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네오위즈 고성진 실장 "글로벌 최고 인디게임 퍼블리셔가 목표"

강한결 / 기사승인 : 2021-03-03 06: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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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진 네오위즈 S2 사업실장. 사진=강한결 기자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네오위즈가 연초부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존의 강점인 웹보드 게임뿐만 아니라 PC·콘솔 등 인디게임 카테고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방구석 인디게임쇼 2020(비익스2020)' 등 인디게임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온 네오위즈는 유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오위즈가 인디게임 명가로 거듭나게 된 중심에는 고성진 S2사업실장이 있다. 넥슨에서 '하이퍼유니버스', 그리고 네오위즈에서는 '블레스' 사업본부장을 맡았던 고 실장은 현재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23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네오위즈 사옥서 고 실장을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네오위즈에서 S2 사업실장을 맡은 고성진입니다.”

Q. S2 사업실이라는 명칭을 들었을 때 바로 감이 잡히지는 않는데요. 조금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S2 사업실에서는 크게 3가지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PC 사업 부문의 경우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등의 스팀 인디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는 지난해 네오위즈에서 투자한 슈퍼플렉스와 퀘스트게임즈의 '데스나이트 키우기', '드루와 던전' 등의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준비중인 '블레스 언리쉬드' PC버전의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S2 사업실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장님의 업무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S2 사업실의 규모가 생각보다 빠르게 확장됐고, 그만큼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조직을 새로 구성하고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것에 가장 집중했습니다. 이후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뒤로는 신규 게임 발굴을 하되 성과관리 부분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퀘스트 게임즈와 슈퍼플렉스 개발 스튜디오에 투자하다 보니 공동대표를 맞게 됐습니다. 사실 대표라고 직함은 표기됐지만, 개발자분들을 보좌하는 역할이죠."

Q. 네오위즈가 인디게임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인디게임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정해놓은 것은 아니었어요. 재작년 6월쯤 네 명의 멤버가 주축이 돼서 TF팀을 만들어요. 사실 TF팀 목표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해보자'는 것이었는데요. 거창한 수준도 아니었어요. 다만 오랫동안 인고의 시간을 가지다 보니 스팀 패키지 퍼블리싱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죠. 이러던 와중 정말 운 좋게 스컬을 만났어요. 그러다 보니 업무가 재밌어지더라고요. 이게 기존의 게임사에서 진행하던 부분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스컬'의 성공으로 인디게임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사실 국내에는 인디게임을 중점적으로 퍼블리싱하는 게임사는 없다고 봐야 하는데, 이러한 점을 네오위즈만의 강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해외에서는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셔가 제법 많은 편이에요."

▲고성진 네오위즈 S2 사업실장. 사진=강한결 기자 

Q. 네오위즈가 꾸준히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을 가진 것이 결국 스컬을 만나게 된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네오위즈는 스컬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퍼블리싱을 결정하게 됐나요?

"일단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어요. 우선 저를 포함한 TF팀 멤버들이 데모 버전의 스컬을 플레이 해 봤는데 대체로 재밌다는 평이 많았어요. 그리고 스컬의 경우 로그라이트 장르의 게임이다 보니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 모든 콘텐츠를 체험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데모 버전을 50번 정도 진행한 것 같에요. 

개발사인 사우스포게임즈와 연락했을 때 스컬은 '텀블벅'에서 후원을 받고 제작 중이었죠. '이제 한번 만나 뵙고 싶다'고 하고 개발자분들을 만나러 간 날 텀블벅 후원 금액이 높아졌는데, 게이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단 것으로 또 한 번 느꼈죠. 그리고 아시다시피 사우스포가 전라도 광주에 있잖아요? 정말 말그대로 삼고초려해서 퍼블리싱 허락을 받았어요. 광주에서 한번, 부산에서도 한번 뵙고 간곡히 부탁드렸죠."

Q. 그렇다면 실장님은 스컬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제가 우리나라 인디게임 시장 전체를 놓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스컬은 국내 출시 인디게임 중에서는 손꼽히는 흥행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우스포 개발진과 대표님과 이야기하면서 스컬이 정말로 잘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스컬의 성공 원인은 어떤 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스컬의 장르는 로그라이트 플랫포머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인디게임 시장에도 수요가 많은 장르라는 강점과 동시에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많다는 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요. 다만 머리를 바꾸며 호쾌한 스타일의 전투가 가능하다는 콘셉트가 신선함을 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도트 아트가 정말 예뻤고요. 아,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의 빠르고 화려한 전투도 인기에 한몫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사실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운영의 미숙함이 생기면 소리소문없이 게임이 묻히는 경우도 여러 차례 봤는데요. 네오위즈는 스컬의 성공을 위해 어떤 전략을 고려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한 일은 크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스컬이 유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사우스포 개발진들의 능력이죠. 다만 저희는 스컬을 퍼블리싱하면서 중소개발사가 할 수 없고, 대형게임사는 가능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썼어요. 사우스포와 계약할 때 저희는 두 가지 약속한 게 있는데요. 첫 번째, 게임 개발에 대해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 두 번째, 개발 이외의 업무는 우리가 모두 도맡아 하겠다는 것인데요. 함께 해온 1년 6개월, 지금도 마찬가지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처음에는 네오위즈에서도 인디게임 관련 사업을 많이 진행한 것이 아니기에 미숙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죠. 하지만 하나씩 시도하다 보니 어느새 관련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도 높아졌어요. 대표적인 예로는 회사 차원에서 진행한 '데드셀'과 스컬의 컬래버레이션을 들 수 있겠네요. 이 부분이 서구권에서는 굉장히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요약하자면, 저희는 퍼블리싱 관련 업무를 집중했죠. 그나마 네오위즈 개발자분들이 사우스포 측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조언한 정도가 있겠네요." 

Q. 컬래버레이션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부분 관련해서 앞으로도 '죄수'와 같이 다른 게임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네. 아직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얼리엑세스 단계부터 여타 게임사들에 제안을 많이 했는데요. 정식 런칭 이후에는 긍정적 반응이 더 많아졌어요. 실제로 어느 정도 진지하게 얘기가 오가는 곳도 있었어요."

Q. 데드셀의 '죄수'가 스컬 속 '죄수' 캐릭터로 등장한 것처럼 이 게임에는 각종 오마주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특히 스트리머 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많이 포함돼있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스컬에는 '타요'님, '소니쇼'님, '김나성'님 등 스트리머 분들의 관련된 요소가 많이 있는데요. 이분들은 텀블벅 고액 후원자들이세요. 당시 사우스포가 고액 후원자들에게 게임 제작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고 공약을 걸었고, 이러한 부분이 이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이제 스컬 뿐 아니라 네오위즈가 준비 중인 다른 인디게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앞으로 출시 예정인 게임들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우선 크게 3개의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알려진 '사망여각'의 경우  3월말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지연없이 순탄히 진행 중이고요. 그리고 사망여각은 스토리가 중요하기에 얼리엑세스가 아닌 정식 출시를 택했습니다. 

플랫폼으로는 스팀과 CDPR의 플랫폼 GOG에서 출시할 계획입니다. 2D 어드벤처 플랫포머장르의 사망여각은 한국의 전통 설화인 바리공주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어요. 단색 위주의 독특한 아트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흡이 긴 스토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개발 방향에서 전면적으로 수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개발팀 관점에서는 4~5년 정도 진척상황을 모두 들어내고 바꾼 거대 프로젝트였습니다. 현재 개발자들이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측에서는 바뀐 버전이 재밌다고 판단했는데, 유저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두 번째로 상반기 얼리억세스 출시 예정인 2D 플랫포머 로크라이트 '블레이드어썰드'가 있습니다. 사이버펑크 배경의 게임이고요. 스컬이 핵심 콘셉트가 머리를 바꿔 전투하는 것이라면, 이 게임은 팔에 장착된 무기가 달라짐에 따라 성장방향이 바뀐다는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스컬의 뒤를 이을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네오위즈 북미 오피스가 서비스 주체고 브라질 개발사에서 제작한 '댄디에이스'라는 게임도 있습니다. 이 게임은  2D쿼터뷰 액션 장르이면서 동시에 카드를 조합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전투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현재 저희 조직은 동아시아 지역의 홍보마케팅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3월 말에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그리고 상반기에는 콘솔 출시도 계획 중입니다." 

▲고성진 네오위즈 S2 사업실장. 사진=강한결 기자 

Q. 실장님께서 생각하는 한국 인디게임 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떤지 궁금합니다.

"사실 질문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인디게임에 대해 논하기는 식견도 부족하고요. 다만 일을 하다 보니 몇 가지 느낀 점은 있어요. 우선 공급 측면에 인디게임 개발사의 숫자가 적어요. 그렇기에 회사에서도 국내 개발사의 작품을 최우선 검토순위로 두는 편이에요. 하지만 절대적인 숫자가 적어 해외 인디개발사의 작품 퍼블리싱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아요. 사업 시작 전에는 인디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이 많지 않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스컬의 성공으로 이같은 부분이 해소됐어요. 즉 유저들도 좋은 인디게임이라면 언제나 플레이할 준비가 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Q. 앞으로 네오위즈가 인디게임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길 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도 앞으로도 규모와 관계없이 좋은 게임을 발굴하고 싶어요. 딱히 인디게임만을 고집하진 않지만, 잘 만든 인디게임이 마케팅과 홍보미숙으로 묻히는 일 없도록 돕고 싶어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국내 인디게임은 항상 최우선 검토대상이니 개발사에서도 많이 연락해주셨으면 합니다.

지난해 개최한 '방구석게임쇼'가 저희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볼 수 있겠네요. 사실 거창하게 기획된 것은 아니었어요. 지난해 2월~3월초 북미에서 열리는 게임쇼 '팍스 이스트'에 참가하기로 계획을 짰어요. 그래서 비용도 들여 부스를 제작했는데, 출국 이틀 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출장이 취소됐어요. 해외 게임쇼에 출품해서 우리의 게임을 알려야겠다는 계획이었는데 당시에는 굉장히 막막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다른 인디 개발사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방구석게임쇼를 열게 된 것이죠. 다음 방구석게임쇼 개최는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정해지지 않았다만, 개최에 대한 계획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구체적으로 올해의 계획 혹은 향후 몇 년간의 목표와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S2 조직 안에 인디팀이 있어요. 그 팀과 목표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최종정리된 목표는 '2025년까지 글로벌 탑 플레이어가 되자'는 것입니다. 국내에는 인디게임 퍼블리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게임사가 없기에 국내 탑은 사실 의미가 없다고 봐요. 글로벌시장에 있는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싱 회사를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이들보다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사실 오늘 인터뷰가 PC 패키지에 집중된 얘기를 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저희는 모바일 인디게임도 꾸준히 발굴 중이고, 개발사와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디개발사 측에서 먼저 연락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편하게 연락하시면 됩니다. 협업 파트너로 선정됐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추가로 만들었어요. 1년간 임대료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장비도 모두 구비해놨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저희 자랑 하나 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지난해 네오위즈에서 '스팀 퍼블리셔 셀'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쉽게 말해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게임을 모은 스팀 배너를 만든 것이죠. 출시 전 게임의 경우에는 위시리스트 수치도 늘었어요. 수치로 따져보니 개발사에도 많은 도움이 됐죠. 올해 3월에 다시 한번 진행할 계획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Q. 분명 실장님께서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많은 인디게임을 하셨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팀장님께서 재밌게 플레이한 인디게임 3개를 뽑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데스, 데드셀, 스컬을 뽑겠습니다. 하데스 같은 경우에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갓겜'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듯합니다. 데드셀의 경우는 스컬 서비스 준비 전부터 정말 많이 한 게임이고요.

그래도 역시 최고는 스컬이 아닐까요. 하하하 일단 현재 스팀에서 서비스 중이고, 상반기에는 콘솔 플랫폼(플레이스테이션4·엑스박스·닌텐도 스위치)에서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스위치의 경우 게임과 콘솔의 정체성이 잘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도 각국의 언어로 된 문의 메일을 통해 스위치 출시를 바라는 유저들의 요청을 받기도 했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사실 매체 인터뷰가 정말 오랜만이에요. 네오위즈에 와서는 처음이고, 마지막 인터뷰가 7년 전 넥슨 소속이었던 2015년이네요. 이전에는 인터뷰 자체가 어려워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물론 지금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이번에는 제가 먼저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네오위즈의 인디게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좋겠네요. 또한 거듭 강조했던 것처럼 인디 개발자 분들도 어려워 말고 언제든 연락해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