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기획] 판 커지는 野와 머뭇대는 與… 4·7 보선 전망은

野, 서울·부산시장 보선에 잇단 출마선언… ‘잠룡’들은 차출설에 선그어
與, ‘서울’ 우상호 외 뚜렷한 출마 의사 無… 박영선·김해영 등 거론
평론가 “‘인물선거’ 성격 강해 與가 유리… 정기국회 후 출마선언 이어질 것”

기사승인 2020-12-05 05: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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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기획] 판 커지는 野와 머뭇대는 與… 4·7 보선 전망은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에서 사뭇 다른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마러시’가 이어지며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예비경선 100% 여론조사 ▲본경선 여론조사 비율 국민 80% 당원 20% 등 시민참여 비율을 높인 이른바 ‘미스터트롯’ 방식의 경선룰을 확정하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공식 출사표를 던진 야권 주자는 총 4명이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을 시작으로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사무총장 그리고 조은희 송파구청장이다. 나경원 전 의원, 윤희숙 의원은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하마평에 오른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야권 잠룡들의 서울시장 차출설도 돌았지만 이들 모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전력을 다해서 도울 생각이지만 출마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며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당이 절실하게 원한다면 고려사항에 넣긴 해야한다”면서도 “대선을 준비한다”며 보궐선거와 거리를 뒀다.

부산시장 선거에는 지난 9월 이종혁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박민식·이진복·유재중 전 의원과 ‘정치 신인’인 LF에너지 전성하 대표도 공식 출마선언에 나섰다. 이밖에 유기준·이언주 전 의원,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공개적인 출마 시기를 저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부산시장 출신인 서병수 의원은 직접적인 출마 의사를 표명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잇단 출마선언으로 판이 커지고 있는 야권과 달리 여권은 잠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일하게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했을 뿐 본격적으로 판에 뛰어드는 인사가 없다. 서울시장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의원 등과 부산시장에 김영춘 국회사무총장,  김해영 전 최고위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만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뤄지는 만큼 야권은 여권에 비해 비교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어 출마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일 뿐 ‘인물선거’ 성격이 강한 보궐선거에서 실질적으로는 여권이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평론가들의 평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출마를 선언한 야권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짚으며 “전체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한 편이다. 국민은 야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에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국민의힘은 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서울·부산 지역 정당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에서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계속된 갈등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핵심이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여권의 지지층은 다시 올라갈 것이고 구체적인 판도는 내년 2·3월이 돼야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또 여권 인사들이 출마할 ‘때’가 아직 아니라고 느끼는 것이라며 “당 내에서 혼자 치고 나와서 독주해버리면 오히려 공격을 많이 받아 경선에서 불리한 결과를 얻는다. 또 출마선언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면 세가 죽어 지금 나설 필요성을 못느낀다. 부동산 사태, 추·윤 갈등 등 여권이 불리한 국면을 맞이한 시점에서 출마를 하겠다고 나서면 주류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도 ‘시기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유 평론가는 “잇단 성추문 사태로 민주당이 여론의 시선으로부터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기국회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여권에서도 정기국회가 끝나면 출마선언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오는 8일에는 내년 4월 7일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순간부터 선거사무소 현수막 게시와 표지물 착용,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 예비후보자 홍보물 발송 등 사실상 ‘무제한’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