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겨울철의 제맛, 생강(生薑)

최문갑 / 기사승인 : 2020-11-27 16: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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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묵림한의원 원장, 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박용준 원장
공자(孔子)의 삶을 기록한 《논어(論語)》 향당(鄕黨) 편에는 “공자가 평소 생강을 즐겨먹었는데, 단 많이 먹지는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孔子於鄕黨 不撤薑食 不多食  

주자(朱子)가 여기에 주석을 달기를 “생강은 정신을 맑게 통하게 하며, 더럽고 나쁜 기운을 없애준다”고 하였다 

薑,通神明,去穢惡,故不撤 

유교의 시조인 공자는 물론이고 유교를 집대성한 주자까지 이렇게 생강을 높게 평가했으니, 조선의 왕과 지배층들은 생강을 ‘고귀함과 청렴의 상징’으로 삼았다. 인종(仁宗)은 왕위에 오르면서 신하들에게 생강을 나눠주며 다음과 같은 당부를 남긴다.  

“늘 생강을 가까이하는 것은 하늘과 통하기 위함이요, 더럽고 악한 것을 제거하고자 함이니 이런 뜻을 명심하여 모범으로 삼고자 생강을 하사하니, 서로 전해 그 뜻을 널리 받들어 항상 기억하라.”  

동양의 공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서양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도 생강을 늘 섭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타고라스도 육체의 건강은 물론이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강의 효능에 매료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전통 의학서 《아유르베다(Ayurveda)》 에서는 생강을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귀하고 귀한 약재’라 하여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렇게 생강은 오래전부터 동서양을 관통해서 사랑받는 중요한 약재이자 향신료로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수분함유량이 86% 정도이며 다량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 생강은 특유의 향기와 매운맛을 지닌다. 진저롤(Gingerol), 진저론(Zingerone), 쇼가올(Shogaol) 등의 성분들은 다양한 약효와 약리작용을 지닌다. 항염증, 항산화 작용이 강하여 감기나 기관지염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며, 장염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을 살균하는 효과가 있어서 생선회나 초밥 등의 요리에도 애용된다. 

공포의 전염병 페스트(pest)로 인해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을 때, 평소 생강을 자주 먹은 사람들의 사망률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에 주목한 영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생강 섭취를 장려하기도 하였다. 생강으로 만든 빵의 일종인 진저브레드(gingerbread)는 물론이고 진저에일(ginger ale), 진저비어(ginger beer) 등 생강이 들어간 음료 등도 이 시기에 더욱 유행하는 계기가 되었다. 

白薑(백강), 均薑(균강)으로도 불리는 생강은 몸이 찬 사람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해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수족냉증, 복부냉증의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이뇨작용을 도와 부기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 감기 예방에 탁월하며,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또한 임신 중이나 항암치료 때 나타나는 구역감을 다스린다.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자들의 대부분은 몸이 찬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공자(孔子)가 그러했듯이 ‘적당한 양의 생강을 꾸준히 복용’하면 좋은 효과가 얻을 수 있다. 

去痰下氣 又去冷淡 調胃氣(本草) 
乾薑功效 溫中散寒 回陽通脈 溫肺化飲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차가워지는 기온으로 인해 자칫 건강을 잃기 쉬운 요즘, 다양한 맛과 향으로 몸을 따뜻하게 대펴주는 생강차 한잔을 지인들과 나눠보면 좋은 시기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