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조기중단결정에 조작 있었다

오준엽 / 기사승인 : 2020-10-20 15: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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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보고서서 “계속가동 시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 지적… 징계요구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내 가동이 중단된 월성1호기.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월성1호기 조기폐쇄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한수원)은 계속 가동할 경우의 경제성을 낮게 평가해 적자를 늘리는 경정을 내렸고, 산업부는 이를 직·간접적으로 조장했다는 감사결과보고서가 나왔다.

감사원은 2019년 10월 1일 국회요구에 따른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수원과 산업부가 2018년 월성1호기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문제가 있었다.

한수원의 경우 A회계법인이 18년 5월부터 진행한 월성1호기에 대한 경제성 평가과정에서 즉시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하도록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회계법인이 원전 판매단가와 원전 이융률을 낮게 추정한 것을 알고도 이를 방치하는 한편, 오히려 낮은 추정치를 근거로 즉시가동중단을 이사회에서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부 또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시기를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폐쇄결정과 동시간대로 정해 사실상 한수원이 가동중단 방안 외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못하게 했고, 가동중간결정이 내려지도록 평가과정에 관여하는가 하면, 경제성 평가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감사원의 감사방해를 목적으로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삭제한 문제도 지적했다.

다만 감사원은 한수원 이사들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의결 과정에서 이사들의 업무상 배임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아울러 국회의 요구에 맞춰 조기폐쇄 결정과정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에 초점을 맞춘 만큼 안전성·지역수용성 등 종합적 판단에 의한 결정의 타당성을 판단하는데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감사결과 한수원과 산업부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정에서 자의적 조작이나 폐쇄결정이 내려지도록 상황을 조장한 문제는 있었지만 조기폐쇄 결정이 적정했는지 여부는 감사범위를 벗어난 만큼 결론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한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감사결과 발표 직후 구두논평에서 “결국 ‘탈원전’은 허황된 꿈이었음이 증명됐다. 감사원장 압박을 위해 친인척 행적까지 들춰대고 ‘짜맞추기 감사’까지 시도했지만 진실 앞에서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며 “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대한 실질적 사망선고”라고 평했다.

이어 “감사원은 할 일을 했다. 이제 ‘탈원전’ 명분은 사라졌다”면서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다. 대통령 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탈원전 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대한민국 원전산업 부활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감사원의 정당한 감사를 방해한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감사보고서를 통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재취업 및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에 감사보고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당국에 통보하고, 감사 방해행위를 지시하거나 삭제한 관계자들에게는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수원 사장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의 잘못을 적용해 ‘엄중 주의 요구’를 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통보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