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여행] 웰니스 정선 어디까지 가봤니?

박하림 / 기사승인 : 2021-07-16 13: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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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정선 2층 투어버스 체험
아우라지역~나전역~로미지안 가든~파크로쉬 리조트 코스

[정선=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청량 공기를 맘껏 들이마셨다. 당연시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었다.

코로나19를 피해 산과 숲, 계곡, 리조트로 향하는 개별 관광수요가 늘고 있다. 신체, 정신,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웰니스 관광지’를 찾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수요가 국내 여행지로 향하게 되면서 관광 트렌드의 흐름이 확연히 바뀌었다.

성수기를 코앞에 둔 해수욕장도 불안하다. 북적거리는 인파 속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이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바닷길을 과감히 포기하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강원 정선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코를 치는 메밀국수, 情을 담은 곤드레

‘금강산도 식후경.’ 배꼽시계가 울리자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정선아리랑시장을 찾았다. 향토음식 곤드레밥과 콧등치기로 유명한 맛집 ‘황기막국수’. 하루여행의 에너지를 이곳에서 가득 채우기로 했다. 콧등치기는 메밀국수로, 면이 굵고 투박해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콧등을 친다고 해 콧등치기라 불린다.

이곳 황기막국수의 콧등치기는 여름버전이 메인이다. 개인적으로 콧등치기는 뜨거운 육수의 겨울버전 보다 살얼음 동동 띄운 여름버전이 더 인상 깊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새콤한 맛의 냉육수가 진국이다. 쫄깃한 면발이 사정없이 콧등을 쳤다면, 그릇에 코를 박고 육수를 벌컥 들이킨다. 황기를 비롯한 36가지 약재, 과일, 야채 등으로 직접 육수를 우려내는 가게는 시장에 단 세 곳. 그 중 한곳이 바로 ‘황기막국수’다.

강원 정선군 향토음식 콧등치기.

향긋한 곤드레밥은 인스턴트와 음주에 찌든 장을 해독시키는 것 같았다. 곤드레의 정식 명칭은 '고려엉겅퀴'이지만, 바람에 줄기가 흔들리는 모습이 술에 취한 사람과 같다고 하여 곤드레로 불린다. 칼슘·인·철분이 많아 뼈 건강을 유지하고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말린 곤드레는 전체적으로 녹갈색을 띠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이 좋은 상품이다. 된장국에 넣거나 생으로 무쳐 먹기도 한다. 이곳에선 곤드레 장아찌가 밑반찬으로 나오기도 했다.

강원 정선군 향토음식 곤드레밥.

50년 전통을 이은 황기막국수 박옥남 대표는 “손님의 얼굴을 거울 보듯이, 내 얼굴이 곧 손님의 얼굴이다. 가게 매출보다 오는 손님들의 미소를 보는 게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상호명을 ‘황기 콧등치기’로 바꿀 생각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예전엔 정선군에서 특허를 내라고도 제안을 했을 정도였지만 지금 와서 상호를 바꾸는 건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고 소탈하게 웃었다.


◆나전과 아우라지…아리랑 정선의 젖줄을 거슬러 오르다


오후 1시 정선공설운동장. 와와정선 2층 투어버스에 몸을 싣고 나전역과 아우라지역을 향했다.

산을 타고 넘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날려준다. 

와와정선 2층 투어버스.

투어버스는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송천과 골지천이 아우라지에서 만나 동강의 젖줄인 조양강을 이루고, 조양강은 이산 저산을 구절양장 휘감아 돌다 나전에서 오대천과 만난다.

곳곳에 즐비한 소나무 군락지가 눈에 띄었다. 곧게 뻗은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정선 최고의 소나무 '금강송'은 그 옛날 조선시대 경복궁 중수를 위해 한양으로 보내라는 어명이 떨어질 정도로 품질이 뛰어났다. 어명을 받은 정선 떼꾼들은 이 금강송을 뗏목으로 만들어 긴 여정을 떠나야 하기도 했다. 당시 이곳에서 한양 마포나루까지 한 달 반 동안을 가야 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떼꾼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떼돈 벌었다’는 말도 여기서 시작됐다.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인 만큼, 한양에 갔다 무사히 돌아오면 기와집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보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 여정과 삶의 애환을 담은 노래가 바로 ‘정선 아라리(아리랑)’로 불려졌다.


강원 정선군 나전에서 합수되고 있는 오대천의 탁수와 아우라지의 맑은 물.

잠시 후 사랑하는 남녀가 불어난 강물로 인해 만나지 못한 곳, 아우라지에 도착했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구슬픈 아리랑이 바위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풍경열차를 타고 8분 거리를 달리면 기찻길 끝의 레일바이크역이 보인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구절리역을 출발해 인근 노추산 비경을 보고 오장폭포를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아우라지에 도착한다. 특히 레일 아래로 흐르는 청옥 빛깔의 송천계곡을 지날 땐 천천히 가야한다. 철길 양쪽에 펼쳐지는 기암절벽이 장관이기 때문이다.

강원 정선군 아우리지에서 줄배에 탑승한 승객들의 모습.

레일바이크를 타지 않는 방문객들은 ‘줄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노를 사용하지 않고 강 사이에 연결된 쇠줄을 손수 당겨 이동한다. 쇠줄이 선체 위에 떠있다 보니, 배의 방향까지 사람의 힘으로 일일이 조정해야 했다. 뱃사공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이어 나루터 건너편 야산에 있는 정자 ‘여송정(餘松亭)’으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걸었다. 여송정은 아우라지 강변에 얽힌 처녀총각의 애절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세워진 정자다. 눈앞에 나타난 정자와 ‘달’을 품은 다리가 한 맺힌 인연의 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었다. 

정선 아우라지 ‘여송정(餘松亭)’.

 

아우라지의 인근 주례마을에선 메밀 부치기, 감자 부치기, 수제 막걸리, 수리취떡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도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다시 확산세가 진정되면 개장할 예정이다.

다시 투어버스를 타고 이번엔 나전역으로 향했다. 나전역은 정선역과 아우라지역 사이에 있는 간이역이다. 과거 석탄산업이 번성하던 시절에는 많은 이들이 애용하는 중요 노선이었다. 2015년부터 관광열차인 정선 아리랑열차가 운영을 재개했고 2020년에는 옛 정취를 그대로 담은 카페로 변신해 고즈넉한 자연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힐링 스팟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전역.

나전역 카페에 들어서니 마치 추억여행을 떠난 것 같았다. 1960~1970년대 감성의 민트색 나무문을 열면 기차를 기다리던 교복 차림의 소년, 소녀 모형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드라마 ‘모래시계’, ‘킬미힐미’, 예능프로그램 ‘1박2일’ 및 서태지가 출연한 CF 촬영장소도 보존돼 있다.

강렬한 땡볕으로 인해 땀을 꽤나 흘렸다. 이곳 시그니쳐 메뉴인 나전역크림커피가 눈에 띄었다. 커피의 상단부터 곤드레크림, 에스프레소, 우유 순으로 각각의 고유 색깔이 층을 이뤄 독특했다. 마치 한 곳에서 만난 오대천과 송천, 골지천을 다시 보는 듯 했다. 

나전역카페 흑임자 젤라또, 나전역크림커피.

나전역크림커피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음미해야 각각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먼저 부드러운 크림에 녹은 은은한 곤드레향을 느낀다. 크림을 반쯤 먹었다 싶으면 휘저어 섞어 먹는다. 하나의 커피에 다채로운 맛이 담긴 게 특징이다. 

흑임자 젤라또와 곁들이면 차가우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치유와 성찰의 숲…‘정선의 알프스’ 로미지안

어느덧 투어버스는 치유와 성찰의 숲으로 알려진 ‘로미지안 가든’으로 향하고 있었다. 로미지안 가든은 550고지의 ‘정선 알프스’라고 불린다. 청정 원시림 속 60여개의 명상 스팟과 23개의 힐링 테마 조형물, 5개 트래킹 코스로 조성됐다. 

로미지안 금강송산림욕장.

입구 초입새에 주차를 하고 계곡 길을 올라 금강송산림욕장 구간에 도착했다. 산림욕의 근원인 ‘피톤치드’가 쏟아진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울리는 ‘아리윈드차임벨’ 소리는 내면에 평화를 가져왔다. 데크 위에 매트를 깔고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연 속 휴식을 온전히 느낄 수도 있다.
 
동쪽 산자락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명상과 요가를 하는 햇빛치유장은 ‘웰니스 관광’의 대표 명소로 꼽힌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보자.

로미지안 베고니아 하우스.

베고니아 하우스는 로미지안 가든에 있는 대표적인 화훼 명상처다. 희귀종인 베고니아는 재배 또한 까다로운 꽃이다. 이곳에선 큰 베고니아를 심고 기르는 법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돕는 ‘화훼 치유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몸과 영혼을 깨우는 웰니스 여행…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투어버스는 어느덧 마지막 코스로 향했다. 우리나라 고대국가인 맥국의 갈왕이 고된 전쟁을 피해 숙면을 취했다는 정선군 숙암리. 바로 이곳에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가 자리하고 있다. 

‘숙암’이란 지명의 유래처럼 파크로쉬는 바쁜 일상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적의 숙면 환경을 제공한다. 가리왕산, 두타산, 오대천에 둘러싸여 한 여름에도 시원한 산바람을 느낄 수 있다.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바로 요가 프로그램.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파크로쉬는 신체의 건강한 밸런스를 깨워주는 요가, 흐트러진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인드풀니스, 자신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스톤 만다라 등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한 간식 만들기, 여러 음료의 풍미를 느껴보는 마인드풀니스 테이스팅 등 음식을 통한 웰니스도 체험해보자.

한식 레스토랑 파크키친에서는 지역의 제철 식재료와 셰프가 직접 담근 저염장으로 건강한 한식을 선보인다. 양지 육수와 동치미로 시원한 맛을 살린 메밀 물냉면, 제피 간장 소스를 발라 구워낸 장어구이, 정선 이슬송이 등 5가지 버섯으로 빚은 맑은 버섯 손 만둣국 등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현대적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로쉬 카페에서는 페타치즈와 오이, 샐러리 등 신선한 채소로 만든 메디테리안 샐러드, 올리브와 보리, 바질, 모짜렐라 치즈 넣고 튀긴 아란치니, 샤워 브레드에 참치와 오이, 샬롯, 샐러리, 파슬리 등을 얹은 치케티, 강원도 감자와 옥수수를 곁들인 베지터블 카르토초 등 건강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요리들을 선보인다.

바쁜 일상 속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휴식과 충전의 시간이 시급하다면 이번 여름휴가철 여행지로 정선 '웰니스' 투어버스 여행을 추천한다.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