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대구 새마을금고 사건’…비극의 시작은 '성추행'

최태욱 / 기사승인 : 2020-11-25 14: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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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커뮤니티 캡처.

[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6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직원 2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이들의 비극에는 과거 ‘성추행 고소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전 임원인 60대 A씨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20분께 동구 신암동 한 새마을금고 사무실에서 직원 B(48)씨와 C(3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직후 미리 준비한 독극물을 마셔 중태다.

사건이 알려지자 인터넷커뮤니티에는 A씨가 지난 2017년 11월 페이스북에 작성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A씨는 성추행 누명을 썼다며 자신의 무고와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두 명의 동료 직원이 경찰과 검찰 조사에 압력을 넣어 사건 처리가 편파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부산 동아대 교수님의 억울한 사연 충분히 공감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가 언급한 사건은 2017년 3월 부산 동아대학교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감사 직무에 불만을 가진 B‧C직원이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몰며 감사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이후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뒤 A씨는 직원들의 양심고백으로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A씨는 B‧C직원을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A씨는 “경찰과 검찰에서는 허위의 성추행 사건을 기획하고 실행한 이 사람들에게 무고나 명예훼손의 처벌을 할 수 없다고 했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러한 현실이 말로만 들어왔던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억울해했다.

이어 A씨는 “성추행범의 누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몸부림치며 차라리 자살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주변정리와 신변정리를 하고 유서까지 작성하고 실행에 옮기고자 했다”며 “양심고백을 한 직원들이 있어 성추행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으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고 적었다.

▲인터넷커뮤니티 캡처.

A씨의 글이 인터넷커뮤니티와 SNS에 빠르게 공유되자 ‘새마을금고 성추행 고소건’을 잘 알고 있다는 누리꾼들이 등장했다.

25일 한 인터넷커뮤니티에는 “가해자는 억울한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시작하는 ‘반전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성희롱 피해자이자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여직원은 오랫동안 회사에서 성희롱 사실을 토로했다”면서 “지속적인 성희롱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망한 남자직원은 성희롱 조사 책임자였다”며 “이 책임자는 내부 조사 결과 성희롱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또 “성희롱 관련 재판 도중 두명(B‧C 직원)은 무고한 사람을 성범죄자로 만들었다고 해고됐다”며 “A씨는 개인적인 성희롱 사건에 금고 돈을 사용해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했고, 그게 지금 횡령으로 고소된 상태”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A씨가 양심선언을 했다고 주장한 직원들과 관련해서 “(재판에서) A씨의 편을 들어줬던 직원들은 모두 승진했다”며 “이 양심선언이라는 증언으로 A씨는 증거불충분으로 결론났다”고 했다. B‧C 씨는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부당 해고로 판결나, 새마을금고로 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회복되는 대로 사건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