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광고인가 예능인가…2030 ‘취향저격’ 나선 유통街 유튜브

기사승인 2021-10-06 0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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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광고인가 예능인가…2030 ‘취향저격’ 나선 유통街 유튜브
CU 유튜브 '씨유튜브'의 자체제작 예능 '슈퍼맨' /사진제공=BGF리테일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업계 유튜브에 '예능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재미를 주는 수단이 되면서 기존 유튜브 운영 방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홍보가 목적이던 콘텐츠들이 MZ세대(1980년 초~2000년 초 출생)의 입맛에 맞춰 새롭게 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는 최대한 광고 느낌을 배제한 영상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예능을 시청하듯 즐거움을 추구하는 '펀(Fun) 소비' 행태를 보이는 탓이다. 잘 만든 콘텐츠는 노골적으로 광고를 드러내지 않아도 브랜드 호감도를 높여주고, 소비자와 친밀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접점이 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올해 6월 공식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자체제작 웹예능 '쓔퍼맨'은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200만회를 기록했다. 쓔퍼맨은 가수이자 예능인 데프콘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CU에서 판매하는 각종 상품들을 배낭에 담아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맞춤 상품을 판매하는 내용을 담은 편의점표 웹예능이다.

이외에도 CU는 삼각깁밥 등 PB(자체 상품)의 제조 과정을 보여주는 '씨유타임즈', 개그우먼 장도연이 편의점 점주 도전기를 담은 '도연이네 편의점'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에 한정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웹예능, 웹드라마, 오디오드라마 등의 다채로운 포맷으로 풀어내는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광고인가 예능인가…2030 ‘취향저격’ 나선 유통街 유튜브
11번가 웹예능 '열일사원' / 사진제공=11번가 유튜브 
이커머스 업계도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이다. 11번가는 공식 유튜브 채널 '11번가 11TV'를 통해 웹예능 '열일사원'을 선보이기도 했다. 방송인 '강남'이 11번가의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며 펼쳐지는 회사생활 에피소드를 그린 예능형 콘텐츠다. 지난 7월 선보인 1화의 조회수는 현재 11만회 가량을 기록 중이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의 유튜브 콘텐츠인 '인싸오빠(INSSA OPPA G)'를 통한 제품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보이 그룹 몬스타엑스의 멤버인 민혁과 형원을 모델로 기용했다. 매 회 한국 문화와 관련된 주제로 상황극을 진행하는데, '광고 같지 않은 광고'로 2030세대에서 인기 몰이를 하면서 이들 영상 조회수는 편당 수십 만 회를 넘어선다.

보수적으로 여겨졌던 백화점 업계도 유튜브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긴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은 유튜브 채널 '오떼르'에서 자체 웹예능도 만들어 선보이는 중이다. 구독자들을 '떼쟁이'라고 부르며 MZ세대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 한섬은 지난달 24일 유튜브채널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첫 디지털 런웨이까지 진행했다. 

이것은 광고인가 예능인가…2030 ‘취향저격’ 나선 유통街 유튜브
개그맨 조세호가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 중이다.  사진=카카오커머스
업계의 예능형 콘텐츠는 더욱 다양화할 전망이다.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의 등장으로 인기 인플루언서와 연예인과의 협업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올해 3조원 규모에서 2023년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청자 스스로 호기심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각인시켜야 하는 만큼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의 광고성 마케팅으로는 2030세대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TV나 신문 보다 온라인 플랫폼의 콘텐츠 활용이 더 효과가 크고 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