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안해서합니다] 페트병 30개 모아 종량제 봉투 받아봤습니다

정윤영 / 기사승인 : 2021-10-16 07: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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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생수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 시범사업 전용봉투에 폐페트병 30개를 담았다. 정윤영 인턴기자

[쿠키뉴스] 정윤영 인턴기자 = 내용물을 버리고 물에 씻습니다. 라벨도 하나하나 정성껏 떼어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합니다. 이게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될까? 아니 햇반 용기는 분리배출해도 소용없다고 하던데. 이렇게 하는 게 도대체 누구한테 이득이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분리배출, 기자가 실천해 봤습니다.  

서울 광진구는 지난 6월24일부터 ‘재활용품 직거래 DAY’를 통해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규격과 관계없이 투명 페트병 30개를 모으면, 10L 종량제 봉투 1장과 바꿀 수 있습니다. 기존에 진행하던 폐건전지와 종이팩 교환도 가능합니다.

서울 광진구 한 주민센터에 마련된 종이팩 전용 수거마대. 정윤영 인턴기자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집과 회사에서 모은 플라스틱 폐기물은 총 40개. 500mL 생수병과 350mL 커피 컵, 1.5L 음료수 페트병, 샴푸 통, 배달음식 용기 등입니다. 일주일 정도 모은 플라스틱의 양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샴푸 통은 리필제품을 사용해 재활용할 수 있지만, 다른 플라스틱 용기는 그대로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일회용 컵 등 음료를 사 먹은 뒤 배출되는 플라스틱 양이 가장 많았습니다. 

14일 광진구의 한 주민센터에 들러 30L ‘음료, 생수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 시범사업 전용 봉투(전용 봉투)’를 받았습니다. 이날 주민센터에서 양손 가득 폐페트병으로 전용 봉투 2개를 채운 시민을 만났습니다. 광장동에 거주 중인 김모(53⋅여) 씨는 “원래 처치 곤란한 폐건전지를 모아 주민센터에 제출하곤 했다"라며 “지난 6월에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 캠페인을 알게 됐다. 투명 폐페트병은 따로 모아두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헛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힘이 납니다. 집으로 돌아와 수거 대상인 투명 폐페트병을 선별했습니다. 유색 페트병, 일회용 커피 컵, 과일 트레이, 샴푸 통 등 기타 플라스틱은 수거하지 않습니다. 전용 봉투에 라벨을 제거한 폐페트병을 차곡차곡 눌러 담았습니다.   

10L 종량제봉투와 적립 카드. 정윤영 인턴기자

15일 30L 전용 봉투를 가득 채운 폐페트병 30개와 폐건전지 151개를 담은 봉투를 들고 주민센터에 들어갔습니다. 
주민센터 폐기물 처리 창구 옆에는 이날 하루 동안 모인 투명 폐페트병 봉투가 쌓여있습니다. 봉투를 보여주며 종량제 봉투로 바꾸려고 한다고 하자 직원은 먼저 ‘교환 대장’을 작성해달라고 했습니다. 교환 대장에 투명 페트병 수집량과 교환 봉투 수량을 적었습니다. 직원은 바로 10L 종량제 봉투를 건네주었습니다. 직원은 적립 카드를 주며 5회 참여 시 10L 종량제 봉투 2장씩 추가로 지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누적 참여 시에는 페트병과 캔 압착기 혹은 폴딩 카트(접이식 카트)로 교환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투명 페트병만 수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의 재활용품으로 의류와 가방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됩니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을 하지 않으면 기존 재활용 제품들이 섞여 고품질 재활용품을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부족한 원료를 구하기 위해 연 2.2만 톤의 폐페트병을 외국에서 수입했습니다. 그러나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하면 연간 약 2.9만 톤에서 10만 톤의 국내 고품질 재활용품 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폐건전지는 20개를 모으면 새 건전지 2개 묶음으로 교환이 가능합니다. 폐건전지 151개를 새 건전지 14개로 교환했습니다. 폐건전지에는 수은, 아연, 리튬 등 자연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있어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 없습니다. 폐건전지는 따로 수거함을 찾아야 해 늘 처리가 곤란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류하고, 폐건전지가 생길 때마다 따로 모아두는 것은 번거로웠습니다. 그러나 작은 습관만으로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 분리배출, 지구를 바꿀 작은 용기입니다. 

yunie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