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코로나 상륙 1년...가장 그리운 일상은 무엇입니까

정진용  · 최은희 / 기사승인 : 2021-01-20 0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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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친구·가족과 함께 지냈으면...경제 양극화 걱정"

▲영상= 정진용, 최은희 인턴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최은희 인턴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한반도에 상륙한 지 1년이 됐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우리에게서 소중한 일상을 앗아갔다.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해 1월20일. 같은달 1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한 30대 중국 여성이 인천국제공항 인천공항검역소 입국자 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산은 시작됐다.

여러 차례 큰 고비가 있었다. 지난해 2월18일에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을 중심으로 대구, 경북에서 코로나19 1차 유행이 시작됐다. 이후 확진자 숫자가 완만히 줄어들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으나 5월에는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했다. 8월16일에는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를 비롯해 사랑제일교회발 감염 확산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리두기 2단계가 격상됐다. 11월 중순까지 전국 하루 평균 100명 내외를 기록하다 12월 말쯤 하루 평균 1000명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3차 유행이 촉발했다.

▲사진=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잠깐 사용할 줄 알았던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필수품이 됐다. ‘함께’ 할 수 있는 순간도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원격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됐다. 여행은 물론이거니와 가까운 이들과 만남도 줄었다. 명절과 연말연시 특유의 분위기 역시 사라졌다. 

코로나19가 삶을 침범하기 전, 당연하게 여겼지만 소중한 우리의 일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코로나 사태 이전 가장 그리운 일상으로 많은 시민이 친구·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꼽았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은 “코로나19가 끝나면 가장 먼저 가족과 여행을 가고 싶다. 또 친구들이 보고 싶다. 내내 온라인 수업을 했는데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지 못해서 속상했다. 어서 코로나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사진=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태현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정태월(69·여)씨는 “친구와 형제를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서운하다”고 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크로스핏장을 운영하는 최민석(40)씨는 “직업이 사람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직접 대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모르게 감염을 걱정하면서 경계하는 모습이 가장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간호사로 일하는 이은지(28·여)씨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나 길거리의 활기찬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졌다”면서 “평범한 일상이 가장 그립다”고 말했다.

안경을 쓰는 것 같은 사소한 일도 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이도 있었다.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김대환(44)씨는 “새벽에 일을 주로 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경에 김이 서린다”면서 “시력이 좋지 않은데 안경을 쓰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다”라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 사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이상 나오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검토하고 있는 지난달 17일 오후 9시,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전경. 도시 전체가 소등 된듯 어둠에 갇혀 있다. 박태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 같냐는 물음에 시민들은 각양각색의 답변을 내놨다.

용인시 죽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40대 여성은 “손님들이 외출을 자제하기 때문에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 그나마 배달로 유지를 하는 상황”이라며 “남편도 코로나19로 쉬고 있다. 오늘 눈이 오는데 남편이 배달을 직접 나가서 마음이 찡하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보였다.

바리스타로 일하는 김모(28)씨는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이번 사태를 기회로 활용해 자산을 증식한 이들도 많다”면서 “이런 차이가 양극화를 더 촉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 사진=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한강대로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힘든 와중에도 시민들은 다른 이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를 건네는 것을 잊지 않았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60대 시민은 “TV를 볼 때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의 얼굴이 상하는 게 눈에 보여 마음이 아팠다”면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의료진분들과 정 본부장이 쉴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개인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손원락(43)씨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마음이 밝고 건강해야 이겨낼 수 있다”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거리에서 만난 익명을 요구한 한 지구대 경찰관은 “의료진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고생하셨다. 조금만 힘내서 다 같이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면서 화이팅을 외쳤다.

손창현 용인 보정성당 신부는 “방역지침을 지켜야 하는 국민, 소상공인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다. 어두운 터널 같은 지금 상황도 언젠가 끝날 것”이라며 “각자 위치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꾸준히 해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라며 희망을 전했다.

hoeun23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