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회 등 11개 의학회 "1~2주 뒤엔 하루 1000명 육박..강력 방역 시급"

기사승인 2020-11-20 16: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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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학회 등 11개 의학회
▲ 코로나19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오늘(20일) 하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363명을 기록한 가운데 대한감염학회 등 의학계가 강력한 선제적 방역조치를 주문하고 나섰다.

대한감염학회·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대한예방의학회·대한응급의학회·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대한임상미생물학회·대한중환자의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한국역학회 등 11개 학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8월 유행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코로나19 상황은 최근 2주간 다시 급격히 악화되는 양상"이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먼저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공동학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 건조한 환경에서 더 오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늦가을로 접어든 현재 코로나19의 전파 위험은 높아진 상태다. 최근 거리두기 방안은 이전에 비해 완화된 기준으로 개편되어 전파 위험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한국역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의 일일 감염재생산수는 1.5를 넘어서서 효과적인 조치 없이 1-2주가 경과하면 일일 확진환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 지역에 따라 역학조사 역량을 넘어서고 있고, 이는 역학적 연결고리가 파악되지 않는 환자의 증가와 이를 통한 추가 확산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위험군의 피해 우려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공동학회는 "최근 환자 발생 양상을 보면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요양시설이나 병원과 같이 고위험군이 모여 있는 곳에서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고위험군에서 환자 발생이 많아지면 중증 환자 발생 위험도 증가하게 되며 이는 의료의 과부하를 유발하여 환자들이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자원 고갈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공동학회는 "현재 중환자 치료 병상이 다소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발병 후 7-10일 경과 상태에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코로나19의 임상경과를 감안하면 현재 남아 있는 중환자 병상은 1-2주 내에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 지역의 경우 이미 가지고 있는 의료자원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의료기관 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유입되어 가지고 있는 의료자원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현재 가용한 의료 역량 내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중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 학계는 정부에 ▲강력한 선제적 방역조치 ▲학계·전문가와 보다 긴밀한 논의 구조 마련 두 가지를 제안했다. 

공동학회는 "방역 조치는 조기에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포함해 방역 조치는 조기에 강력하게 적용되어야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조치가 늦어지면 실제 유행의 규모를 줄이는 효과는 미미하고 부가적인 피해만 커지게 될 것"이라며 "학계·전문가와 보다 긴밀한 논의 구조를 만들기 바란다. 방역과 관련된 정책 결정에 있어서 정확한 상황 판단과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방역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국민에도 방역수칙 준수를 간곡히 당부했다. 학회는 "지금의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가을, 겨울을 맞아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면 이번 겨울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성공적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올 겨울은 백신 없이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와 같은 비약물학적인 방편은 많은 불편과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달리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이 많이 낮아져 있고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수칙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대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응해 올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들께서도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거리두기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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