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돋보기] 유전자가위, 제 2의 테슬라일까

기사승인 2021-09-10 06: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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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돋보기] 유전자가위, 제 2의 테슬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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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편집자 주] 투자 돋보기는 주식시장에서 관심 받는 투자 분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사입니다. 새로운 투자 분야가 궁금한 투자자들을 위해 쉽고, 흥미롭게 풀어 전달하겠습니다. 본 기사의 목적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 향상과 정보 전달로, 특정 회사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님을 밝힙니다.

사람의 수명은 한정되어 있다. 노화로 인한 죽음은 자연의 합리일 지라도, 갑작스러운 질병의 감염이나 발현은 사랑하는 이와의 예고 없는 이별을 맞게 한다. 기대보다 짧지 않은 삶을 위해 질병을 정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계속되어 왔다. 생명과학계에서는 유전자를 교정하면 사람이 걸리는 대부분 질병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특정 질병에 취약하거나, 질병이 포함된 유전자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질환을 정복할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유전자 연구 분야 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 받는 기술이 있다. 바로 ‘유전자 가위(gene scissor)’다.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가 노벨상을 받고, 네이처 등 세계적 의학 권위지 등에서 잇따라 해당 기술에 주목하면서 생명과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자연스레 투자시장에서도 유전자 가위 기술과 관련된 기업들로 시선을 돌리게 됐음은 물론이다. 현재 한참 개발 중인 기술이 몇년 후 질병 해결에 특별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관련 기업의 가치도 천정부지로 치솟게 될 터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시장에서 ‘제 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유전자 가위 기술이란?

유전자에는 다양한 유전 정보가 담겨있다. DNA는 아데닌(A)과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 등 4가지 염기 배열로 구성돼있다. 인간의 유전자는 이 4 종류의 염기 30억개 가량이 여러 가닥을 이루며 일정한 순서로 구성돼 있다. 이 염기 배열에 따라 눈·코·입 등 사람의 모습도 달라진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란 말 그대로 유전자를 잘라내는 가위 같은 역할을 하는 분자 도구를 말한다. 유전자 배열 중에서 원하는 특정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 자를 수 있도록 설계된다. 동물과 식물, 사람까지 다양한 생명체의 유전자를 잘라내 조정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DNA에 담겨있는 질병 관련 유전 정보나 취약한 유전자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혹은 외부에서 설계된 유전자를 잘라낸 위치에 넣거나, 염기 서열(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의 배열)을 바꿔 유전자 교정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암 환자의 유전자를 편집해 암세포에 대한 면역 능력을 높이거나, 선천성 질병이 담긴 유전자들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동물이나 식물의 종 개량에도 쓰이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근육량을 늘린 돼지를 개발한 것은 이미 유명한 사례다.


- 유전자 가위 기술, 발전 현황은?

유전자 가위 기술은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현재 3세대까지 나왔다. 1세대 징크핑거뉴클레이즈(ZFN), 2세대 탈렌(TALEN), 3세대 명‘크리스퍼 캐스9(CRISPR CAS9)’. 3세대 크리스퍼 캐스9는 앞선 기술보다 정확도가 높고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무엇보다 이전 세대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다양한 개발 분야에 널리 사용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는 평가다.


- 대표적 기술 보유 기업들은?

유전자 가위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 중 미국 상가모(Sangamo Therapeutics)는 1세대 징크핑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상가모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다. 프랑스의 셀렉티스(Cellectis)도 2세대 탈렌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셀렉티스는 지난 2015년 3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한 회사 중에서는 미국 에디타스(Editas Medicine)와 인텔리아(Intellia Therapeutics), 스위스의 크리스퍼(CRISPR Therapeutics)가 있다. 이들 회사도 모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있다.

국내 상장 기업 중에서도 툴젠(Toolgen)이 있다. 툴젠은 코넥스 상장사다. 툴젠은 최근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SCI평가정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각각 A·A 등급을 받은 상태다. 기술특례 상장 요건은 지정된 평가기관 2개사에서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는 것이다. 툴젠은 이달 중 신속이전상장제도를 신청해 심사를 받고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유전자 가위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시장에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 투자시장의 반응은?

현재 세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8년 기준 10억7000만 달러(1조2100억원)에서 2025년 119억6000만 달러(약 1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과 기술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유전자 치료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기관도 늘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주목을 받게 될 차세대 바이오 핵심 분야로 유전자 가위를 거론한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백신 관련 종목만 주목을 많이 받았다. 코로나19 관련 투자심리가 약화된 이후 중장기적으로는 백신에 몰린 관심이 새로운 분야로 이동할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에 유전자 가위 및 세포·유전자 분야에서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 발표가 이뤄지면서 비 코로나19 관련 종목들이 주목을 받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투자 돋보기] 유전자가위, 제 2의 테슬라일까
키움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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