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무작정 드러눕는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 앞으론 안돼요

손희정 / 기사승인 : 2021-10-02 05:00:05
- + 인쇄

[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줄임말입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전하고자 합니다.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손희정 기자 =#A씨가 차선을 변경하다 B씨의 차를 살짝 들이받았다. 과실 80%인 A씨는 13일 입원, 23회 통원치료 등 치료비 200만원이 나왔다. 과실 20%인 B씨는 치료를 받지 않았다. B씨는 과실이 적음에도 A씨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했고 보험료가 크게 올랐다.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장기입원이나 통원치료를 받겠다면서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는 나이롱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이 많을수록 보험 갱신 시 보험료는 크게 오릅니다. B씨처럼 치료받지 않는 사람이 손해를 보게 돼 소비자들은 아프지 않아도 무조건 입원합니다. 서로 쓸데없이 보험금을 타고, 갱신 시 보험료가 오르는 거죠.

2023년부터 나이롱 환자를 근절하기 위해 본인 과실은 본인 보험금으로 부담하는 과실 책임주의가 도입됩니다. 대인1은 전액 지급되지만 대인2는 본인 과실에 맞게 본인 보험(자손, 자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자동차 보험 중 대인1은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상 필수로 들어야 하는 상품이고 대인2는 대인1에서 나온 보험금이 부족할 경우 추가로 보장받는 특약입니다.

금융위원회 제공

B씨가 A씨의 치료비 200만 원 중 대인1에서 50만원, 대인2에서 150만원을 지급했다면 앞으로는 대인1의 50만 원은 전액 지급되고, 대인2의 150만 원에서 과실 부분 0.2를 곱한 30만원만 지급됩니다. 나머지 120만원은 A씨의 보험으로 부담해야 합니다. 우선 치료비를 전액 지급하고 사후 본인과실 비용인 120만원을 부분 환수합니다.

대인1은 상해등급에 따라 보장 한도가 정해져 있어 과잉진료의 유발 소지가 크지 않습니다. 보험료에 따라 다르지만 경미한 사고일 경우 20~80만원의 보험금이 나옵니다. 추가로 나오는 대인2가 과잉진료비를 메꾸기 때문에 대인2에만 과실 부담을 뒀습니다.

이는 중상 환자를 제외한 경상환자에 한해 적용됩니다. 치료비 보장이 어려울 수 있는 이륜차, 자전거를 포함한 보행자는 제외됩니다.

본인 과실에 따른 치료비는 본인 보험(자손, 자상)으로 처리할 수 있는데요. 자손은 자기신체사고 보상을 말하며 대인1처럼 상해등급별 한도가 있고 보험료가 1~2만원으로 낮은 편에 속합니다. 자동차 상해특약인 자상은 전액 지급되는 만큼 4~5만원의 높은 보험료가 부과됩니다. 자상에 가입했다면 환자 자비부담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손의 경우 자비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인 보험으로 치료비를 부담했을 때 추가로 보험료가 오를까요? 치료비로 인해 오르진 않습니다. 자손 또는 자상으로 부담할 경우 보상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됩니다. 사고 시 치료비 외에 위자료, 휴업손해 등으로 인한 손해를 이미 자손이나 자상 보험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1건으로 집계되고 치료비도 이 1건에 포함되는 거죠. 따라서 치료비를 추가로 보장받았다고 할증되진 않습니다.

금융위원회 제공

또한 장기치료 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현재 진단서 등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기간 제한 없이 치료하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상환자에 한에 치료 기간이 4주를 초과할 경우 진단서에 있는 진료 기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기준도 개선됩니다. 상급병실은 1인~3인 입원실이고 일반 병실은 4~6인 병실입니다. 기존에는 병실 등급과 관계없이 입원료를 보험에서 전액 지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높은 입원료를 받는 상급 병실에 입원해 보험금이 커지고 보험료도 오르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앞으로는 상급병실 입원료의 상한선을 정해 상한 금액까지만 보험에서 지급하거나 일정 부분을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등의 개선안이 마련됩니다.

한방분야 진료 수가 기준 또한 개선됩니다. 첩약, 약침 등 자동차 보험 수가 기준이 불분명해 과잉진료가 가능했다면 이에 대한 현황을 분석해 기준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제도 개선 시 연 5400억원의 과잉진료가 줄면서 전 국민 보험료가 2~3만원 절감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