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탱이' 막말 뒤에 가려진 안민석의 주장 '법치행정'

박진영 / 기사승인 : 2020-10-05 1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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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버드파크, 민간투자로는 안돼" 이미 유권해석 나와

시민단체 "늦었지만 법을 바로 세우고자 했던 안 의원 주장에 귀기울여야"

▲공정률 90%의 오산버드파크 전경                                          박진영 기자

[오산=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일엽장목(一葉障目)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린다는 뜻으로, 자질구레하고 단편적인 현상에 가려 사물의 전모나 근본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7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국회의원은 오산시청 청사에 '버드파크'를 짓는 민간사업자에게 "X탱이가 답이 없네"란 문자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됐다. 이 문자메시지 때문에 안 의원은 야당뿐만 아니라 같은 당 소속 시·도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국민의힘 경기오산당원협의회는 안 의원의 공개사과와 즉각 사퇴까지 촉구했다.

이 문자메시지에 대해 안 의원은 군대 동기인 친한 후배에게 보낸다는 것을 실수로 민간업자에게 보냈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이런 막말을 한 안 의원에 대한 비난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막말로 인해 정작 중요한 진실이 가려졌다. 바로 안 의원의 주장 '법치행정'이다.

안 의원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통해 "생태체험관(버드파크)은 오산시민 다수의 뜻을 수렴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치고,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철저히 공공성의 원칙에 따라 설립·운영돼야"면서 "버드파크 사업이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행정안전부에 신속히 유권해석을 받아야 하며, 행안부 유권해석 전까지 일체의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드파크 사업의 법적 시행근거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공유재산법)이다. 이 법은 공유재산 및 물품을 보호하고 그 취득·유지·보존 및 운용과 처분의 적정을 도모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 즉 시민의 재산(공공의 재산)을 사익이 아닌 공익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오산시의 버드파크 사업은 공익이 아닌 사익적 목적에 활용될 것이라는 위법 논란으로 벌써 수년째 홍역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오산시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오산시는 지금껏 위법 주장에 대한 납득할 만한 반론도 없이 '문제없다'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심지어 행안부와 경기도의 '위법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도 무시하고 버드파크 공사를 강행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안민석 국회의원

오산시의회는 지난 5월 버드파크 사업이 공유재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행안부와 경기도로부터 받았고, 이를 오산시는 받아들였다.(본보 2020. 5.16 오산시 '버드파크사업', 난항 끝에 좌초되나, 2020.5. 23 오산시, 행안부·감사원 무시하고 버드파크 사업 강행하나) 

이 당시 이권재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 오산당원협의회 위원장, 이상복·김명철 시의원 및 한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등 다수의 소신있는 여야 정치인들은 이 버드파크 사업이 위법하다며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장인수 오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시·도의원들 및 최윤희 국민의힘 오산당원협의회 위원장 등은 침묵했다. 

그러다 안민석 의원의 이번 막말 파동으로 이들의 입장이 사뭇 뒤바뀐 모습이다. 버드파크 사업을 '위법'이라며 반대했던 사람들은 찬성으로, 찬성했던 사람들은 반대로 그리고 침묵했던 사람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정적에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단지 버드파크 공사 공정률이 90% 진행됐다는 이유로 반대한 사람들이 찬성으로 돌변해 "왜 지금에 와서 반대하냐"며 안 의원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동안 침묵했던 사람들도 안 의원에 돌을 던졌다. 위법 사항은 치유가 되지 않고 그대로인데 시간이, 막말이 그리고 경제·정치 논리가 법치행정을 흔들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 사업 관련 위법 논란에 대해 오산시는 지금까지 어떠한 해명도 반박도 없이 시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시를 견제하라고 뽑아 놓은 시의원들은 이 사업의 위법 여부는 안중에도 없고, 경제논리 또는 정치논리로 시시각각 입장이 변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오산버드파크의 모태는 경주버드파크이고, 이 두 사업의 대표자는 동일인이다. 오산시와 경주시는 버드파크 사업방식에 있어 공유재산법을 법적 시행근거로 하고 있다. 그런데 경주시는 버드파크 사업을 하면서 멋대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민간투자법)'을 준용했다. 공유재산법에는 민간투자법을 준용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즉 위법행정임을 실토한 것이다.(본보 2020. 5.31. 버드파크 위법행정에 입닫은 오산시의회, 집행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하나)

오산버드파크와 경주버드파크는 사업방식이 동일하다. 그러므로 오산시가 경주시처럼 운영권을 민간사업자에게 주게 되면 민간투자법을 위법하게 준용하게 된다. 한 법률전문가는 "버드파크 사업을 억지로 추진하기 위해 서로 성격이 다른 법을 준용한다면 이는 탈법적인 행정행위"라며 "아무 법이나 행정편의에 따라 준용한다면 법률에 근거한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드파크 사업은 임의규정이 아닌 강행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제규정의 위반은 무효다. 시간이 흘렀다고, 공정률이 높다고, 그 정치인이 싫다고 해서 위법이 적법이 될 수는 없다. 이제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법치행정이다. 행안부는 버드파크와 관련해 "민간투자 방식으로 공유재산법에 따른 기부채납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유권해석을 이미 내렸다.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