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할래요"…올해 혼인·출산율 역대 최저

기사승인 2020-09-24 16: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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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혼인 건수가 지난 1981년 집계 이래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 통계청 제공
[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올해 결혼과 출산 건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집계한 올해 혼인 건수는 12만6367건이다. 이는 지난해 동시기보다 10.9% 감소한 수치로 1981년 통계 시작 이래 최소 수치다. 통계청은 혼인하는 주 연령층인 30대 여성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결혼식 연기가 일정 부분 혼인 감소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있다. 

출산율 역시 지난 1981년 집계 이래 최소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까지의 올해 출생아 수는 16만5730명으로 지난해 동시기보다 9.8% 감소했다. 출산율과는 달리 사망률은 올해 사상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인구 사망자는 17만6363명으로 이는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역대 최저 출산율과 역대 최고 사망률로 올해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자연감소한 누적 인구는 1만633명이다. 인구 자연감소는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자연 인구감소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연령인구(15세-64세)의 급격한 감소다. 지난해 11월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지난 2018년 3765만 명을 정점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오는 2067년에는 1784만 명으로 대폭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백 명 당 부양할 인구를 뜻하는 총 부양비는 지난 2017년 36.7명에서 오는 2040년 77.5명으로, 2067년에는 120.2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미래의 노동력 공급 감소와 잠재성장률 저하를 야기한다.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력이 부족해져 노동생산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이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인구 속성상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가속화 된다는 점은 심각성을 가중시킨다. 

▲사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방역수칙을 지키며 이행되고 있는 결혼식/ 연합뉴스 제공

전문가는 혼인율이 감소하는 이유를 “결혼이 현대사회 맥락과 멀어져 가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민지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안정적인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그 후에 출산을 하면 아이만 바라보며 헌신적으로 돌봐주며 교육에 전념하는 것이 전통적인 결혼에 대한 이상적인 기준”이라며 “예전 고성장 시대였을 때는 대학 졸업만 하면 안정적인 평생 직장을 갖는 게 가능했다. 여성은 출산 후 집에서 육아에만 전념하는 게 당연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대학 졸업 후 곧장 취업이 어려워 안정된 삶을 이룰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대폭 늘어나는 등 현실이 변했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예전의 기준을 요구한다”면서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모두 개인의 몫으로 돌리기 때문에 청년들이 아예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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