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열풍 부는 중후장대…“선택 아닌 필수”

중후장대 기업, 친환경투자 가속화..‘착한기업’이 성공한다

기사승인 2020-10-26 0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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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열풍 부는 중후장대…“선택 아닌 필수”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국내 주요 중후장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섰다. ESG 경영은 환경보호(Environment)와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다.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인 환경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한 경영원칙으로 전 세계 산업계의 표준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 2위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복합수지를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에 나섰다. 복합수지는 자동차 및 가전 부품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이다. 국내 정유사 중 GS칼텍스만 생산하고 있다.

최근 GS칼텍스의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량은 전체 복합수지 생산량의 10%를 넘어섰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을 위해 재활용하는 경우 이산화탄소를 연간 6.1만톤 감축해 온실가스 배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소나무 930만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으며, 자동차 연간 배출가스 기준 환산시 승용차 3만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과 같다.

GS칼텍스는 앞서 지난 2010년부터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복합수지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친환경 복합수지 연간 생산량은 2만5000톤으로 초기 생산량에 비해 2.5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연산 30만톤의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준중형 자동차 1대를 제작하는데 복합수지가 약 50kg 가량 들어가며, 준중형 자동차 6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자동차 및 가전용 소재인 복합수지는 2006년 중국 허베이성 랑팡, 2010년 장쑤성 쑤저우, 2011년 체코, 2016년 멕시코 등 중국은 물론 유럽, 북미 시장에도 진출해 고품질의 소재를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기존의 채굴과 사용, 폐기에 의존하는 자원 소모적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폐기물 최소화에 따른 효율적 사용으로 자원 순환 비율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을 통해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생산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사회적 책임 이행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상품을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SG 열풍 부는 중후장대…“선택 아닌 필수”
▲SK루브리컨츠의 새 전략 'Make It Move, Make It Green'.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도 ESG에 초점을 맞춘 친환경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은 지난 20일 “단순히 기유·윤활유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아닌 사업 전반을 친환경 중심으로 변모하는 친환경 중심 글로벌 윤활유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SK루브리컨츠는 사내 공모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Make It Move, Make It Green’으로 정했다. 윤활유 본연의 역할인 움직임(move)을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해 친환경(Green)에 다가선다는 의미다.

이는 ESG 경영을 강화하고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비전인 그린밸런스2030 달성을 위한 차원이다. 그린밸런스2030은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SK루브리컨츠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에 따라 3가지 포트폴리오 핵심 축으로 사업을 강화한다.

먼저 이산화탄소 저감에 기여하고 있는 초저점도 제품인 지크제로(ZIC ZERO) 같은 고기능성 친환경 윤활유 제품과 프리미엄 기유인 그룹Ⅲ 제품 등을 주력으로 글로벌 윤활유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굳혀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전기차 전용 윤활유 제품 개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별로 특화된 윤활유 제품을 개발해 전기차 시장에서 윤활유 제품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마지막으로 풍력 발전 설비 등 다양한 친환경 영역에서 윤활유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육상·해상 풍력 발전 설비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제품 개발 및 공급을 통해 재생에너지 윤활유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차규탁 사장은 “친환경 에너지·자동차·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며 “윤활유가 필요한 모든 영역에 친환경 기술로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친환경 중심의 글로벌 회사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ESG 열풍 부는 중후장대…“선택 아닌 필수”
▲포스코의 기업시민 보고서.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국내 ESG 분야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최초로 ESG 전담 조직을 발족했고, ESG 관점에서 종합한 기업시민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환경적(Environmental), 사회적(Social) 책임을 다하지 않거나 지배구조(Governance)가 불건전한 기업의 재무 성과가 갑자기 악화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고객, 임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ESG관련 활동 성과의 공개를 요구해 오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기업시민보고서에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의 활동영역(Business, Society, People) 별로 주요 성과를 정리하고, 세부적으로 경제 및 ESG관점에서도 소개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족 시킬 수 있게 구성했다.

특히 올해부터 국내외 관련 업계 벤치마킹과 이해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의견 수렴 범위를 확대했다.

GRI(국제 보고서 가이드라인), TCFD(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테스크포스) 권고안,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기준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고려해 회사가 직면한 이슈들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 친환경 제품을 통한 비지니스 전략, 분쟁광물을 넘어 책임광물로의 진화 등 철강업계가 직면한 시의성 있는 이슈들에 대한 포스코의 전략과 변화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는 포커스 페이지를 신설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아래 글로벌 철강사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SG 열풍 부는 중후장대…“선택 아닌 필수”
▲두산인프라코어 지원&Communication 총괄 박성권 전무(가운데 오른쪽)와 ㈜서연탑메탈 최원재 대표이사(가운데 왼쪽)을 비롯한 양사 임직원들이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EHS지원 컨설팅 협약’을 체결 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건설기계 업계 맏형인 두산인프라코어는 협력사의 EHS(환경·보건·안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13일 주요 협력사인 ㈜서연탑메탈과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EHS(환경·보건·안전) 지원 컨설팅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27개 협력사와도 순차적으로 협약 체결 후 EHS지원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지원 분야는 ▲환경(폐수와 대기오염방지시설, 인허가 등) ▲안전(추락, 중량물 등 중대사망사고 발생 요소) ▲소방(도장, 위험물 취급 등 화재 및 폭발위험 요소) ▲전기(변압기, 분전반 등 고압전류 사고 발생요소) 등 총 4개 분야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모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EHS 리스크도 고려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협력사 EHS관리 능력을 글로벌 표준 이상으로 끌어올려 EHS 선진사업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ESG 투자는 재무지표 중심의 기업 평가에서 E(환경), S(사회적 가치), G(주주 가치)라는 비재무 데이터를 투자 평가의 기본 프로세스로 통합시키는 대전환이며 패러다임 시프트”라며 “한국은 낸년이 ESG 확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im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