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 “보통의 청춘 위한 당당한 청년금융 만들겠다”

연 5.5% 금리 대출 500여명 공급…“청년들, 검증받지 않았을 뿐 위험하지 않아”

기사승인 2021-03-23 05: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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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 “보통의 청춘 위한 당당한 청년금융 만들겠다”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는 대안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청년 씬파일러들이 당당할 수 있는 청년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김동운 기자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좋은 직장에 있는 청년들은 쉽게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보통의 청년’들을 위한 대출 상품들은 없어요. 크레파스솔루션은 이런 보통의 청춘들을 위한 당당한 청년금융 상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도권 금융이 신용평가모델과는 차별화된 ‘대안신용평가모델(ACSS)’를 통해 청년들의 금융생활을 지원하겠다는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는 국내 금융산업이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창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이고 우수한 직장에 취업한 청년들의 경우 높은 신용점수를 받아 간편하게 대출문턱을 넘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학생이나 취약계층 청년들의 경우 금융거래 기록이 없어 신용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민정 대표는 IMF 이후 담보대출 위주로 돌아가던 국내 금융산업에 신용대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개인신용평가모델(CSS)를 국내에 도입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약 20여년의 시간을 개인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한 김 대표는 지금의 신용평가모델이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하고, ACSS를 통한 ‘청년 금융’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크레파스솔루션의 ‘크레파스’는 신용을 의미하는 ‘크레디트(credit)’와 ‘통과(pass)’를 합친 말이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 천연색의 그림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하면 크레파스였다”며 “아이들이 크레파스를 통해 꿈을 표현하듯 크레파스솔루션을 통해 총천연색으로 사람들이 빛날 수 있도록 돕고자 사명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크레파스솔루션은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청년에게 대안금융을 제공하는 ‘청년 5.5’를 확대·개편한 ‘없당’이라는 금융 플랫폼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만큼 ‘씬파일러’ 계층에 해당되다 보니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기존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들을 이용하지 못했다. 없당은 씬파일러 청년들의 스마트폰 금융 이력 등 다양한 빅데이터 패턴들을 추출해 개인이 얼마나 성실하고 계획된 생활을 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이를 위해 크레파스솔루션은 미국 신용평가기관 FICO와 글로벌 신용평가 IT기업인 렌도 등과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민정 크레파스솔루션 대표 “보통의 청춘 위한 당당한 청년금융 만들겠다”
김민정 대표는 크레파스솔루션을 통해 청년들을 숫자로 보는 것이 아닌, 기존 금융과는 다른 신용평가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크레파스솔루션

이같은 청년들의 패턴을 분석, 자체적인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최저 5.5% 금리로 청년에게 적게는 1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김 대표는 “기존의 금융정보중심의 신용등급은 청년들은 금융정보가 있어도 히스토리가 짧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게 나온다”며 “없당에서는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자체 분석한 크레파스 신용등급이 높고, 상환 계획과 의지가 명확하면 대출을 승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보나 직업이 든든한 사람은 싸게 빌려서 부를 늘릴 수 있지만, 없는 청년들은 찾는 것도 일”이라며 “그런 청년들이 쓸 수 있는 금융이 바로 크레파스솔루션의 ‘없당’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없당을 통해 대출을 진행한 청년들은 대부분이 성실 상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5.5를 통해 약 500여명의 씬파일러 청년들이 9억원의 자금을 빌려갔다”며 “현재까지 30일 이상의 연체율은 3~4%정도에 머물고 있다. 청년들은 기존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검증받지 않았을 뿐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없당과 함께 김 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크레파스솔루션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크레파스솔루션이 만든 대안신용평가모델을 통해 금융거래 실적이 부족한 ‘씬파일러’ 청년들의 대출 문턱을 낮춰주는 것이다.

현재 크레파스솔루션은 대안신용평가사 라이선스 획득과 함께 개인신용평가사업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라이선스의 경우 데이터3법 통과로 신용정보법 규제가 완화되면서 신용평가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 대표는 “대안신용평가사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기존 대안신용평가모델보다 더 데이터들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정교한 신용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금융사들이 청년 금융을 공급하는데 안심하고 동참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데이터 축적을 통해 청년들의 ‘신용’이 체계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대표는 청년들을 숫자로 보는 것이 아닌, 기존 금융과는 다른 신용평가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대출을 신청하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주거비용을 비롯해 생활비, 교육비 등 반드시 필요한 돈이지만 빌릴 곳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크레파스솔루션은 이들이 돈을 빌릴 곳이 없어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