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취업·행복길 걷게 해주세요”

조현지 / 기사승인 : 2020-10-01 05:00:07
- + 인쇄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비대면(언택트) 명절’을 맞이하게 됐지만, 그래도 훤한 보름달은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당일(1일) 오후 6시 20분(서울 기준)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뜬다.

‘보름달에 소원빌기’는 추석의 오랜 풍습 중 하나다. 추수의 계절인 한가위에 조상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보통 날보다 더 크고 밝게 보이는 보름달에 소원을 빌면 더 잘 이뤄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풍속이라고 전해진다. 이에 맞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양한 ‘보름달에 소원빌기’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기자도 매일 아침 출근하며 여의도의 ‘보름달’을 본다. 국회 본청의 ‘돔’이 그 보름달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 이와 관련한 민생 법안을 마련한다는 구조에서 국회에서도 일종의 ‘소원빌기’가 이뤄진다.

이에 쿠키뉴스가 20대들이 보름달에 빌고 싶은 소망에 대해 들어봤다. 유래없는 감염병 사태로 ‘일시 정지’된 2020년도를 보낸 20대들이 남은 하반기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어떤 걸까.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취업만 시켜주세요”=이른바 ‘코로나 취업난’이 채용시장을 휩쓸었다. 한번에 대규모를 채용하던 ‘공개채용(공채)’ 방식이 줄고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뽑는 수시채용이 늘었다. 27일 통계청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3월(-19만5000명), 4월(-47만6000명),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 8월(-27만4000명)까지 6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에 취업 최전선에 서 있는 20대들은 하반기 목표가 ‘취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학교 4학년 A씨(26·남)는 “올해 소원이 ‘취업’이 아닌 20대는 아마 ‘금수저’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속 구직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취업난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섞여 있었다.

A씨는 “학교 4학년 단체 톡방에는 ‘공채가 줄었다’, ‘취준생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취업시장 침체기’ 등 암울한 내용의 취업 정보가 공유된다. 이러다가 졸업 후에도 계속 무직 상태일까 겁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하반기에는 꼭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 이력서도 닥치는 대로 다 넣고 있다”고 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에게도 ‘취업을 위한 준비’가 올해 소망이라고 답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입학한 B씨(20·여)는 “토익 시험에서 900점 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싶다. 지금 시험을 준비 중”이라며 “올 한해가 허무하게 지나갔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스펙 쌓기를 하고 있다. 토익 지금 따두면 나중에 인턴으로 경력 쌓기도 편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0대 다수가 2020년도 소망으로 ‘취업’을 꼽았다. 취업준비생 C씨(25·여)는 “이번 추석에 친척 집을 안가서 좋다. 지난 명절에 ‘어디 취업했니’라고 묻는 말에 곤란했던 경험이 있다”며 “설날 전까지는 꼭 직장을 구하고 싶다. 취준생이 잘못은 아닌데 위축돼야하는 분위기가 싫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 “모르겠고, 일단 행복하고 싶어요”=일부는 ‘여행’을 소원으로 뽑았다.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모두 막힌 상황에서 과거 다녀온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 또다시 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각자 희망하는 목적지는 달랐지만 익숙한 현실에서 벗어나 ‘행복’을 느끼고 싶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경기도 안산에 거주 중인 직장인 D씨(24·여)는 “하반기에는 꼭 여행을 가고 싶다. 요즘 일상이 무료하다. 코로나19로 집-회사-집-회사를 반복하는 것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며 “휴가 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활력을 불어 넣어줬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유튜브 여행 영상을 보며 나름의 행복을 찾으려고 했지만, 갈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권 당첨’을 소망하기도 했다. E씨(24·남)는 “일단 복권이 당첨되면 여행을 갈거다. 부모님 집과 차를 사드리고 내가 살 집도 살 것”이라며 “수중에 돈이 없으니 마음이 불안하다. 돈을 최소한으로 쓰는 삶을 살고 있다. 요즘엔 알바도 짧은 시간으로만 구하니 2개를 병행하고 있다. 그냥 부자가 돼서 행복하고 싶은게 내 소원”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일상 등 급변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취업난’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돼 오던 사항으로 새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치권의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