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안망] “축의금 얼마 내야 돼?”… 5만원과 10만원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정유진 / 기사승인 : 2020-12-06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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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기자 =주변에서 결혼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내 손에도 지인의 청첩장이 쥐어졌다. 처음 받아본 결혼식 청첩장에 감격하는 것도 잠시. 생각해보니 결혼식이라곤 어릴 적 부모님 손 잡고 갔던 기억뿐이다.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할지, 시간은 얼마나 넉넉하게 가야 할지 등 결혼식 참석 초보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가장 난감한 건 축의금이다. 국가에서 정해준 기준도 없고, 마땅히 물어볼 사람도 없다. “네가 주고 싶은 만큼 주면 돼”라는 무책임한 이야기에 머리만 2배로 복잡해졌다. ‘혹시 내 봉투를 열어본 상대가 괜히 청첩장을 줬다고 실망하진 않을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힌 당신을 위해 어떤 기준으로 축의금 액수를 정하면 좋을지 정리해봤다.
(※주의※ 해당 기사는 직장인 n년차 ‘프로 사회생활러’가 아닌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 “잘 모르겠으면 5만원” 축의금계의 스테디셀러
결혼식 축의금의 기준점을 5만원으로 잡는 것이 최근 추세다. 웨딩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4~5만원에 달하는 식비를 생각하면 적어도 5만원 이상은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4월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20대의 약 49%가 축의금 봉투에 5~9만원을 넣는다고 답했다.

결혼식 이후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갈 예정이라면 최소 5만원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아주 가까운 관계도, 아주 먼 관계도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관계로 바뀔지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예를 들어 1년에 2~3번 보는 대학교 동창 지은이, 가끔씩 대화하는 옆 부서 김 대리님이라면 5만원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종종 연락을 이어가는 전 직장 동료나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으나 직접 저녁 약속을 잡아 실물 청첩장을 주는 지인의 경우에도 축의금 5만원을 고려해볼 만하다.

◇ “친하다면 10만원” 축의금으로 의리 인증
주기적으로 만나는 친구, 친하다고 느끼는 지인에겐 축의금으로 10만원을 넣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물론 친한 사이에서 5만원을 넣는 것이 우정에 금이 갈 정도로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좋은 관계를 고려해 나의 친밀감을 표현할 적절한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서와 직급에 관계없이 자주 만나고 앞으로도 친하게 지낼 같은 동료라면 10만원도 괜찮은 축의금 액수다. 같은 팀 사수 이 대리님이라면 5만원보다 10만원을 고민해보는 것이 앞으로의 평화로운 직장생활을 위한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 또 내 인사고과를 담당하는지 여부도 고려할 만한 요소다.

◇ “부모님이 알면 20만원” 이 정도면 가족
당신이 정말 아끼는 친구, 서로 부모님까지 아는 친구라면 축의금 20만원을 준비해볼 만하다. 물론 지금의 지갑 사정이 좋지 않다면 10만원을 내도 괜찮다. 20만원을 고려할 정도면, 친한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서 신혼집에 필요한 물품을 선물하는 선택지도 있다. 또 이 정도 관계라면 숫자로 친함을 증명하거나 스스로의 우정을 시험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이나 주고 싶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보자.

◇ “황당하다면 패스” 아쉽지만 다음 기회, 아니 다음 생에
청첩장을 받고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꼈다면 결혼식 불참을 고민해볼 만하다. 모바일 청첩장이 보편화되며 평소 아무 연락도 없던 지인, 동창에게 결혼식 초대를 받는 일이 종종 생긴다. 상대도 내 결혼식에 올지 확신이 들지 않는 관계라면 과감하게 5만원으로 치킨을 사 먹는 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퇴사 후 1년간 연락이 끊겼던 인턴 동기 지연이에게도 진심을 가득 담은 문장으로 ‘축하’를 해주자.

Tip. 축의금 어디에 내야 할까

어렵게 축의금 액수를 결정한 당신. ATM기에서 찾은 소중한 현금을 들고 결혼식장 입구에 도착. 축의금 봉투가 없다고 인근 문방구를 검색할 필요는 없다. 결혼식장 한쪽에 준비된 축의금 봉투를 찾아보자. 봉투 앞면에 ‘축결혼’ 등의 축하 문구를 쓰고, 뒷면에 소속과 이름을 세로로 적으면 된다. 한자가 아닌 한글이어도 상대가 잘 알아볼 수 있다면 괜찮다. 초대받은 측의 축의함을 찾아 방명록을 적고 봉투를 넣으면 귀중한 식권을 받을 수 있다. 축의금을 선물로 대신한 경우엔 당사자가 챙겨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자.

결혼식에 불참할 경우는 참석하는 지인을 통해 축의금을 전달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결혼식 참석 인원이 제한돼 계좌로 축의금만 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경우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계좌 번호를 묻지 않고 송금할 수 있고, 실제 봉투에 담아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장점이 있다.

ujinie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