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인 가구 900만 시대…사회주택이 말하는 ‘외롭지 않을 권리’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01-25 0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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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전체 1인가구 중 2030세대 비율 35%
60세 이상 노인가구도 34%
사회적기업 "사회주택, 다양한 니즈 반영한 주거 대안 될 수 있어"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바야흐로 1인 가구 900만 시대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전월세가격은 주변 매매가격과 함께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나마 늘어나고 있는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또한 신혼부부를 위주로 한 게 대다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주택이 1인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민간과 공공의 중간영역에 위치한 사회주택 사업자들은 소외받는 1인 가구 세입자들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입주자들 간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900만명에게도 ‘외롭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인가구에 드리워진 주거와 복지 그늘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수는 2309만3108가구, 이 가운데 1인가구는 39.2%인 906만3362가구로 역대 최대수치를 기록했다.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복지의 부재는 크게 두 계층에서 문제가 된다. 바로 청년층과 노년층이다. 통계청의 ‘2020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1인가구(614만8000가구)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대는 20대(18.2%)였다. 이어 30대가 16.8%를 차지했다. 

전체 1인가구의 절반 정도인 47.3%는 월세를 내며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연소득은 2116만원 수준. 한 달로 따지면 176만원이다. 월세 등 생활비를 지출하고 난 뒤 저축해봤자 ‘내집마련’의 꿈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자동차나 취미생활 등 집보다 저렴한 재화나 서비스를 향한 젊은 세대의 지출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티끌 모아 티끌’로 집을 살 순 없지만 당장의 행복을 살 수는 있으니까 말이다.

사진=안세진 기자

노인들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전체 1인 가구(614만8000가구) 중 60대(93만3000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다. 이어 ▲70대 11.3%(69만6000가구) ▲80대 7.1%(43만5000가구) 등의 순이다. 1인가구 10가구 중 3가구는 60세 이상인 셈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2030세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의 고독사도 급증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2020년 6월 기준 65세 이상 고독사는 ▲2016년 735명(40.4%) ▲2017년 835명(41.6%) ▲2018년 1067명(43.6%) ▲2019년 1145명(45.1%) ▲2020년 6월 기준 388명(42%)이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 따르면 현재의 주택문제는 대한민국 주택시장이 전월세 및 매매, 민간임대, 공공임대 3가지만으로 나뉘기 때문에 발생한다. 강세진 연구원은 “매매와 민간임대는 주택을 매개로 영리를 취하는 시장이어서 구조적으로 서민의 주거권이 보호받기 어렵다”며 또 “서민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공공임대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부족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공임대주택 물량은 늘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정부의 주거정책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짜여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생애최초 특별공급 주택 범위를 넓혀 조건을 완화했고 올해부터 소득요건을 더 완화하는 등의 정책을 폈다. 신혼부부만을 위한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 물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인가구는 주거 사각지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서울 성북구 안안동에 위치한 안안생활 사회주택 모습. 사진=아이부키

사회주택, 주거복지 대안 될 수 있을까

이같은 상황에서 사회주택이 1인가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지자체 중 처음으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사회주택을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경제주체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라고 규정했다. 사회적경제주체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수행하는 민간 경제활동을 말한다. 예컨대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다.

통상 사회주택의 강점으로는 임대료가 시세의 80% 이하라는 점과 최장 10년 동안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회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커뮤니티’다. 앞서 말했듯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외로움’은 이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사회주택은 이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1인 가구의 공동체 생활에 주목했다. 사회주택 사업자들은 입주자 특성에 맞는 다양한 공동체 생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운영 중에 있다. 

안암생활 사회주택 내 공유주방 모습. 사진=아이부키

예컨대 사회주택 사업자 아이부키가 만든 ‘보린주택’에서는 노인들이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안부를 살피는 등 사회주택이 독거노인과 관련한 문제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올해 10월 준공 예정인 ‘다다름주택’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들은 단순히 한 공간에 같이 사는 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교류가 가능하다.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는 “월급을 모아서 집이 아닌 오토바이를 사거나 결혼엔 관심이 없고 고양이에게 한 달에 100만원씩 쓰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며 “기성세대는 이들을 보고 개탄할 수 있겠지만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 맞는 주택을 제공해야 한다. 모두가 똑같이 돈을 벌어서 아파트 사기 경쟁을 하면 그 사회 경쟁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싶다”며 “다양한 사람들의 니즈가 재화나 서비스에 반영될 때 그 사회의 경쟁력은 더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정용찬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도 “사회에는 다양한 수요자들이 있다. 한국 특수한 주거문화인 아파트라는 주거형태가 대규모 공급을 통한 성과달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겠지만, 다양한 수요를 아우를 수는 없다”며 “그러한 점에서 소규모인 사회주택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주거형태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잘 살게 할지와 같은 서비스에 맞춰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박효상 기자

수익 많지 않은데, 지속가능할까 

앞으로는 사회주택의 지속가능성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사회주택 사업자들이 가진 가장 큰 숙제는 사업지속성을 위한 최소 수익을 어떻게 만들어낼 지였다. 아무리 비영리단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사업 운영비는 충당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말 ‘안암생활’ 주택이 하나의 선례를 제시하면서 긍정의 길이 열렸다. 이는 사회적기업이 이용하지 않는 비주거용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하거나 자비를 들여 새로 주택을 지으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해당 주택을 이들로부터 매입한 뒤 운영은 다시 기업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실제 정부는 앞서 다세대·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공공임대 물량을 충당해왔다. 더 이상 도심 접근성이 좋은 곳에 개발할 대규모 택지가 없는 상황을 감안한 대안이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에서도 2022년까지 서울에 공급하는 3만5300호 중 2만6000호가 매입임대다. 이를 다른 말로 하자면, 그만큼 사회주택이 도심 곳곳에 자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광서 대표는 “안암생활 등으로 안정적으로 사회주택을 운영할 수 있다는 하나의 모델이 확인됐다. 바라는 점은 더 다양한 사회주택이 만들어져 이들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면 한다”며 “이같은 교류가 커뮤니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세대단위가 커도 내부적으로 커뮤니티가 없거나 상대를 배척하는 식으로 작용한다면 오래 지속성이 떨어진다”며 “앞으로 주택과 주택, 그리고 주택과 지역사회 간에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중요해질 것이고 사회주택이 해당 지역의 ‘앵커’로써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