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메타버스 구축에 열 올린다

강한결 / 기사승인 : 2021-09-09 0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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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의 이미지.   로블록스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전 세계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또한 기존의 가상현실·증강현실·사물인터넷 등의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현실감을 극대화한 확장현실(XR)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으며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2025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메타버스 전 세계 파급효과를 약 500조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그중 게임 산업은 메타버스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산업군이다. 메타버스를 놀이의 일환으로 볼 때 타 분야 기업보다 콘텐츠 활용성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로블록스’를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자 로블록스 주가는 2분기 들어서만 43.51% 올랐다.

넥슨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인턴십 채용설명회.   넥슨 제공

국내 게임사도 각자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맏형 넥슨은 지난달 31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인턴십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자사의 대표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메타버스 공간에 적용했다. 지원자들은 가상 공간에 꾸며진 바람의 나라 게임 맵, 넥슨 사옥 등을 무대로 직무 상담,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경험이 가능했다.

차유선 넥슨 채용팀 팀장은 “처음 시도해보는 이번 온라인 채용설명회에서 특히 바람의 나라 게임맵을 활용한 공간과 넥슨 사옥을 구현한 1층 공간에 대해 방문자 분들이 역시 게임회사답다,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사의 대표작인 ‘메이플스토리’ IP(지식재산권)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넥슨의 ‘프로젝트 MOD’는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아바타로 활용하는 것이다. 게임 내 캐릭터 꾸미기가 플레이스타일의 일환인 만큼 아바타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방식은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와 유사하지만, IP파워를 앞으로 내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넷마블 제공

넷마블은 개발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지분 100%를 출자해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등을 제작, 국내외 성과를 통해 탄탄한 개발력을 인정받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에프앤씨 서우원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겸하고,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 및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서우원 대표는 “게임과 연계한 메타 아이돌, 메타 월드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새로운 메타버스 세계를 창출하기 위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글로벌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선보이며 게임 캐릭터를 만드는 기술을 K팝 스타들의 아바타를 만드는 데 활용했다. 여기에 경쟁과 보상이라는 게임 모델을 도입했다. 게임 랭킹시스템처럼 과금에 따라 팬덤 서열을 나누고, 아이템 보상 대신 콘서트나 팬 사인회 참가 기회를 주는 식이다. 유니버스는 현재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효자 IP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 컴투스·게임빌, 위메이드, 한빛소프트 등도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게임사의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그래픽·인공지능·몰입도 높은 콘텐츠 제작능력 등을 대부분의 게임사가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향후 10년의 미래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현재 국내 게임업계가 지나치게 수익성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메타버스를 하나의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취급한다면 한국 게임산업은 정말로 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깊은 고민과 노력으로 한국 게임업계가 메타버스를 선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