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저버린 백승호, 키는 수원이 쥐고 있다

문대찬 / 기사승인 : 2021-02-23 0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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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대한축구협회 제공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K리그 복귀를 추진했던 백승호의 거취가 미궁 속에 빠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에서 활약했던 백승호는 최근 주전경쟁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자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이에 전북 현대 구단이 손을 내밀었고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수원 삼성이 백승호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계약이 순식간에 어그러졌다. 

때는 2010년으로 거슬러간다. 

백승호는 당시 수원 구단이 지원하는 유스팀인 매탄중에 입학한 뒤 FC바르셀로나 유스팀으로 유학을 떠났다. 수원은 백승호의 발전을 돕는 차원에서 매년 1억원씩 총 3억원을 지원하고, 유학 기간이 끝나면 매탄고로 진학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백승호가 2011년 7월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했지만, 수원은 남은 2년간 지원을 계속했다. 또 2013년 3월에는 K리그로 돌아오면 무조건 수원에 입단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2차 합의서를 작성했다. 위반할 경우, 지원비 반환과 손해 배상을 청구한다는 조항도 명시했다.

다만 이에 대한 양측의 해석은 엇갈린다. 

백승호 측은 당초 약속했던 2억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원의 권리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원은 애초에 2차 합의서에 금전적 지원과 구체적 액수와 관련된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고, 수원이 백승호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던 적이 없다는 반박이다. 백승호가 국내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들은 수원은 백승호 측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전북 현대 입단이 임박하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은 모기업인 제일기획 법무팀을 통해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일단 상황은 백승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백승호와 수원의 속사정을 파악한 전북은 영입전에서 빠르게 발을 뺐다. 전북 측은 “K리그 근간을 흔들 이유가 없다”며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론의 시선도 좋지 못하다. 과거 백승호와 유사한 사례들이 K리그에 많았고,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 관계를 종합해 볼 때 백승호가 수원과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럽 이적 시장이 종료된 상황에서 다름슈타트를 제외하면 백승호가 갈 곳은 마땅치 않다. 선택지는 K리그로 좁혀지는데, 이제 그 키는 수원이 쥐고 있다. 

수원은 백승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전북과의 계약이 사실상 불발된 백승호로선 수원의 화를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현 상황에서 수원행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높은 이적료와 연봉을 수원이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정성 있는 사과 뒤, 수원과의 합의가 있어야만 전북과의 협상도 재진행할 수 있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