셨어요. 그런데 지난 4월 다시 선수로 복귀하셨죠. 

“아무래도 기회는 제가 원한다고 항상 찾아오는 게 아니잖아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원거리 딜러 ‘바이퍼’ 선수가 워낙 잘해서 함께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같이 하게 됐어요.”

Q. 2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강등도 경험했고요. 당시의 시간, 경험들이 선수 와디드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아요. 

“큰 도움이 됐어요. 한국 프로팀에서 뛴 경험은 너무 오래 전의 일이에요. 한국에서 다시 선수로 뛰면서 진중하게 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짧은 시간 내에 무언가 만들어내는 건 무척 어렵구나’ 같은 거요. 조금 더 제가 팀에 헌신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들어요.”

▲지난 2017년에 만난 '와디드' 김배인. 그는 당시 “한 번 더 유럽에서 플레이하고 싶어요. 무명 선수였던 저를 믿어준 현 소속팀에게 고맙기도 하고, 무엇보다 최정상을 못 찍어본 채 유럽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다음해 유럽에 남아 롤드컵 4강을 밟았다. 사진=쿠키뉴스 DB

Q. 다시 중계진으로 복귀하셨는데, 선수 생활에 대한 욕심은 이제 없으신가요?

“음… 해설자가 됐건, 코치건, 선수건 저는 그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은 해설 위원이지만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돌아봤을 때 준비가 된 상황이라고 느껴지면 무엇이든 간에 도전할 생각이에요.”

Q. 복귀 뒤엔 그야말로 맹활약하셨죠. 해설자 김배인에게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요?

“저는 사실 해설 위원으로서 평가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속뜻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방송인으로서 어휘 전달, 단어 전달 등이 잘 됐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게 아쉬웠어요.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캐스터, 해설 형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긍정적인 얘기도 많이 해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명 선수로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해봐서 만족하는데, 객관적으로 좋은 해설 위원은 아니었던 것 같네요. 언제까지 이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선수 경험을 이용한 시각으로 유니크한 부분들을 짚어드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Q.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경기가 많다보니 경기 중단도 정말 잦았잖아요.

“해설하기도 벅찬데 경기 재개가 될 때까지 시간도 끌어야 되니까 정말 힘들었어요. 다행히 옆에 출중하신 분들이 있어서 ‘버스를 탔다’고 생각해요. 제 자리에 누가 있었더라도 알차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을 거예요. 저는 운 좋게 그 자리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성캐’, ‘클템’님이 있어서 어려운 시간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바깥에서 바라봤던 것과 다르게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만큼 중계진 일이 힘들더라고요. 직접 경험해보니 다시 한 번 존경하게 되는 그런 자리였어요.”

▲왼쪽부터 '클템' 해설위원, 성승헌 캐스터, '와디드' 김배인. 사진=라이엇 게임즈


Q. 시간 끌기, 그러니까 ‘성캐쇼’에서 주로 당하는 역할을 담당하셨잖아요. 부담은 없으셨나요?

“미리 사전에 협의가 돼있던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재밌게 즐기고 있어요. 그 시간만큼은 콩트라고 생각하면 돼요. 콩트는 콩트일뿐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Q. 처음엔 부산 사투리에 대해 지적이 많았었는데, 최근엔 많이 개선되신 것 같아요.

“고쳐야겠다고 의식하기보다는 편하게 했어요. 제가 피디님께 강하게 피드백을 부탁드렸었는데, 오히려 ‘자유로운 게 와디드와 더 잘 어울린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마음 편하게 부담 없이 했어요. 이밖에도 도움 주시는 것들이 많아요. 커뮤니티의 최신 유행어, 밈 등을 작가님들이 스크립트에 분석 자료처럼 주시는데 많이 참고하고 있죠.”

Q. 해설을 하시면서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이 논란을 자아낸 적도 있었는데요. 특히 DRX의 ‘표식’ 선수를 향한 발언이 논란이 됐어요. 최근까지도 그 여파에 고생 중이신 걸로 알아요.

“제가 유튜브에서 진행하던 ‘와리가리 토크쇼’에서 나온 얘기였잖아요? 사실 가볍게 시작한 콘텐츠였어요. 작가도 없이 ‘리라’와 둘이서만 편하게 진행하는 콘셉트였죠. 정말로 가볍고 편하게 얘기해보자고 시작했던 건데 LCK 팬들이 생각 외로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이토록 화제가 됐어요.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선수에게나 팬 분들에게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서 빠르게 표식 선수에게 사과했어요. 하지만 내 솔직한 모습을 담아냈다고 생각해서 당시 발언에 대해 개인적으로 후회하지는 않아요.

타 스포츠에서는 중계진이 서슴없이 선수들을 비판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저는 e스포츠 팬문화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다른 것이죠. 제가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해외에서 프로 생활을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가치관과 정서가 한국과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솔직하게 얘기를 하면서도 불편함을 주지 않는, 그런 절충안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에요.”

Q. 서머 들어서는 표식 선수의 활약이 엄청났어요. 평가도 바뀌셨나요?

“정말 억울한 게, 제가 나쁘게 평가한 것만 퍼가고 좋은 말을 한 건 하나도 안 퍼가더라고요. 서머 스플릿 때는 표식 선수에 대해 정말 좋은 얘기 밖에 안했어요. 사실 표식 선수를 방금 만나고 왔어요. 되게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추후 ‘와리가리’를 찾아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담원과의 결승전에서 표식 선수 정말 엄청났어요. 0대 3으로 완패했지만 표식 선수는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캐니언 선수가 그렇게까지 밀리는 건 처음 봤어요. 표식 선수가 결승전에서 보여준 모습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면 DRX가 이번 롤드컵에서 이변을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 표식 선수한테 먼저 만나자고 제안 하셨나요?

“표식 선수가 먼저 만나자고 했어요. 그 얘기는 또 DRX 유튜브에 올라갈 겁니다. 정말 열일하더라고요, DRX(웃음).”

Q.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선수 와디드와 해설위원 와디드는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해졌어요.

“개인적으로는 역할군이 달라진다고 해서 내가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할 수 있는 경험들이 늘어나고, 그 경험 속에서 배우는 것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저는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항상 낫다고 생각해요. 선수로서, 해설위원으로서 경험했던 것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겐 모두 뜻깊은 시간이죠.”

Q. 앞으로의 계획,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이 게임이 너무너무 좋아요. 제 인생과 같은 게임이기 때문에 어느 역할로든 이 게임과 관련된 일을 기꺼이 하게 될 것 같아요. 혹 언젠가 이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업계에서 제 모습을 찾긴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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