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사태, 한국증시 영향은

지영의 / 기사승인 : 2021-09-24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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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개장한 국내증시에 중국 헝다그룹 사태 우려가 크지 않았던 양상이다. 헝다 그룹의 파산은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증시 및 국내증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당분간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93p(-0.41%) 내린 3123.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추석 연휴 기간 국내증시가 휴장한 동안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 그룹 파산 공포가 번졌다. 이에 연휴 이후 개장 시 국내 시장도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낙폭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이날 장중 한때 1% 가량 하락폭을 키우기도 했으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었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증시에서 559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02억원, 227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큰 하락은 없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86p(0.94%) 내린 1036.26으로 장을 닫았다. 개인이 651억원을 순매도하며 낙폭을 키웠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3억원, 138억원을 순매수했다.


중국판 ‘리먼’ 사태?…헝다그룹 위기는

연휴 휴장기간에 증시 불안을 야기한 헝다 그룹 파산 우려는 막대한 부채에서 비롯됐다. 헝다 그룹은 대출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부동산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룹 부채만 1조9500억원 위안(한화 337조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가격 규제의 일환으로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섰고, 이에 헝다 그룹의 자금난 우려가 불거졌다.

헝다는 22일 긴급성명을 내고 “오는 2025년 9월 만기 채권(이자율 연 5.8%)에 대한 이자를 23일에 예정대로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액은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이다. 같은 날 만기인 역외 달러 채권 이자 8353만 달러(약 989억원)도 결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문제는 추가로 납부할 대금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오는 29일에도 또 다른 채권의 이자 지급일이 도래한다. 금액은 4500만 달러(약 53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말까지 6억6800만 달러(약 7900억원) 규모의 이자 납부도 해야한다. 외부에서는 현재 예상대로면 헝다의 파산은 기정사실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NN은 22일(현지시간) 헝다가 파산 기일을 늦출 수는 있어도 면할 수는 없다고 전망하는 보도를 냈다.

헝다 사태의 리스크 확대 여부는 중국 정부의 행보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 등에서는 헝다에 대한 중국의 직접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다만 헝다 그룹 사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리먼 사태)’ 처럼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 대형 은행인 시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헝다 위기가 중국에 리먼 사태를 야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이 시스템적 위기를 방지하고자 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보고서에서 헝다가 파산하더라도 중국 내에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헝다의 은행 대출 규모가 중국 전체 은행 대출 총액의 0.3%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다.

 
국내증시 영향은?

국내 증권가에서도 헝다 그룹 사태의 충격이 글로벌 증시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전해질 수 있으나,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헝다그룹 사태가 무질서한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어느 선에서 개입할 지 부양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4분기 초반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자산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은 유효하고,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산업과 원화 자산에 대한 부담도 남아있는 상태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증시와 자산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도 “헝다 그룹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중국 경기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를 마주하면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단기 충격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면서도 “다만 헝다 리스크가 상당부분 증시에 선반영 되어있다는 점, 중국 정부가 헝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리먼 사태와는 상황이 다르다.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당분간 헝다 사태를 주시하는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DB금융투자 강현기 연구원은 “지금은 주가가 흔들릴 때 매수하는 용기보다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상대수익률 측면에서는 변동성이 커질 때 프리미엄을 받는 배당주가 권할만하다. 절대수익률 측면에서는 리스크관리에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