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살펴본 하이퍼루프...‘서울-부산 20분 주파’

임중권 / 기사승인 : 2020-12-06 0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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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1시간 생활권이 열린다

▲그래픽=포스코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최근 서울과 부산을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어줄 차세대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Hyperloop) 열차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보잉787 항공기보다 빠른 하이퍼루프란 무엇이며, 이 열차의 특징과 기술 개발 현황 등을 알기 쉽게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하이퍼루프 열차란?

하이퍼루프라는 개념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언급하면서부터다.

지난 2013년 그가 처음 진공 튜브 안에 캡슐 형태의 고속열차가 움직이는 하이퍼루프 컨셉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일부 비평가들은 머스크의 아이디어를 공상과학이라 치부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언론과 미디어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 올해 10월에는 미국의 버진하이퍼루프원(이하 VHO, Virgin Hyperloop One)이 라스베이거스 인근 네바다 사막의 실험터널에서 최초로 유인 시험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물론 아직 테스트 단계라 터널의 거리는 500m에 불과했다. 속도도 음속의 1/7 수준인 172km/h에 불과했지만, 사람을 태우고 진공 튜브를 달리는 이 컨셉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하이퍼루프 음속의 원리

보통 초고속 비행기는 상공 10km에서 순항하는데, 이때 기압은 지표면의 30~40%에 불과하다. 기압이 낮아지고 공기의 밀도가 줄어들면, 기체에 닿은 공기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적은 에너지로도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보잉787기가 지표면 대비 30~40% 공기압에서 900km/h넘는 속도를 낼 수 있다면, 공기압이 1000분의 1기압, 즉 0.1%의 진공 상태인 하이퍼루프 안에서는 이론적으로 음속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창문이 없는 하이퍼루프 포드(차량) 천장에 가상으로 구현된 풍경. (사진=Hardt Hyperloop 제공)

하이퍼루프의 구조와 개발 상황


하이퍼루프를 간단히 설명하면, 진공 튜브 속을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다.

하이퍼루프의 구조를 쉽게 이해하려면 ‘자기부상열차’를 떠올리면 된다. 열차 바닥과 레일에 자석이 달려있어, 서로 같은 극은 밀고, 다른 극은 당기며 앞으로 나가는 자기부상열차가 진공상태의 터널로 미사일처럼 발사되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하이퍼루프의 구동 원리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과 중국 상하이의 경우 차량을 트랙으로 당기는 방식, 일본의 자기부상열차는 차량을 트랙으로부터 밀어내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트랙과의 마찰없이 부상해 이동하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최소화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는 하이퍼루프도 마찬가지다.

빠르다는 것 외에, 하이퍼루프가 승객의 입장에서 일반 열차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하이퍼루프는 공기 저항과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캡슐 형태를 하고 있고, 창문이 없다는 점이다.

▲Hardt Hyperloop사의 하이퍼 루프 열차. (사진=Hardt Hyperloop 제공)
하이퍼루프의 각 부분별 명칭은 레일은 ‘트랙’(Track), 터널은 ‘튜브’(Tube), 차량은 ‘포드’(Pod)로 불린다.

개발 현황은 자기부상열차를 보유하고 있던 VHO가 실물 크기와 동일한 하이퍼루프 열차를 만들어 냈고, 2017년 무인 상태로 최고 속도인 386km/h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지난해 6월 유럽의 하르트 하이퍼루프(Hardt Hyperloop)가 네덜란드에 길이 30m 규모 테스트 시설에서 세계 최초로 하이퍼루프 열차의 노선변경 시스템을 시연했다.

기존의 노선 변경은 일반 기차와 같이 트랙을 이동하는 방식밖에 없었으나, 이 회사는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요금소와 나들목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과 같이, 고속에서 노선 내 분기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하이퍼루프의 운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국내의 경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8년 전 세계 최초로 1kg 미만 모형 운송체를 700km/h까지 가속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한국형 하이퍼튜브(HTX)와 초고속 캡슐 트레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실물 크기보다 축소 제작한 시험 운행에서 최고 속도 1019km/h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와 타타스틸유럽이 공동으로 소재 개발에 나선 하이퍼루프 튜브 모식도.

하이퍼루프 상용화의 관건은?


하이퍼루프 상용화의 관건은 ‘튜브’의 안정성과 소재 기술 등이 핵심으로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과제는 기밀성과 안정성 확보이다. 어떻게 하면 긴 튜브를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계속 유지하는 기밀성을 확보하면서,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의 안정성도 확보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앞서 시속 167km로 500m를 가는 유인 열차 실험이 성공하기는 했지만, 1200km로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이퍼루프의 트랙을 구성하는 튜브는 튜브 자체의 하중을 견뎌야 하고, 열차인 포드의 하중과 고속 주행에 따른 충격 및 열팽창을 견뎌야 한다.

또 대기압도 이겨내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기압도 내부가 진공 상태인 물체에는 견디기 힘든 압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을 이기지 못해 자칫 튜브가 변형되거나 균열이라도 발생하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튜브에 사용되는 소재와 구조 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두 번째 과제는 칸트로비츠 한계(Kantrowitz limit, 공기질식)를 극복하는 것이다.

앞서 튜브 안이 진공상태라고 했지만, 사실 튜브 안에는 미세한 공기가 남아 있다.

열차와 튜브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고 열차의 속도가 음속에 가까워지면 튜브 내 공기의 흐름이 어느 순간 막히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전문 용어로는 ‘칸트로비츠 한계’라고 부른다.

이를 극복하려면 튜브 내에 공기의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열차와 튜브 사이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적의 직경을 찾기 위한 튜브의 대형화가 수반된다.

세 번째 과제는 경제성이다. 튜브 소재로서 그동안 콘크리트, 탄소섬유, 스틸 등이 검토됐으나 콘크리트는 비용이 저렴하나 소재의 기밀성이 부족했다. 반면 탄소섬유는 고비용에 가공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

이에 비용이 합리적이고 기밀성과 가공성이 우수한 철강재가 튜브의 소재로 각광받는 추세다.

▲사진=버진하이퍼루프원(VHO) 홈페이지.

하이퍼루프 상용화에도 K-스틸이?


하이퍼루프 튜브를 철강재로 만든다면, 직경 4m 튜브 제작에만 1km당 약 2500톤의 강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하이퍼루프용 강재는 철강업계에서 미래 대규모 신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이퍼루프 상용화의 지름길이 튜브 제작 기술에 달린 만큼, 안정적인 튜브용 특화 강재를 개발해 시장 및 규격을 선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눈여겨본 포스코는 최근 타타스틸 유럽(TSE, Tata Steel Europe)과 협약식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하이퍼루프용 전용 강재 개발과 하이퍼루프의 안전성, 경제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구조 형식과 제작 방법을 도출하는 구조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공동 참여하는 등 사업분야 전반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하이퍼루프 전용 강재 및 이용기술 솔루션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타타스틸 유럽은 튜브 구조 기술에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양사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많다.

한편 세계 각지의 하이퍼루프 회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에서 세계 최초로 유인 실험에 성공한 VHO는 인도의 뭄바이-푸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아부다비를 잇는 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HTT(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는 내년 10월로 연기된 2020년 두바이 세계박람회(Expo2020) 전시센터와 알막툼(Al-Maktoum) 국제공항을 잇는 세계 최초의 상용 구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럽의 하르트(Hardt Hyperloop)는 지난해 최고 속도 700km/h, 길이 3km 테스트 센터를 네덜란드에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