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배구와 야구, 같은 4위인데 다른 반응… 왜?

문대찬 / 기사승인 : 2021-08-09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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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 대표팀이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했다. 이에 앞서 야구 대표팀은 7일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나란히 4위로 올림픽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반응은 대조적이었다. 

브라질에 이어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잇따라 0-3으로 완패했지만, 배구 대표팀에겐 박수가 쏟아졌다. 올림픽 내내 보여준 간절함과 투지에 감명 받았다는 소감이 곳곳에서 줄을 이었다. 

반면 야구 대표팀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싸늘했다. 경기 도중 도미니카 공화국을 응원하는 누리꾼의 모습도 숱하게 보였다. 경기 종료 뒤에는 패배 책임의 주체를 놓고 감독 및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몇몇 선수들은 경기 도중 보인 태도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배구 대표팀과 야구 대표팀은 기대치부터 달랐다. 

이번 올림픽에서 본선에 오른 국가는 여섯이 전부였다. 참가국 중 절반은 메달을 따낼 수 있는 기이한 구조였다. 일본과 더불어 높은 연봉을 보유한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의 메달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패자부활전 개념의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의 수혜를 톡톡히 받았음에도 일본과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차례로 패하며 4위에 그쳤다. 

반면 주축 선수 이탈 등으로 8강 진출 가능성마저 낮게 점쳐졌던 배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기적을 써내려갔다. 조별 예선에서 일본을 5세트 접전 끝에 꺾고 8강에 진출하더니 세계랭킹 4위 터키 역시 5세트 접전 끝에 제압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다독이며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김연경과, 코트 바닥에 몸을 내던진 선수들의 투지가 감명을 줬다.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브라질에 크게 밀리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도 박수 받았다. 
패색이 짙어진 순간, 침묵에 빠진 야구 대표팀. 연합뉴스


프로야구에 닥친 여러 논란도 대표팀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프로야구는 올림픽에 앞서 일부 선수들이 외부인을 불러 술판을 벌였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간 프로야구는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사회적 책임은 지지 않고, 기량 또한 퇴보한 선수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술자리 파문이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이 때문인지 이번 올림픽에선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선수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이 많아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을 허용한 8회초, 강백호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입 밖에 내놓고 씹는 모습이 비춰지자, 팬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야구팬인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고작 6팀만 올림픽에 출전했는데, 이 가운데서 3위도 하지 못할 줄은 몰랐다”며 “일본 다음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팀이 아닌가.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배구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라. 신장, 기량 등에서 여러모로 열악했는데도 경쟁력을 보여준 모습이 인상 깊더라”고 감탄했다.

한편 8일 오후 귀국한 야구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감독으로서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고개를 숙였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