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예약 손님, 아직도 없어요”…인원제한 완화에도 기대반‧걱정반 [가봤더니] 

한전진 / 기사승인 : 2021-10-20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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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대임에도 손님을 받지 못한 한 식당 / 사진=한전진 기자
직장인 상권으로 분류되는 젊음의 거리의 모습 / 사진=한전진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8인, 10인 다 의미 없어. 다 재택근무인데, 기대 안 돼"

19일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 종각역 젊음의 거리. 이곳에서 4년 전부터 부대찌개집을 운영하는 60대 자영업자 A씨는 전날부터 새로 적용된 새 거리두기 지침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예년 같으면 직장인들로 북적일 시간대지만, 이날 20평가량 식당에는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A씨는 “건물에 직장인들이 만명이라 치면, 지금은 3000명만 나와 일하는 상황”이라며 “넥타이부대가 돌아와야 장사가 될 텐데 암담하다. 위드 코로나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 거리두기 지침 소식에도 이날까지 4인 이상 예약 문의는 ‘0’건 이라고 했다. 

정부는 오는 31일까지 2주간 사실상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정책을 시행한다. 이후 방역 상황과 백신 접종 완료율을 고려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거리두기 정책은 방역 조치가 다소 완화했다. 4단계 지역에서는 오후 6시 전후 구분 없이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수도권에서는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 늘어났다.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수가 늘어나 자영업자의 기대도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당장 방역 조치를 완화한다 해도 매출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신각 인근의 한식당 직원 B씨는 “방역 조치가 자주 바뀌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위드 코로나를 하면 상황이 나아질까 싶은데, 당장 이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종각과 시청 사이, 임대 현수막이 붙은 빈점포를 쉽게 발견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카페도 종업원이 줄어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곳이 많아졌다. / 사진=한전진 기자
시청역의 한 고깃집에서 만난 종업원 C씨는 “이쯤이면 연말 회식 등으로 문의 전화가 제법 올 시기인데, 위드 코로나 소식에도 조용한 것을 보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라며 “사람들 인식 자체가 변화한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라고 짐작했다.  

종각, 시청 직장인 상권 외에 신촌, 이대 대학가 상권도 한산했다. 2년째 등교수업이 무산되면서 상권 자체에 유입인구가 줄어든 것이다. 점심이후 둘러본 신촌 일대는 카페와 일부 식당에만 사람이 조금 몰렸을 뿐, 예전과 같은 활기를 느끼기 힘들었다. 

신촌역 연세로에서 어묵과 꼬치를 팔고 있는 노점상 D씨는 “올해 초는 장사를 거의 하지 않았고, 최근 기대를 걸고 나왔는데 영 시원치 않다”라며 “이대 쪽은 사람이 거의 없어 빈 상가가 거의 절반이다. 이대로 가면 모두 다 떠나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 E씨는 “위드 코로나에 돌입한다 해도 인근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라면 “오히려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 수가 늘어 식당은 식당대로 방역조치가 더 까다로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라고 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수도권의 식당·주점 등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유지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거리두기 연장이 마지막 조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다음달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환 조치가 조속히 이지지 않을 경우 총궐기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낸 공동 입장문에서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일부 수용해 오는 20일 ‘전국 자영업자 총궐기 대회’를 유보하기로 했다”면서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소상공인연합회와 자영업자 비대위가 요구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총궐기를 재기할지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