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근무제’ 대선공약에 업계는 ‘반신반의’

은행권 수익 감소...PB·기업금융 타격
인력 줄어들 경우 소비자 불편 초래
투자업계, 현실성 부족 지적...쉬어도 시장은 유지돼야

기사승인 2021-06-10 06: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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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 근무제’ 대선공약에 업계는 ‘반신반의’
양승조 충남도지사.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주4일 근무제가 내년 대선 공약으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은 반기지 않는다. 공휴일이 하루 늘어 좋을 순 있어도 수익 저하를 외면할 수 없다. 업무 피로감은 배로 커질 수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최근 SNS에 “주5일 근무제 전환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을 경험하고 흡수해낸 사회적 성숙도로 주4일 근무제에 전향적 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썼다. 

양 지사는 “노동효율성·친환경·일자리 등 일석삼조 주4일 근무제 정착에 앞장설 것”이라고도 했다. 근무일수를 하루 줄여도 생산성 향상과 내수 진작,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주4일 근무제는 새로운 게 아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을 때 공약으로 낸 바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이 됐고,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선 도입한 점 등과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주4일제’ 공약에 금융권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은행은 줄어든 영업일만큼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그 안에 정해진 업무량을 소화하려면 일과는 더 빠듯해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4일제를) 도입할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영업 기회가 줄어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비 대면이 주된 프라이빗뱅킹 영업이나 기업 영업 타격이 예상 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 대면이 근무일수 단축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데 현재보다 보완할 수 있는 업무범위가 넓어질 때까지 창구가 바빠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근무일수가 줄면 은행 인력감소로 이어져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했다. 

투자업계도 마찬가지다. 특성상 밤샘 근무를 하는 일이 잦고 현행 주 52시간을 지키는 경우도 드물다. 근무자는 쉬어도 시장은 유지돼야 한다.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제도가 우선 갖춰져야 시장변화도 생기기 때문에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연속성 있게 시장을 들여다봐야 해서 직원들은 (주4일제가 도입돼도) 시간외 근무를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