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땐 수만명도 나온다…버텨줘야”

백신 접종‧중환자 병상 확보 중요, 피해 커져도 이해해야

기사승인 2021-09-29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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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땐 수만명도 나온다…버텨줘야”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수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일상회복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할 때만 방역을 강화하는 식으로 피해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있어서 확진자 숫자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일상회복하면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지금 숫자를 줄여도 금방 2000~3000명씩 발생할 거다.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방역체계를) 영영 못 바꾼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싱가포르도 위드 코로나로 가려다가 방역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내년 상반기가 되면 신규 확진자 수가 수만명까지 올라가는 상황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잠깐 쉬어가야 한다. 잠깐 방역을 강화해 확진자 곡선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고 피해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일상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으로 ‘백신 접종 완료율 제고’와 ‘중환자 병상 확보’를 꼽았다. 

그는 “일상회복에 있어서는 모든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 기회를 줘서 2차 접종률이 높아졌느냐, 중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병상 확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준비 없이 방역을 풀어버리기에는 너무 큰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병상, 의료체계 등을 준비한 다음에 출발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을 강제로 접종해 접종률을 높이는 방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현재 미접종자들이 백신을 거부하는 이유는 대부분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이들을 대상으로는 백신 접종의 안전성, 유효성 등을 알리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종률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인센티브를 검토해볼 수 있다. 접종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면 미접종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일상회복 시 유념해야 할 부분에 대해 “확진자 수, 중환자 수 측면에서 보면 과거보다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이 끝나면 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다. 피해가 커졌을 때 (계획했던) 한 방향으로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위드 코로나’로 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 전환시기는 전 국민 80%·고령층 90%가 예방접종을 완료할 10월 말~11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8일 오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는 것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영업제한 완화 부분에 대해서는 단계적 일상회복 논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시기, 방법 들이 결정될 것”이라며 “내달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도 어떻게 할 것인지 곧 마련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중대본 1차장)은 이날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현재의 방역수칙을 계속 준수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와 언론, 국민과 함께 앞으로의 거리두기와 방역조치를 어떻게 가져갈지, 단계적으로 일상 회복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며 “영국이나 독일 등 외국에서도 접종 완료자나 완치자, 음성확진자에 대해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백신 패스’를 통해 일상회복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목표한 대로 10월 말 전 국민 70%가 예방접종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역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데 대해 동의한다”며 “접종률이 고령층 90% 이상, 일반국민(성인 기준) 80% 정도가 되는 10월 말이 전환할 수 있는 시기로 보인다. 10월 말 접종을 마치고 면역효과가 나타날 2주를 고려하면 11월 초에 단계적 회복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금 신규 확진자 2500명까지는 의료대응을 잘 해서 중환자 케어를 잘 해왔는데 만약 3000명 이상씩 계속 나온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