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징역 17년 받자… 정치권 엇갈린 반응

기사승인 2020-10-29 2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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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징역 17년 받자… 정치권 엇갈린 반응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 실형을 확정 받자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한편, 국민의힘은 짤막한 공식논평을 내놨을 뿐 지도부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상태였던 이 전 대통령은 내달 2일 재수감될 예정이다.

이에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출범에 협조하라”고 지적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이번 선고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단죄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BBK 특검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만큼 다스, BBK 형성 과정부터 차근히 짚어봐야 한다. 정부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정의당은 “다스 실소유자로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가 시스템을 무참히 파멸로 몰고 갔으면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며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이가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한탄스럽다. 감옥으로 가는 길에 일말의 반성이라도 하길 바란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밖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직 대통령의 유죄가 확정돼 국무총리로서 착잡한 심경”이라면서도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가 실현되기까지 1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7년 법 집행이 공정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사건”이라면서 “왜 지금 검찰 개혁이 필요한지 잘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국민이 선출한 국가원수이자 국정 최고책임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에 불행한 역사”라면서 “되풀이되는 역대 대통령 불행이 개인의 잘잘못을 떠나 대통령에 너무 많은 권한이 있는 한국 헌법 체계에서 싹트지 않았는지 성찰하고 대안을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이 명예롭게 은퇴하고 국정 경험을 후대에 나누며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그 날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MB의 징역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날 전북도의회를 찾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법원 판결에 대해 뭘”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내가 할 말이 뭐가 있겠나”라고 답했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