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프리미어리그’ 도입에 시장 반응 ‘미지근’

소수 업체들만 혜택…시중은행도 ‘떨떠름’
금융위 “본연 역할인 서민금융 공급에 집중토록 지원”

기사승인 2021-02-20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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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프리미어리그’ 도입에 시장 반응 ‘미지근’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금융당국이 대부업체들을 선정해서 은행권 대출을 받게 해준다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제도 대상에 해당하는 대부업계의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전체 대부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는건 사실상 리그 내에 들어가는 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가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대부업권 지원을 위해 우수 대부업체를 선정해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부업 프리미엄 리그는 자산 100억원 이상인 대형 대부업체 가운데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적이 없는 회사에 대해 하반기부터 자금 조달, 영업 규제 및 제재 완화 등 다각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혜택으로는 가장 먼저 ‘은행권 자금 차입’이 꼽히고 있다. 현재 대부업체들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는 금리가 높은 캐피털회사와 저축은행으로,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끌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신용대출(자금공급)에 적극적인 대부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해 법정 최고금리의 도입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를 두고 대부업권에서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혜택을 보는 업체들을 소수일뿐더러, 시중은행들이 얼마나 동참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도입에 시장 반응 ‘미지근’

대부금융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에 등록된 대부금융 1400개사 중 50여곳 정도만이 대부업 프리미어리그에 포함될 것이란 것이 전반적인 업계의 시선”이라며 “나머지 1300여개의 대부사들 뿐 아니라 지방 등록 대부금융사들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제도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대부금융사들을 대출제한업종으로 지정한 시중은행들이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착한 대부금융’사들에게 자금을 공급해줄지도 의문”이라며 “대부금융 공급이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최고금리 인하 시행안을 앞두고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중은행들도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를 두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발표된 방안만을 봐서는 참여할 유인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생각대로라면 약 100여개 정도의 대부금융사들이 이번 제도 내에서 포함이 되는 것인데, 시장 규모로 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이미지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자발적으로 작은 시장만을 보고 선뜻 대출을 내줄지는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금융사로서는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장 반응에 대해 금융당국은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부금융의 이미지 개선과 함께 추가적인 논의가 함께 진행되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가계금융과는 “대부업체들의 본연 역할인 서민금융 공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라며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들에게 혜택을 주면서 다른 대부업체들도 따라올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부금융에 대한 시선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금융당국이 인정하는 좋은 업체들이 나오면 은행업권의 시선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