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 스튜디오 “그리드 페이지, 맵을 움직여서 퍼즐 푸는 참신함 느껴보세요” [GIGDC 2021]

강한결 / 기사승인 : 2021-10-16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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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 스튜디오 '그리드 페이지'.   GIGDC 2021 제공

[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GIGDC 2021 제작부문 일반부 특별상을 받은 유니 스튜디오의 ‘그리드 페이지’는 플랫포머(발판이 등장하는 액션 장르) 형식의 공간에 ‘그림 조각을 밀어 움직인다’는 아이디어를 접목한 캐주얼 퍼즐 게임이다.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는 없지만, 게임 속 공간 자체를 마치 슬라이드 퍼즐처럼 가로 혹은 세로 방향으로 밀어낼 수 있다.

유니 스튜디오는 이태윤 팀장 한 명으로 구성된 1인 팀이다. 대학 졸업 직후 3년간 1인 개발을 해온 이 팀장은 지난 11일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게임 개발자로서 아직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개발하면서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니 스튜디오의 이태운 팀장.   이태운 팀장 제공

안녕하세요.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니 스튜디오라는 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1인 게임 개발자 이태윤입니다. 대학 졸업 직후부터 지금까지 3년 가까이 1인 게임 개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때그때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어요. 과거 ‘오토 배틀러(타워 디펜스 장르에 pvp·랜덤 요소를 결합한 게임 장르)’ 류와 수집형 카드게임의 요소가 결합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1인 개발로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그리드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죠.

게임 개발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나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때는 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 자체도 몰랐었지만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을 만들거나, 간단한 에디터로 게임을 뜯어고친 후 친구들과 함께 즐겼죠.

그때는 단순히 취미 정도로 생각했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확신이 생겨서 게임 기획을 전공하게 됐어요. 대학교에서는 기획을 전공했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도 1인 개발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작업의 경계를 가리지 않고 혼자서 게임의 모든 부분을 직접 만들어 채워 나가는 과정이 뿌듯하고 즐겁더라고요.

GIGDC 일반부 특별상을 수상했어요. 소감을 들려주세요.

부족한 작품에 이렇게 상을 주시고 많은 분들께서 게임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나다. 덕분에 행복하게 게임을 만들어요. 게임을 만들면서 느끼는 그 즐거움들이 이용자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겠습니다.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가족들과 지인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사무실이 따로 없어서 방에서 혼자 작업을 하는데, 부모님께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금전적·정서적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친구들도 제가 만든 게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줬어요. 또한 게임을 혼자 만드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리드 페이지는 어떤 게임인가요?

그리드 페이지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캐릭터를 직접 조작한다는 발상을 전환해서 캐릭터 대신 공간을 조작한다는 콘셉트의 퍼즐 게임이에요. 마치 포토샵에서 사진의 일부분을 잘라 다른 곳에 붙여 넣듯이 게임 화면의 일부분을 다른 위치로 옮겨버릴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이용해서 주인공 캐릭터를 열쇠가 있는 위치로 옮기는 것이 목표인 간단한 게임입니다.

'슈퍼마리오'처럼 플랫포머 형식으로 구성된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가로나 세로 방향으로 움직이면 손을 댄 부분의 공간이 그대로 밀려 움직이게 되고요, 그렇게 하면 주인공 캐릭터는 물론이고 맵 지형이나 몬스터의 위치까지 바뀌게 됩니다. 심지어는 스테이지 배경의 구름까지 바뀝니다.

맵을 직접 움직이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GIGDC 2021 제공

캐릭터가 아닌 맵을 움직인다는 게 참신한데요. 게임을 만들면서 참고한 작품이 있나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인 ‘포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지만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포탈 건’을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죠. 이후에는 현실의 물리법칙을 비틀어 버리는 게임을 만들기로 했죠. 레벨 디자인 과정에서는 공간을 조작한다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블록의 디자인은 앞서 말한 것처럼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오브젝트를 보고 참고했죠. 슈퍼마리오의 각진 디자인과 동심 어린 분위기를 그리드 페이지에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드 페이지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1인 개발을 시작한 3년 가운데 2년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그러다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을 구상 중에 그리드 페이지의 초기 프로토타입이 떠올렸습니다. 처음에는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이게 될까? 되면 신기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 머릿속의 상상을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으로 보고 싶어서 개발을 시작했죠.

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리드 페이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프토토타입을 플레이하면서 살아있는 그림을 가지고 노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는데요. 이용자분들도 이런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가시가 허공에 떠 있거나 배경이 뒤죽박죽으로 바뀌고 몬스터를 벽 안에 가두는 등의 기묘한 행태를 볼 수 있어요.

또한 공간을 밀어냄으로써 지형을 바꾸거나 연결되어있는 사슬을 끊어내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한 기믹을 가진 퍼즐 맵들을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게임 콘셉트가 뚜렷한 만큼 플레이 방법도 알기 쉽고, 한 손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여기에 귀엽고 아기자기한 도트 그래픽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드 페이지는 언제쯤 정식으로 출시될까요?

우선은 내년 2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하려고 합니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게임이니까 나중에는 애플에도 출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해요.

게임을 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혼자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가 장기화되다보니 심리적인 초조함이 항상 생겨요. 내가 만든 게임을 다른 사람들이 좋게 봐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지금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괜찮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심리적인 압박감을 잘 이겨내는 것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었나요?

제가 3년 가까이 1인 게임 제작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세상에 제대로 내보인 게임은 없거든요. 그동안 매일 새로운 것들에 부딪히면서 많은 프로젝트를 포기한 경우가 많아요. 그나마 남들에게 꺼내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그리드 페이지에요. 플레이 영상을 처음으로 유튜브에 업로드 했을 때가 떠오르네요. 많은 분들이 댓글로 남겨주신 반응과 응원도 짜릿했지만 부모님이 제가 올린 영상을 보면서 뿌듯해 하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쑥스러워서 “아직 완성된 것도 아니고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다”라고 대답했죠.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저만의 색을 녹여낸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누군가 제 게임을 보면 “유니 스튜디오 작품이네”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만큼 개성과 세계관이 뚜렷한 게임 제작자가 되고 싶어요.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거나, 감정을 울리는 정도의 대단한 작품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누군가의 일상에 소소하게나마 안식을 줄 수 있는 게임이면 좋겠습니다.

그리드 스튜디오 플레이 영상.   이태운 팀장 개인 유튜브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