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내부거래 vs 과도한 요구”…장부 두고 재대면 한 사조·소액주주

신민경 / 기사승인 : 2021-09-28 18: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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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경영 상속 위한 내부 부당거래 의심”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회계장부 열람 요구,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사진=사조산업 로고.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사조산업의 부당 내부거래가 의심돼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하는 바 입니다.”

사조산업과 소액주주연대가 임시주총이 끝난 지 약 보름 만에 법원에서 다시 만났다. 부당 내부거래가 의심된다며 소액주주연대 측이 사조산업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 소송 첫 심문기일 자리에서다. 사조산업 측은 “세무조사보다 과도한 서류 요구”라면서 기각을 주장해 당사와 소액주주간 치열한 공방이 다시 예고됐다.

28일 오후 3시40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사조산업 회계장부 열람 소송 첫 심문기일이 열렸다. 이날 자리한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측 법률대리인 한백 변호사는 “회사 재원으로 부당 내부거래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해외 거래 자료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여 그 부분에 대한 서류, 자회사 캐슬렉스서울 관련 대주주 측에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에 대한 관련 서류를 청구한다”고 설명했다.

사조산업 측은 과도한 서류 열람 청구라며 소액주주연대 측 주장을 반박했다. 사조산업 측 법률대리인 지평 측 변호사는 “별지에 첨부된 신청인의 열람 청구 서류를 보면 기업의 지난 10년간 모든 명세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이 보통 세무조사를 받을 때도 이렇게 많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라고 답했다.

소액주주 권리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었다. 지평 변호사는 “상장기업을 감시하는 여러 제도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수사처들이 있다”며 “기존 제도를 통해서도 밝혀낼 수 있다. 이번 회계장부 열람 소송은 소액주주권리와 상충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부당 내부거래를 의심할 만한 구체적 정황을 요구했다.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기관에서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재판부 물음에 소액주주 측은 '과거 공정위 조사가 있던 것으로 안다'며 보강 자료를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사조산업 측은 “관련 공정위 조사를 특정해준다면 함께 반박 자료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회계장부 열람 소송은 지난달 시작됐다. 지난달 11일 124명의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청구 소송을 냈다. 

소액주주연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한백 측은 사조산업 측에 보내는 내용증명을 통해 “공시자료, 언론자료 등을 통해 파악한 바로 귀사는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속칭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들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이용한 승계자금 마련의 방법을 고스란히 따라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인터내셔널에 있다고 봤다. 승계를 보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 주지홍 사조그룹 상무는 사조인터내서널,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각 계열사와 거래하면서 승계 자금을 마련해 왔다고 소액주주 측은 추측했다.

또 사조시스템즈는 지난 2015년 8월, 2016년 10월 주진우 회장이 보유하던 사조산업 지분 15%를 매입했다며 이 과정에서 480억원을 썼다고도 말했다. 그 결과 주지홍 상무가 직·간접적으로 사조산업 지분율 31.6%까지 챙길 수 있었다고 소액주주연대는 보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증여세나 상속세 한 푼 내지 않고 자산 3조원 대 그룹 경영권이 승계됐다”며 “이면에는 일감 몰아주기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조산업 측은 소액주주연대 측 주장을 전면 반박하면서 이같은 행위가 주가 투기 목적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사조산업 측은 이날 심문기일 전 준비서면을 통해 “2013년 소액주주운동을 빙자해 코스피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하는데 악용한 사실이 언론은 통해 보도된 바 있다”며 “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 주도 하에 채무자를 장부열람등사가처분 등으로 압박해 채무자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단기간 주가를 부양하려는 투기적인 목적에서 제기된 것은 아닌지 대초 그 의도와 목적이 상당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채권자는 채무자와 사조시스템즈 사이의 내부거래가 왜 부당하다고 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채권자는 채무자의 방대한 내부자료를 뒤져 자신의 의혹 제기와 소액주주운동을 이어나갈 만한 단서를 탐색하기 위해 소수주주권을 남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조산업과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구성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앞서 사조산업 측은 △감사위원회 구성으로 감사위원회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회로 구성한다 △감사위원회 총위원의 3분의2 이상은 사외이사여야 하고 사외이사가 아닌 위원은 관계법령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사조산업은 정관 변경을 임시주총 의안에 올렸다. 쟁점은 2항이었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감사위원 전원은 사외이사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해당 안건 투표 결과는 가결이었다.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3분의 1 이상 편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정관 변경이 가능해지면서 소액주주가 제안한 2개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앞서 소액주주 측은 △서면투표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이로써 개별 3%룰을 적용해 사조산업 오너가 경영권을 견제하려고 했던 소액주주 측 계획은 어렵게 됐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