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도 “1시간 배달” 외쳐…유통가 ‘근거리 배송’ 불 붙었다

기사승인 2021-03-09 0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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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도 “1시간 배달” 외쳐…유통가 ‘근거리 배송’ 불 붙었다
서울의 한 물류센터 /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배송 전쟁의 양샹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커머스들이 새벽·당일 배송으로 영향력을 높여가면서, 이젠 오프라인 유통업체마저도 배달 대행 업체들과 함께 배송에 나서고 있다. ‘1시간 배송’을 넘어 ‘30분 배송’이라는 말도 생겼다.

배송 전쟁의 불씨를 놓은 곳은 쿠팡이다. 미국 증지 상장까지 코앞에 두며 유통 업계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사태에 유통산업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기울면서 쿠팡의 존재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외신들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최대 500억 달러(약 55조4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유통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최근 홈플러스는 슈퍼마켓 브랜드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1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별 물류 거점을 활용해 배송 경쟁력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253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직영점 인근(반경 2∼2.5km 내) 고객이 홈플러스 모바일앱이나 온라인 사이트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배송' 코너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매장 피커(picker)가 상품을 찾아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0시로, 배송은 배달대행업체가 한다. 구매 가능 상품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3000여개다. 

롯데온은 이륜차 활용에 나섰다. 물류센터를 여러 곳에 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륜차를 활용해 배송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온은 지난 1월 말부터 물류 스타트업 피엘지와 ‘릴레이 배송’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배송 시스템을 진행 중이다. 기존 배달기사는 지역 거점(CP)까지만 담당하고 이후는 ‘플렉서’가 인계한 물품을 자신의 오토바이·자전거·차량으로 주문자 집 앞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슈퍼마켓도 “1시간 배달” 외쳐…유통가 ‘근거리 배송’ 불 붙었다
슈퍼마켓 1시간 배송을 시작한 홈플러스 / 사진=홈플러스
플렉서는 오토바이나 도보 등의 방법으로 물건을 전달한다. 현재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 진행 중이다. 롯데온 측은 “‘바로 배송’으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전쟁은 홈쇼핑 업계까지 삼키고 있다.  GS홈쇼핑은 최근 ‘빠른 배송’을 위해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18.4% 인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6만6000여명의 배송기사와 전국에 450여개의 물류거점을 보유 중인 물류 스타트업이다. GS홈쇼핑은 이번 투자를 통해 다회차 당일배송, 즉시배송 등이 가능해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부터 수도권 전역에서 상품 주문 후 8시간 내 배송해주는 '와써'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홈쇼핑 물류센터에 입고된 TV 방송 상품을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오후에 주문하면 저녁에,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에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홈쇼핑은 이를 위해 물류 기업 ‘로지스밸리’와 손을 잡았다.

쿠팡이 촉발한 '배송전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IT기업인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유통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상장에 네이버까지 뛰어든다고 하니 업계 모두가 빠른 배송에 나서며 싸움에 휘말려든 양상”이라며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들은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ist107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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