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부동산으로 바라본 대장동 사건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10-09 0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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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줄임말입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전하고자 합니다.

성남시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대장동 사건이 연일 화제입니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성남의뜰. 각종 회사 이름이 얽히고설키며 사건은 하루가 다르게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이번 [알경]에서는 대장동 사태에 대해 정치적 논란을 전부 제외하고, 건설부동산 관점으로만 사건의 핵심과 현재 어떤 논란이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대장동 개발사업이란?

대장동 사업은 간단합니다. 성남시와 민간개발업자들이 대장동 땅주인들로부터 땅을 사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고 팔아서 돈을 남긴 것입니다. 2005년부터 시작된 대장동 사업은 여러 일들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성남시장이 된 이재명 지사 하에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되는데요. 당시 성남시는 투자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있었고, 결국 위험부담이 덜한 ‘민관합동개발 방식’을 선택합니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개발사업자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시킨 것이죠. 결국 사업은 성공하고 성남시와 사업자들은 당초 계약 조건에 따라 수익을 나눠가집니다. 당시 시는 5503억원의 개발이익을 회수하게 되고, 사업에 참여했던 민간사업자들은 4040억원의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게 됩니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성남의뜰?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은 민간사업자들의 회사 이름들입니다. 이들 각각의 역할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이 모든 사업의 대장 격인 ‘성남의뜰’입니다. 부동산 개발이 이뤄지면 다양한 사업자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화천대유, 천화동인도 그 중 하나이고요. 성남의뜰은 쉽게 말해 이런 사업자들을 대표하는 총 책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라고 합니다. 사업의 모든 리스크를 관리하고 감수하는 회사라고 보면 됩니다. 모든 사업 참여자들의 대표이다 보니 실제 주체는 없습니다. 그래서 페이퍼컴퍼니라고 불리는 것이고요.

사업에 속한 화천대유는 자산관리회사(AMC)입니다. 땅을 사서 건물을 올리고 파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자잘한 일들을 맡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주 설득하는 과정, 시민 통제 등의 실무 일을 하게 되죠. AMC는 사업이 끝나면 실무 수수료를 받게 되죠. 다만 이번 대장동 사업에서 화천대유는 단순히 수수료를 받고 끝내는 게 아니라, 사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여서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겁니다. 천화동인도 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사업의 주주이자 주체였던 회사입니다. 1호부터 7호까지 총 7개 업체였던 천화동인은 사업에 돈을 댄 업체입니다.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을 가져가고 손실이 나면 이를 감수하는 역할이죠. 돈을 대고 기다리다가 사업이 성공했으니 배당을 받은 것입니다.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안세진 기자
◇민관합동개발방식에 문제가 있었나?

부동산 택지조성 사업은 크게 ▲택지개발사업(택지개발촉진법) ▲공공주택사업(공공주택특별법) ▲도시개발사업(도시개발법)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대장동 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민관합동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택지개발사업이나 공공주택사업의 경우 공공이 주축이 돼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반면 도시개발사업은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이 함께 택지를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택지개발사업 등 다른 사업은 공공성을 강조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도시개발사업은 공공성은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좀 더 빠르고 큰 수익성을 동반합니다.

민관합동 도시개발사업에선 공동출자 법인의 지분만큼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사업이 끝나면 공공과 민간이 각 지분만큼 이익을 배당받아 나누게 되죠. 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는 해당 지역에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지어주는 식으로 공공기여를 하게 됩니다. 공공기여를 하고 남은 수익 중 지분만큼 민간이 가져가게 되는 것이죠. 다만 대장동 사업의 경우 출자 지분만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에서 우선적으로 받을 이익을 확정해 놓고 나머지는 민간이 챙길 수 있게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정치적인 이슈를 제하고 건설부동산 관점으로 봤을 때 이같은 계약이 문제가 될 소지는 있으면서 없기도 합니다. 우선 당시 성남시와 성남의뜰이 각자의 입장에서 좋은 협상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당시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성남시에서는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손해 보지 않을 정도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고, 성남의뜰 입장에서는 사업 성공에 배팅을 걸어 성남시에게 수익을 보장해주되 그 외 발생한 수익을 챙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번 대장동 사건을 한국의 부동산 개발사업의 전체 구조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성남시가 손해 보는 개발사업은 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리스크는 공공이 지게하고 이익은 개인이 챙긴 공공의 탈을 쓴 민간개발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당초 사업방식과 수익구조를 설계한 사람이 누구며 거기서 누가 어떤 이익을 얻었는가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이죠. 대장동 사건에 대해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