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안산 누에섬

- 널따란 갯벌에 송전탑, 풍력발전기 ... 운치 더해
- 누에섬 둘러싼 대부도, 제부도 등을 망원경으로 감상... ‘환상적’

신형환 (성숙한사회연구소 이사장, 경영학 박사)

입력 2021-08-28 16: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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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안산 누에섬
멀찌감치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보인다. 등대전망대는 출입항 어선의 안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어촌관광의 볼거리로 인기다. 사진=경기관광공사.

지난 6월 아들의 제안으로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내가 안산 누에섬을 갔다. 아침에 아들이 우리 집으로 와서 오전 9시에 출발하였다. 아들이 운전하여 모처럼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자동차로 집에서 70분 정도 걸렸다. 누에섬은 면적이 2,327제곱미터로 아주 작은 섬이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위치한 작은 무인도이다. 섬 도(島)를 사용하지 않고 ~섬이라고 하는 곳은 대부분 무인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섬으로 불리고 있는 곳은 제주도의 새섬, 밤섬, 형제섬 그리고 고흥의 형제섬, 태안의 형제섬, 김포의 형제섬 등 정말 많다. 우리나라 섬의 숫자가 총 3,153개이며, 이중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가 약 2,700개 정도 된다. 이름이 붙어있는 조그만 암초까지 포함된 것이다. 3,150여 개의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은 제주도이며, 다음으로 거제도, 진도, 완도, 남해도 순이다. 

누에섬은 멀리서 보면 누에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누에섬 주변에는 대부도, 제부도, 탄도, 불도, 선감도 등 크고 작은 섬이 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부도와 제부도가 있어서 가끔 바람을 쐬고 싶고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으면 왔던 곳이다. 이번에는 썰물 시간에 맞추어 누에섬까지 셋이 걸어갔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 갯벌에서 게를 잡으며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시간만 나면 주말에 이곳저곳을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체험하도록 했다. 

[신형환의 길...멋 따라 맛 따라] 안산 누에섬
탄도어촌체험마을에서의 체험활동 모습. 사진=경기관광공사.

두 아들은 지금도 부모와 함께 가서 낚시를 하고 조개를 캐고 모래성을 쌓고 게를 잡으며 놀았던 추억을 이야기한다. 2000년 미국에서의 1년 동안에 가능하면 여행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물론 시간과 돈이 상당히 들었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아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기회가 되면 함께 여행을 하자고 제안하여 감사했다. 8월 휴가 기간에 아들 부부와 우리 부부가 함께 서해 섬으로 여행을 계획하였다. 

누에섬까지 걸어가려면 20분이 걸린다. 물이 빠진 곳에 시멘트 간이도로가 있어 걷기에 좋았다.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고 송전탑과 풍력발전기가 있어 운치를 더해주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였다. 풍력발전기 주변에 누에 모습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아 직접 들어가 보았다. 누에섬 등대 전망대 1층에는 대부도와 누에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있어 둘러보았다. 2층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몇 개 섬의 방향과 거리를 확인하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3층에는 누에섬을 둘러싸고 있는 대부도와 제부도 그리고 안산과 인천의 여러 섬 등을 망원경으로 보며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길 수 있다. 4층에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한 등대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는 인천 팔미도 등대라고 한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등대는 파로스 등대이다. 불현듯 ‘등대지기’ 노래 가사가 생각났다. 유경손 작사자의 등대지기 가사다.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이 가사를 읊조리며 누에섬 등대 전망대를 뒤로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들이 맛집을 검색하여 대부도에 있는 우리밀칼국수(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361) 식당에 갔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제법 많은 손님이 있었다. 아들과 어머니가 무척 열심히 장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메뉴를 추천하여 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쭈구미 볶음 2인분과 바지락 칼국수 2인분을 주문하면 충분하다고 알려주었다. 내가 쭈구미 볶음을 좋아하여 그렇게 주문을 하고 맛있게 먹었다. 해물파전을 추가로 주문하려고 하였더니 남는다고 먹어보고 주문을 하라고 하여 고마웠다. 칼국수 2인분을 3명이 따로 먹을 수 있게 나누어 가지고 와서 지혜롭게 서빙을 한다고 생각했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추가로 요청하여 맛있게 먹으면서 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선택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자동차로 대부도 주변을 관광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다가 함초를 이용하여 빵을 만드는 빵집에 들려 함초빵을 사가지고 왔다. 아내는 친정어머니와 다른 일정이 있어 동행하지 못한 며느리에게 함초빵을 사서 아들에게 주었다.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즐거움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어려운 시기지만 마음의 여유를 찾아 가족과 여행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누에섬 여행을 마무리했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