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페이' 서비스...마이데이터 이어 후불결제까지

네이버·카카오페이, 오는 18일 금융위 혁신소위서 후불결제 심사 예정
마이데이터 사업과 인증서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격돌

기사승인 2021-02-17 05: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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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페이' 서비스...마이데이터 이어 후불결제까지
네이버 페이와 카카오 페이. /제공=각사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금융사야, 플랫폼이야?"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에 이어 후불결제 사업까지 넘본다. 민간인증서 사업도 그 보폭을 넓히는 등 기존 사업을 넘어 핀테크 분야에서 다양한 미래 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제6차 디지털금융 협의회'를 열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핀테크기업에 소액후불결제 서비스를 실시할 것을 의결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서도 신용카드처럼 30만원까지 후불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이 골자다. 오는 18일 혁신금융심사위에서 이 같은 내용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당초 페이 서비스로는 선불 충전을 하거나 카드를 등록해서만 결제가 가능했지만, 향후에는 30만원 한도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잔고가 없이도 결제되는 방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사용하는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 금융취약계층도 플랫폼의 비금융데이터를 바탕으로 후불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위는 후불결제 금액을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수준인 30만원까지 허용한다.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아 시행할 수 없었던 이번 서비스를 금융규제 샌드박스 심사를 통해 허용하고 앞으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간편 후불결제를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산업과 오픈뱅킹 사업을 연계해 자금이체 등을 편리하게 누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은행권만 사용 가능한 어카운트인포 서비스도 플랫폼에서 금융을 접하는 핀테크 고객에게 오픈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이나 카드사에만 적용됐던 혜택들이 앞으로 점차 네이버 및 카카오 플랫폼에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도 네이버·카카오페이가 눈독 들이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각 금융회사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네이버페이는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받은 이후 본허가도 받아 서비스를 바로 개시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특히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쇼핑서비스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합쳐져 정교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페이는 아쉽게도 본인신용관리업(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에서 보류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신청했지만, 카카오페이 지분 43.9%을 가진 2대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를 소유한 앤트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됐다. 앤트그룹의 형사 처벌·제재 여부에 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을 실시하던 카카오페이는 사업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카카오페이는 심사 보류가 그동안의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와는 별개이며, 요건을 갖추어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이번 4분기 실적발표 후 카카오 컨퍼런스콜에서 "과정상 문제일 뿐 카카오페이 자체적으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에 결격사유는 없다"라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 여부가 외부 문제라면 요건을 갖춰 조만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증서 시장에서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지난 12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카카오페이의 카카오인증서는 신분증과 자격증 등을 카카오톡 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인증서 서비스 자체로는 큰 실익이 없지만, 인증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자사의 금융 서비스를 소개해 시너지를 내기에 용이하고 정부 사업 등에 참여할 때도 기회가 늘어나는 이점이 있다. 

이 분야에서 카카오는 정부24와 홈택스 등 정부의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며 주요 인증사로 채택됐다. 이처럼 증서와 신분증, 자격증 등을 카카오톡에 보관 및 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 이용자는 이번달 기준 700만명에 달한다. 국가기술자격증과 신분증 메뉴에서 발급을 누른 뒤 약관 동의를 거치면 자신이 보유한 자격증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달리 공공분야 시범사업자 선정에 있어 고배를 마셨지만, 시선을 돌려 민간인증을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증서 제휴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전동킥보드 1위 서비스 킥고잉, 전국 대학의 학적증명서를 발급하는 온라인 증명발급 서비스 기업 아이엔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인증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네이버 인증서 발급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펼쳐 빠르게 고객층을 넓혔다. 인증서 발급건수만 해도 1월초 300만명에서 한달 새 100만명이나 늘어난 400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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