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임원 20% 짐 쌌다…'젊음‧혁신' 칼 빼든 유통街

한전진 / 기사승인 : 2020-12-01 0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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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업계에 인사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에 기존의 소비 패턴과 트렌드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면서다. 장기간 자리를 지켜왔던 ‘올드보이’ 들이 자리를 떠나고, 대신 전문성을 갖춘 50대 초반의 젊은 경영진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다. 이른바 젊은 피 수혈을 통해 급변한 트렌드에 대응하고, 내부 혁신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줄이는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수가 약 600여명 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20명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아울러 임원 직급 단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줄이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세대교체’와 ‘슬림화’를 키워드로 조직을 바짝 조이고 있는 것이다.

롯데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이 용퇴하고 이 자리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이외에도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들이 대거 보임한 것도 눈에 띈다.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이사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다. 

롯데그룹 측은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분기 그룹의 기둥으로 평가받는 유통과 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98.5%와 90.5% 급감했다. 3분기에는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룹 안팎에선 내수 소매 유통업 위주인 롯데의 사업 방식이 이젠 한계에 봉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마트 /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정기 인사를 진행한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도 임원 수를 10%가량 줄이고, 13개 계열사 가운데 절반가량인 6곳의 대표를 교체했다. 내정된 6명 모두의 나이가 50대다. 이마트에 쓱닷컴 대표까지 겸직하게 된 강희석 대표가 51세로 가장 젊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에는 김성영 이마트24 대표이사, 이마트24 대표이사에는 김장욱 신세계I&C 대표이사가 자리를 옮겼다. 신세계푸드 대표이사에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상무를 내정했다. 신세계I&C 대표이사에는 손정현 신세계I&C IT사업부장 전무,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에는 이주희 전략실 지원총괄 부사장보를 선임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젊은 피’를 통해 신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가 이마트와 쓱닷컴을 동시에 이끌게 된 만큼, 온‧오프라인 통합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정유경 총괄사장이 내달 연말 인사에서 ‘인적쇄신’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2021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주요 임원으로는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롯데와 신세계보다는 임원 감소폭이 적지만, 신임 대표이사급 임원은 모두 50대다. 현대홈쇼핑 사장에 1961년생인 임대규 현 영업본부장을 승진 임명하고, 현대L&C 대표이사에는 57세 김관수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홍보실장을 내정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에는 58세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이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 사진=현대백화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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