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패러다임의 전환, 사회주택 활성화 하려면... [들어봤습니다]

마을과집‧나눔과미래 인터뷰
사회주택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 논의
핵심은 금융 지원 "재정지원 방안 마련돼야"

기사승인 2021-05-19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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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패러다임의 전환, 사회주택 활성화 하려면... [들어봤습니다]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사회주택이 저소득 임차가구와 청년 세대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기업 등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을 의미한다. 시세대비 80% 이하 수준의 임대료, 2년에 최대 5%로 제한하는 임대료 상승폭, 주택내부 공간을 통한 지역주민과 입주민 간의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통해 주거문화의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주택이 취약계층의 실효성 높은 주거복지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주택 활성화를 위한 자금 마련이다. 쿠키뉴스가 17일 사회주택 사업자로 활동 중인 사회적기업 ‘마을과집’과, 사회주택기금 운영기관인 ‘나눔과미래’를 만나봤다.

Q. 사회주택기금이란?

이제원 차장 나눔과미래: ‘따뜻한사회주택기금’은 나눔과미래에서 2016년도부터 시작한 사회주택 지원 활동 중 하나다. ‘나눔과미래’는 주거복지 관련 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2006년부터 주거복지 관련 사업을 해왔다. 사업을 하다 보니 사회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사회주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회주택을 운영하는 조직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땅과 건축비에서 많은 돈이 나가는 만큼 자금동원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돈을 장기간 저리로 빌려줄 수 있다면 사회주택이 활성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청년주택 운영 경험이 있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재단은 흔쾌히 60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해줬다. 현재 기금은 나눔과미래,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이 공동운영 중이다.

Q.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는?

: 부동산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기관은 우리밖에 없다. 목표는 주거복지 활성화다. 융자사업 통해서 사업자들이 보다 많은 사회주택을 건설하게끔 지원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등을 통해서 사업자와 입주자들로 하여금 사회주택 내에서 주거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관련 법률을 만든다던지 사회주택을 제도화시키고 싶다. 현재로썬 제도화된 바가 없다. 이를 사회주택협회와 함께 추진 중이다.

Q. 구체적으로 기금 활용은 어떻게 되는지?

: 사회주택 사업자와 입주자 대상으로 활용된다. 처음엔 사업자 대상으로만 기금을 활용했다. 하지만 기금 규모가 크다보니 운영과정에서 이자가 나오게 됐다. 예금 이자나 사업자들로부터 받는 상환이자 등을 바탕으로 사회주택 활성화를 위해 또다른 사업을 지원해보자고 생각했다. 

이에 현재 사업자들에게는 이들이 원하는 사업을 신청하면 사업비를 지원해주는 역량강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자들에게는 보증금 융자와 임대료 지원을 하고 있다. 원금 60억원 중 5억원은 입주민 보증금 대출로 하고 나머지 원금은 사업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주거패러다임의 전환, 사회주택 활성화 하려면... [들어봤습니다]
따뜻한사회주택기금 보증금 융자사업 포스터

Q. 운영은 잘 되고 있나

: 투입된 기금은 장기간에 걸쳐 상환이 이뤄진다. 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사회주택을 짓고 여기서 거둬들인 보증금을 통해 일부 상환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기금을 계속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외부 자금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다행히 지난 2017년부터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에서 ‘소셜하우징 융자사업’이 시작됐다. 저희와 방향이 맞다보니까 계속 신청해서 현재까지 약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중 7억 정도는 상환한 상태다. 이로써 현재 총 운영금액은 153억원이다. 사업자들에게 2016년부터 융자된 건수는 총 50건이며, 금액으로는 136억원 가량 된다. 기금 통해 조성된 세대수는 938세대다.

Q. 기금 활용 효과를 보고 있나?

한영현 이사장 마을과집: 오늘날 사회의 주거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물리적 공간 제공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다. 사회주택은 임대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통상 건설 사업은 돈이 많든 적든 팔아서 일정 수익을 얻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정부의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제도 중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도 결국 필수 임대 기간 이후 다시 팔 때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결국 이 사회에서는 부동산이 다시 시장에 출회되어 수익을 기반으로 매매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한 구조이다. 이런 사용이 아닌 매매 차익 중심의 부동산 시장과 금융제도는 우리 사회의 부동산 문제를 지속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사회주택의 경우, 일반 사업자들이 단기에 지어서 팔고 차익을 내는 방식이 아닌 30년 간의 최소 운영수익을 통해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다보니 투자자금의 단기회수가 불가능하기에 자금은 항상 부족한 상황이 되기에, 사용중심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사회주택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부동산 관련 금융기관들은 일반 건설사업과 같이 언제 대출 등으로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느야 수익을 메꾸냐가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기에 사회주택운영에 필요한 장기대출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 간극을 메꿔 주는 게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과 나눔과미래의 따뜻한사회주택기금이다.

Q.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규모를 키워야 할 것 같다. 어떻게 가능할까?

: 회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힌 금융지원 제도가 많아져야 한다. 대신 지도, 감독이 그만큼 촘촘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앞서 말했듯 사회주택 사업은 금융적으로 너무 어렵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많은 지원을 많이 해줘서 무조건 지원만을 바라고 진입하는 사업자들을 양산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명하고 자기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검증해가면서 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사회주택 사업자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30년에 걸쳐 운영해야 하는 사회주택 사업은 일반적인 사업성이 나오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주택은 한정된 재화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다. 일반 부동산 개발사업의 이윤을 내기란 쉽지 않다. 소명의식이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충분한 사업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진행하면 일정 산출물을 얻게 된다. 일종의 보상이라고도 하겠다. 그 보상은 예를 들자면 돈, 명예, 사회적가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사회주택의 경우는 사용가치 중심의 사회적 가치 실현, 주거복지,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보상의 체계가 다르다고 본다. 이러한 사회주택의 보상체계에서는 민간의 진입은 쉽지 않다. 다만, 장기에 걸친 규모화와 적정한 이윤과 안정성 확보를 통한 사회적 일정성과가 나타나게 되면 독자적 영역이 확보되고, 다양한 민간이 진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사회주택이 사회에 줄 수 있는 효과는?

: 무엇보다 사회주택은 주거패러다임을 바꿀 역할을 수행한다. 집값의 경우 몇 년 사이 몇 억이 쉽게 뛴다. 사회주택으로 지속 운영될 경우 현재 시세의 80%, 5% 인상율을 유지하면, 10~20년 운영하다 보면 임대료가 시세대비 40~30%까지 내려갈거라고 본다. 장기임대로 운영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을 교환가치 중심에서 사용가치 중심 시장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 본다. 

국가 차원에서도 예산감소효과도 매우 크다.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때 토지비, 건축비, 유지비 등이 투입되어야 공급이 가능한데, 사회주택의 경우, 공공에서는 토지를 매입비만 필요하다. 그 토지도 사회주택사업자에게 임대료를 받는다. 지가상승의 편익도 공공에 귀속된다. 수요에 따라 맞춤형 공급이 가능하다. 청년, 공동육아, 성소수자, 예술가 주택 등을 통해 보다 다양한 계층, 공동체를 아우르는 사회주택이 이미 우리사회에 존재한다. 신속한 공급 또한 빼 놓을수 없겠다.

무엇보다도 사회주택의 가장 큰 효과는 새로운 주거문제의 해결 주체의 등장이다. 우리 사회의 주거문제 해결은 거의 대부분 개인이 해결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사회라는 해결주체가 등장하는 큰 의미를 가진다.

예컨대 지난해 포천시 한 숙소용 비닐하우스에서 캄보디아 국적 외국인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주택문제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봤다. 사실 지금의 우리나라에선 이러한 문제를 나라에서 해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보편적 주거복지 확보를 통한 국제적 경쟁력 확보라는 대의가 있다고 해도, 주거문제가 매우 심각한 대한민국에서 국민주택기금을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주택을 짓자고 한다면 동의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근데 만약 어떤 대기업이 1000억원을 내서 재단을 만들고 국가보다 저렴한 토지임대료를 받고, 사회주택 사업자가 이들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면 어떻게 될까. 기업 입장에서는 지가상승의 편익이 그대로 기업의 재단에 귀속되기에 별로 잃을 것이 없다. ESG경영이 중요해 지는 시기에 노동자에 대한 보편적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가 있다. 그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라면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함께 기업과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는 기업과 나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거기에 더해서 사회적 공헌에 대한 세금공제 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사회의 보편적 주거문제 해결에 있어, 개인과 국가만이 역할을 하던 것에서 기업, 종교, 사회단체 등 주거문제해결의 주체를 확장시키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 사회주택의 큰 의미이다.

주거패러다임의 전환, 사회주택 활성화 하려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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