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BIC "제네레이션, 판타지 클리셰 비튼 게임" [GIGDC 2021]

기사승인 2021-09-17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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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DC 2021 중·고등부 대상 수상작 스튜디오 BIC의 '제네레이션'.   GIGDC 제공

[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GIGIC 2021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한 스튜디오 BIC의 ‘제네레이션’은 2D 액션 어드밴처 플랫포머 게임이다. 이 작품은 인디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2D 도트 그래픽과 8비트 전자음을 사용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쾌한 첫 인상과 달리 게임의 스토리는 다소 심오하고 어두운 편이다. 용사와 마왕이 등장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차용했지만, ‘성장형 용사’ 클리셰를 답습하지는 않았다. 용사는 프롤로그 단계에서 마왕의 계략으로 사망한다. 전적으로 용사에게만 의존하던 평범한 이들은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설의 검을 들어 마왕과 맞서야 한다.

쿠키뉴스는 지난 13일 제네레이션을 제작한 스튜디오 BIC의 김민건(16) 개발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국 난징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다고 말했다. 김 개발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게임들의 재밌는 요소를 뽑아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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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BIC 김민건 개발자.   김민건 제공

안녕하세요. 팀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1인 게임개발 스튜디오 BIC 팀장 김민건입니다. 지난해 '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이름을 스튜디오 BIC를 지었는데요. 어쩌다보니 팀 이름이 굳어졌습니다. 이후 한글로는 '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GIGDC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했는데, 소감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상이 아니라 수상 자체를 생각하지 않아서 정말 놀랐어요. 발표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마음을 비웠는데 대상을 받아 정말 기쁩니다. 동갑(2005년생)인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중인데, 저는 게임개발에 몰두하고 있어서 걱정도 있었지만, 이번 수상으로 게임 개발에 대한 확신이 더욱 생겼습니다.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너레이션은 2D 액션 어드밴처 플랫포머 장르의 게임입니다. 메인 스토리는 선택받은 용사가 전설의 검을 가지고 마왕을 무찌른다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차용했는데요. 대신 기존의 클리셰를 조금 비틀었어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똑똑한 마왕이 먼저 용사를 제거하고, 용사가 없어진 후에 평범한 사람들이 전설의 검을 가지고 마왕을 무찔러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다회차 플레이를 거듭하면 게임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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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BIC 김민건 개발자.   김민건 제공

게임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굉장히 많은 상상을 하는데, 게임개발에 영감을 주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곧바로 개발 노트에 메모를 하곤 합니다. 제너레이션도 이 과정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이후 지인과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제너레이션 개발 중 특별히 영감을 얻은 작품도 있어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나히아)'라는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전대 히어로의 힘을 계승받아서 강력해집니다. 또 하나는 '젤다의 전설'인데요, 여기에 등장하는 마스터 소드는 여러 대에 걸쳐서 내려오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나히아'의 계승과 젤다의 전설 속 마스터 소드가 제러네이션의 시스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죠.

제너레이션만의 재미 요소를 뽑아본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너레이션은 액션 플랫포머 장르이면서도 스토리에 중점을 게임입니다. 그렇기에 마을주민, 엘프, 마법사 등 각각의 캐릭터 서사도 각각 존재해요. 캐릭터마다 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시면 더욱 재밌게 게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다회차 플레이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요.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진행 방향이 달라지고, 클리어 조건에 따라서 결말이 바뀌는 멀티엔딩도 존재합니다. 

어떻게 보면 게임 시작부터 용사가 마왕의 계략에 당했기에,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2D 도트 그래픽과 가벼운 분위기의 사운드를 통해 이를 완화하려고 했습니다.

2021 GIGDC 제작부문 중고등부 참가작 GENERATIONS demo 플레이 영상

게임 제작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는 보통 게임 개발 시작 전에 대략적인 작업 스케줄을 설정하는데요. 한 달은 아이디어 구상, 일주일은 아이디어 확립을 하면서 기획과정을 거쳐요. 개발 과정은 보통 일주일 정도 잡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학생 신분이다보니 하루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있는데, 마무리 단계에는 거의 하루 24시간을 매달리기도 하죠. 마감이 다가올수록 괴로움의 강도는 커지지만, 그만큼 완성 후 만족감도 커요.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유명한 인터넷 밈(Meme)이 있는데, 마감 기간에 항상 이런 심정을 느껴요(웃음). 계획을 짜도 초반에는 느슨하게 하다가 마지막에는 일을 몰아서 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했어요. 계획서대로 작업을 해도 나중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생기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스스로 고통을 받곤 합니다.

게임 개발자의 길로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는데, 여러가지 작품의 재미 요소를 뽑아서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특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젤다의 전설 황혼의 공주'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직업에 상관없이 다양한 아이템을 번갈아가며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황혼의 공주'는 스토리와 그래픽을 좋아했죠. 그래서 두 장점을 뽑은 게임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 나름대로 기획서를 만들어 닌텐도에 메일을 보내기도 했어요. 

2017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출시됐는데, 제가 구상했던 요소가 상당부분 구현됐어요. 무기를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는 자유도, 방대한 오픈월드 스토리와 수려한 그래픽까지 '딱 내가 원했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내 아이디어가 통할 수 있고, 경쟁력도 있겠다'는 짜릿함이 들었어요. 이 계기로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매력을 느끼게 됐죠.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지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기존 장르 말고도, 새로운 장르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영상이 공개된 펄어비스의 신작 '도깨비'같은 참신함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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