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온] 영화로 풀어보는 심리…우울·양극성장애

김성일 / 기사승인 : 2021-02-05 11: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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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기자 / 만만치 않은 세상, 우리 몸과 마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소들을 파헤쳐 보는 시간, 마인드온입니다. 오늘도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 대표님이시죠. ‘영화 속 심리학’의 저자이기도 하신 박소진 선생님 자리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소진 대표 / 안녕하세요. 박소진입니다. 

김성일 기자 / 오늘도 영화 속 인물을 통해 심리학 이야기 풀어볼 텐데요. 자, 이번에 다룰 주제 어떤 건가요?

박소진 대표 / 네, 오늘은 우울. 양극성 장애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김성일 기자 / 요즘 같은 시기를 코로나 블루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증, 불안감 등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평소 심리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많은 내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우울증을 앓고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어떤가요? 

박소진 대표 /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김성일 기자 / 최근에는 특히 더욱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느끼고 계신가요? 

박소진 대표 / 코로나로 인해 방문하시는 수는 줄었죠. 그렇지만 주변에 우울을 호소하시는 분들은 많은 것 같습니다. 

김성일 기자 / 네,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방문하는 상담자는 줄었겠군요. 하지만 잠재적 수요는 분명 늘었을 것 같은데요. 우울은 흔히 ‘정서적 감기’에 비유되곤 합니다. 그만큼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한데요. 흔하게 오고 가는 감정이라서 어쩌면 더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표님, 첫 방송 때 정신질환에 대한 진단 체계 ‘DSM’에 대해서 알려주셨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진단 체계죠. 우울, 양극성 장애의 경우 어떻게 분류가 되나요? 

박소진 대표 / 과거에는 우울 장애와 양극성 장애가 기분 장애에 포함됐는데, 최근에는 우울과 양극성 장애가 따로 분리 됐어요. 지난주에 조현병 관련 장애를 살펴봤는데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양극성 장애가 우울 장애보다는 조현병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두 장애가 각각 독립된 장애로 분류됐습니다. 우울 장애의 경우 다시 주요 우울 장애, 지속성 우울 장애(기분저하증), 파괴적 기분조절 부전 장애, 월경 전 불쾌감 장애 등으로 나뉘고요. 

김성일 기자 / 같은 우울 장애를 앓고 있더라도 그 정도와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진단명으로 분류가 되는 건데요. 영화 속 캐릭터를 탐구해보면서 얘기 이어나가도록 하죠. 우울 장애와 관련된 첫 번째 영화, 어떤 건가요?

박소진 대표 / 영화 <멜랑콜리아>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하고 영화 배우 커스틴 던스트가 주연한 영화인데요. 우울증을 굉장히 시각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내용 들여다볼까요?

박소진 대표 / 영화는 두 자매의 시점으로 1부와 2부로 나뉩니다. 1부는 주인공 저스틴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녀는 잘 나가는 광고 회사 직원이면서 동시에 멋진 남편과의 결혼식 피로연을 앞둔 신부이기도 합니다. 결혼식 피로연이 다양한 이유로 삐거덕거리긴 하지만, 그녀는 시종일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어요.

근데 그녀가 피로연 도중 몰래 샤워를 한다든가, 골프장 한복판에서 소변을 보는 등 어느 순간부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요. 결혼식 피로연에 대한 스트레스와 개인적 우울증이 합쳐지면서 표출되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와 우울은 점점 더 심해지고 그녀의 발목을 잡아요. 결국 남편 마이클은 떠나게 됩니다.

김성일 기자 / 일단 제목부터 영화의 주제를 보여줍니다. ‘멜랑콜리아’, 우울하다는 의미죠? 

박소진 대표 / 네, ‘멜랑콜리아’는 라틴어로 우울, 침울 등의 뜻을 갖는데요.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의미로 쓰이고 있죠. 

김성일 기자 / 우울 장애의 대표적 증상들 짚어볼게요.

박소진 대표 /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기분 장애이지만, 다양한 심리적 문제가 동반되는데요. 우울증 상태에서는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비롯해 좌절감, 죄책감, 고독감, 무가치감, 허무감, 절망감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정서 상태가 지속됩니다.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 강해지면 자주 눈물을 보이며 울기도 하죠.

김성일 기자 / 영화 <멜랑콜리아> 속 인물의 행동들에서도 이런 증상들이 나오죠? 

박소진 대표 / 저스틴은 자신이 가장 행복해야 하는 결혼식에서 자주 피로감을 느끼고 우울함을 보이곤 하는데요. 예식을 준비한 언니 클레어에게 자신의 다리가 실타래에 휘감긴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들고, 또 이를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말에 공감을 해주지 않죠. 저스틴은 점점 우울증이 심해져 스스로를 돌보기 힘들어지고, 언니 클레어집으로 가게 되는데요. 클레어는 저스틴을 지극 정성으로 돌봅니다. 클레어는 저스틴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 주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저스틴은 좋아하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먹자마자 담뱃재를 먹는 것 같다며 식탁에서 울어버리고 말아요. 이처럼 저스틴은 우울한 기분이 점점 심해져 자주 울음을 터트리고 좌절, 무가치함 등의 심리적 문제를 겪게 됩니다. 

김성일 기자 / 무기력하고, 무가치함을 넘어서 감정의 폭발이나 분노 같은 아주 불안정한 상태를 가지기도 한다면서요?

박소진 대표 / 네, 저스틴은 종종 일탈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다른 남자와 스킨십을 하거나 골프장으로 나가 소변을 보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며 예식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하죠. 또 자신이 가장 아끼던 말이 말을 안 듣자 말을 때리기 시작하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종종 일탈행동을 보입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1부에서는 내내 이런 우울 증상이 표출되는 인물의 모습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여 지는데요. 2부 내용도 챙겨보죠. 

박소진 대표 / 2부는 저스틴의 언니 클레어에게 초점을 맞춰요. 저스틴은 파혼 후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심각한 불안 상태에 놓이고, 언니 클레어는 그런 동생을 돌보며 함께 지내죠. 그러던 어느 날 ‘멜랑콜리아’라는 행성이 지구로 다가오면서 클레어는 패닉 상태에 빠집니다. 저스틴의 우울과 난해한 행동에도 누구보다 침착했던 그녀였지만, 다가오는 지구의 종말 앞에서 절망의 길을 걷습니다.

김성일 기자 / 그러니까 영화에는 두 가지 형태의 우울이 나오는 거네요. 1부에서는 무기력을 넘어 자기 파괴적 행동이 나온다면, 2부에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고 있는 거네요.

박소진 대표 / 네, 저스틴에게서는 좀 다르게 나타나기는 하는데요. 우울보다는 불안에 가깝습니다. 원래 우울과 불안이라는 것이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연결돼 있거든요.  

김성일 기자 / 증상이 여러 개가 나타나듯, 우울증의 원인 역시 한 가지만은 아니겠죠? 

박소진 대표 / 정신 분석에서는 우울을 ‘자신을 향한 분노’로 보는데요.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했을 때 슬픔과 함께 분노 같은 것을 느끼는데 억압된 분노가 자신을 향하게 됩니다. 인지 이론에서는 우울이 왜곡되고 역기능 사고와 같은 인지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이런 사고를 변화시키는데 중점을 둡니다. 극심한 우울이나 자살 시도가 있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겠죠. 영화 속 주인공의 경우 그 부모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는데요. 냉담한 엄마와 무책임한 아빠 사이에서 주인공은 혼란과 갈등을 느끼게 되고요. 그 누구보다 인정을 받고 싶었던 엄마에게 끝까지 축복을 받지 못하자 매우 힘들어하죠. 슬픈 감정과 함께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은 엄마에 대한 원망, 한편으로는 이를 방치하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얽힌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멜랑콜리아>에서는 지구 종말로 인해 죽음을 목전에 앞둔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진다고 하는데, 클레어와 저스틴의 모습은 각기 어떻게 달랐나요? 

박소진 대표 / 사는 것에 의미가 없고 그저 사는 것이 고통이었던 저스틴은 다가올 죽음을 두고 놀라울 만큼 평정심을 갖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요. 그러나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던 클레어가 준비하지 못한 죽음을 코앞에 둔 모습은 그렇지 못하죠.

김성일 기자 / 영화를 보시면서 다소 당황해하신 분들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우울증을 다루다가 갑자기 재난, 지구 종말의 이야기로 넘어가니까요.

박소진 대표 / 지구와 충돌하는 행성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행성의 이름이 이 영화의 제목이자 주제인 ‘멜랑콜리아’, 즉 우울증입니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우울이라는 개인의 감정을 재앙이라고 표현한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 개개인이 하나의 행성과도 같은 존재일 수 있고, 한 인간에게 우울증은 큰 재난과 맞먹을 정도의 상태이며 또 그 상태가 주변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일 기자 / 급박한 순간을 맞으면, 그 앞에서는 우울한 사람도 긍정적인 사람도 삶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될 텐데요. 영화도 그런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만큼 영화 속 주인공의 심리를 세밀하게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가 있어요.  

박소진 대표 / 네, 감독 라스 폰 트리에는 실제 불안 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무기력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도 떨어질뿐더러 충격에 대해서도 무감각하게 반응할 수 있어요. ‘학습된 무기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전기충격을 지속적으로 받은 개가 그 고통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은 이처럼 종말을 맞이하는 우울증 환자와 우울증이 없는 사람의 상반된 태도에 주목하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김성일 기자 / 우울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영화, <디 아워스>에 대해서도 살펴보죠. 다른 시대, 다른 세 여성의 하루를 보여준다고 하는데요. 영화 <디 아워스>에서는 좀 더 심각한 상태의 우울 장애가 나온다고 들었어요. 영화 속에서 표출되는 우울증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박소진 대표 / 영화 속 우울증은 삶에 대한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관점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되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들의 내면에서는 끊임없이 절망과 고통이 잠재해 있고 이런 고통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마음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해요. 버지니아 울프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딜러웨이 부인’을 읽은 로라도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 자살은 미수에 그치지만 어린 아들을 두고 집을 나와 버리죠. 그리고 그 아들은 자라서 유명한 작가가 되지만 결국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김성일 기자 / <디 아워스>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자들은 모두 죽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행복한 환경과는 상반되게 무력감과 슬픔을 느끼는데요. 실제로 심각한 우울증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이런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될 수 있는 건가요? 

박소진 대표 / 네, 그렇습니다.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어요. 이런 경우 자살 동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는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참 외롭고 힘들고 막막한 상황에 몰려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의 결말과는 별개로 영화 속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었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삶 역시 비극적으로 막을 내렸죠? 

박소진 대표 / 네, 40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우울증은 누구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치료 방법을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소진 대표 / 누구나 우울감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 장애를 의심해 봐야하고요. 우울 장애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인지 치료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설명 드릴게요. 인지 치료에서는 우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왜곡되고 역기능적 생각을 자주 한다고 보는데요. 예를 들어 나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한다든지, 노력해봐야 달라질 것이 없다고 본다든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늘상 해오던 부정적 생각이 지배를 하기 때문에 쉽게 좌절할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이 곧 우울한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인지적 왜곡을 합리적 생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죠. 

김성일 기자 / 우울 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는 아닐지라도 마음 속 이런 우울감을 품고 살아가는 분들이 참 많이 계실 텐데요. 이분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시면 좋겠어요. 

박소진 대표 / 우울한 분들에게 그저 힘내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한데요. 억지로 노력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네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김성일 기자 / 네, 다음 영화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번 영화는 우울 장애에 포함돼 있는 ‘양극성 장애’에 관련된 영화라고요?

박소진 대표 / 네, 바로 <미스터 존스>라는 영화인데요. 영화 내용을 보면 양극성 장애라는 것이 어떤 질환인지 알 수 있어요. 조울증이라고 하면 더 익숙한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고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는 조증과 끝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혀 우울감을 떨치지 못하는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반드시 우울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기분의 최고치와 최저치를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감정의 롤러코스터’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김성일 기자 / 이 양극성 장애가 지난 주 소개하기도 했던 정신분열증과, 오늘 얘기 나눈 우울 장애의 다리 역할을 하는 질환이라고요? 

박소진 대표 / 네, 과거에는 양극성 장애가 우울 장애와 같이 기분 장애로 분류됐는데요. 우울 장애보다는 조현병과 양상이 비슷한 점이 많아서 따로 분류됐어요. 양극성 장애가 극심할 경우에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조현병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종합검사 등을 통해 가려내야해요. 겉보기에는 비슷하게 보여도 검사를 해보면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조현병의 경우 정서가 잘 드러나지 않아요. 만성이 되면서 정서적 표현이 줄어드는데, 양극성 장애의 경우는 정서적 부분이 잘 드러납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미스터 존스>의 인물 또한 그렇죠? 어떤 행동들을 통해 이런 양극성 장애 증상을 파악할 수 있을까요. 

박소진 대표 / 미스터 존스의 첫 장면에서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흥얼거리는 존스라는 한 사나이가 등장합니다.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지나가는 여자들을 볼 때마다 윙크를 하는데요. 그런 존스를 보는 사람들도 같이 웃어줍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공사장에서 일을 하면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데요. 높은 곳에 올라가 하늘을 날겠다고 하다가 동료에 의해 구출돼 병원에 실려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 양극성 장애 환자들의 기본 정서는 우울인 거죠?

박소진 대표 / 우울이 동반되지 않을 수 있지만, 조증 상태였다가 며칠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우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요. 조증 상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 사람들이 실제로는 자존감이 낮고 우울하며 무기력한 경우가 많습니다.  

김성일 대표 / 조울증은 보통 얼마나 지속될 수 있나요?

박소진 대표 / 이런 조증 기간은 대개 일주일 이상 지속되지는 않지만, 더러 2~3주간 지속되기도 해요. 그러다가 경조증이나 우울 장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김성일 기자 / 영화 속 주인공의 경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양극성 장애를 앓게 된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극단적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기 치료가 중요할 것 같아요.

박소진 대표 / 양극성 장애는 우울 장애보다 만성적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될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죠. 조증기에는 약물 치료가, 우울기에는 환자들의 왜곡된 사고를 변화시키기 위한 심리 치료가 권장됩니다. 

김성일 기자 / 조울증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질병임을 반드시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조울증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의 도움과 조언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박소진 대표 / 양극성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은 조증기 때 위험한 행동을 해서 강제 입원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이때는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죠.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과대한 자신감에 빠져 있거든요. 망상이나 환청 같은 것을 경험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시기가 지나면 정말 거짓말처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죠. 정말 안쓰러운데요. 풍선이 바람을 채워 빵빵해졌다가 팍하고 터진 것처럼 무기력하고 의기소침한 사람이 됩니다. 영화 <미스터 존스>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오거든요. 이때 이들에게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성일 기자 / 네, 오늘은 우울 장애, 그리고 양극성 장애를 알아봤습니다. 대표님 오늘도 말씀 감사드려요. 영화와 더불어 심리학이라는 렌즈로 마음을 살펴보았던 시간, 마인드 온.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