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연설이 먼저다?”… 文 대통령 ‘종전선언’ 연설에 ‘격분’

조현지 / 기사승인 : 2020-09-25 11: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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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전 녹화‘라 해명했지만… “연설 중단했어야” 비판
文 대통령, 23일에도 ‘종전선언‘ 트위터 올려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유엔(UN) 연설에 대한 분노가 거세다. 청와대는 사전 녹화본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 목숨보다 유엔 연설을 더 중요시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새벽 1시 26분부터 약 16분간 문 대통령이 제75차 유엔(UN)총회 10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연설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발생했다. 서해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을 미리 알고도 ‘종전 선언’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도발을 묵인해줬다는 지적이다. 

‘시점’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국방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첫 서면보고를 받은 것은 지난 오후 6시 35분이다. 이후 청와대는 22일 오후 10시 30분에  북한이 실종자를 사살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는 내용의 첩보를 입수, 23일 오전 1시부터 2시 30분까지 첩보의 신빙성 분석 및 대응 논의를 위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의 회의가 진행됐다.

문 대통령에게 실종자 피격과 시신 훼손에 대한 첫 보고가 이뤄진 시각은 23일 오전 8시 30분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연설 시점에는 이 상황이 모두 종료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유엔 영상이 ‘사전 녹화’됐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는 연관이 없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5일 영상이 녹화돼 18일 유엔에 발송됐기 때문에 연설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 이상 내용을 수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에도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이 담긴 기사에는 “상식적으로 국민을 살리는 게 먼저 아니냐”, “사기 치는 게 본업인가보다”, “유엔에다 망신이다” 등 문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도 “연설을 전면 중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방부 장관이 연설 하루 전날(22일) 연설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며 “그럼 장관은 전 세계가 이 사건(A씨 실종 사태)에 주목할 것이고 북한의 인권 문제, 외국인의 생명까지도 존중하지 않는 만행을 규탄하는 내용이 메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참모진들은 정무적으로 다 오판을 한 것”이라며 “유엔 연설은 지금 의미가 없다. 망한 연설이 된 것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북한의 피격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첫 조치가 ‘유엔 연설 중단’이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이 사살당하고 불태워지는 사상 초유의 참극이 발생했다”며 “(청와대가) 가장 먼저 해야 했을 일은 ‘종전선언’ 메시지를 담은 유엔 연설의 전면 중단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책임자 처벌에 앞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통령 종전선언 유엔 연설과 연관성의 여부’,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도 구출지시를 내리지 않았던 이유’ 등 문 대통령의 대응조치 내역부터 밝힐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일부. 사진=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캡쳐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종전선언’, ‘한반도의 평화’ 등 북한과의 유화적인 관계를 강조한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에 한 누리꾼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녹화 연설’이라고 해명했다. 그럼 어제(23일) 문 대통령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도 예약 글이었나”라며 “22일 문 대통령에게 공무원 피격사건이 서면으로 처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23일에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