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지연, 노바백스 무소식… 하반기 백신 공급 ‘잡음’

기사승인 2021-07-30 0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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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지연, 노바백스 무소식… 하반기 백신 공급 ‘잡음’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군경 관계자들이 공항에 도착한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직계약 물량을 수송하고 있다. 2021.07.23 백신수송지원본부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 공급 과정에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공급이 지연된 데 이어 정부와 기업 사이의 비밀유지 협약(CDA) 위반 문제도 불거졌다. 정부가 도입을 확정한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까지 현지 의약품 당국에서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이달 도입 예정이었던 모더나 백신 일부 물량의 도입 일정이 다음달로 미뤄졌다. 모더나의 백신을 생산하는 해외 협력업체에 문제가 생기면서다. 이에 국내에서는 당초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을 예정이었던 수도권 거주 55~59세, 부속 의원이 있는 대기업 사업장 근로자 등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게 됐다. 지난해 말 정부는 모더나와 계약을 맺고 올해 안으로 40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물량은 정부와 모더나가 협의해 결정하며, 비밀로 유지된다.

모더나 백신의 공급 지연 문제는 보건 당국이 아닌, 정치권을 통해 공개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모더나의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출하를 못하게 돼서 원래 한국이 25일 75만도스, 31일 121만도스 등 196만 도스를 받기로 한 게 연기가 됐다”며 “어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더나의 존 로퍼 부회장과 생산 책임자와 긴급히 영상통화를 했고 일단 130만~140만회분 정도를 다음주에 제공받기로 했으며 8월 850만회분은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한다”고 공개했다.

송 의원의 발언이 CDA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모더나 측이 협약 위반을 문제삼는다면 우리 정부가 불이익을 받거나, 백신 공급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전부 공개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며 “(송 대표 발언이) 비밀유지협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며 페널티도 가능한 사항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페널티로 공급 일정과 물량을 재조정할 수 있고, 공급을 아예 중단할 수 있으며, 공급을 중단해도 대금을 그대로 지불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백신 공급 일정과 관련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부분이 여러 과정에서 우선 다른 경로로 공개된 것에 대해 다소 유감을 표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모더나에서도 이것을 전혀 문제삼지 않았고, 예정대로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29일 부산항에서 열린 해운업계 간담회를 마치고 “(전날 발언과) 아무 상관없이 모더나에서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며 “신규 공급 물량을 사전에 얘기했다면 CDA 위반이라고 말 할 수 있지만, 모더나의 귀책으로 공급이 지연된 것이기 때문에 CDA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더나의 QC(품질관리) 하자로 계약이행을 하지 못하게 된 사안에 대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 했던 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하반기 도입 예정이었던 노바백스 백신도 아직 소식이 없다. 노바백스 백신은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의약품 당국에서도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노바백스는 지난 5월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월10일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긴급사용승인 신청 시점을 3분기 이후로 미룬다고 돌연 발표했다. 허가 절차가 늦어지면서 국내 도입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노바백스와 40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국내 도입할 계획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로부터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하고, 이를 정부가 구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바백스는 정은경 질병청장은 27일 브리핑에서 “기업의 (허가)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려운 점이 있다”며 “허가 서류 제출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파악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정부는 침착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백신의 공급지연이 접종 계획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모더나 사와 현재 주 1회 이상 실무 정례회의를 통해서 공급일정을 점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노바백스사의 허가준비 관련 개별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해서는 “3분기 도입 예정된 8000만회분의 물량에 노바백스 백신이 포함되어 있지만, 만에하나 3분기에 노바백스 백신이 도입되지 않더라도 당초 목표하는 9월까지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은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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