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자산시장 하락 버틸 수 있을까 [알경]

유수환 / 기사승인 : 2021-11-10 06: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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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줄임말입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전하고자 합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착수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글로벌 시장 흐름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테이퍼링 이슈는 시장에 선반영된 것이기에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합니다. 다만 아직 금리인상 문제, 인플레이션, 중국발 전력난에 따른 공급대란 등은 여전히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특히 한국경제는 레버리지 투자(빚내서 투자) 비중이 크고, 수출 의존도 경제 구조롤 갖고 있기에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칫 내부적 문제와 외부적 변수가 결합되면 자산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려할 만한 리스크 요인은 남아있습니다. 현재 국내 자산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버블 효과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택 시장 상승률은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 등 일부 아파트의 시세는 뉴욕 맨해튼 시장 가격을 초과했습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 20.1%, 거래대금 43% 증가한 290조원으로 역대 최고의 호황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경기 부양 및 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 정책, 대출 접근성 확대 정책이 주된 이유입니다. 

주택시장이 상승한 만큼 가계부채 비중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9.4%(전년 대비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3% 이상 초과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자산시장이 흔들린다면 그 여파는 생각 보다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주택시장이 현재 고점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다만 어느 때 보다 부동산과 자산시장이 상승한 만큼 리스크 부담에 대한 대비(플랜)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료=키움증권
◇ 주택시장 하락은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은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단순히 금리가 올랐다가 해서 주택시장이 곧바로 하방 압력을 받지는 않습니다. 많은 전문가들도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현재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 시장의 유동성 축소, 중국발 공급대란과 같은 악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도 “현재 거시경제 여건과 전망 등을 기초로 한다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압력과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가격 상승폭이 크게 제한 되거나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주택시장이 하락할 경우 그 여파는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부실여신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2년 전국 주택 가격이 5.6% 하락했을 당시 은행의 신규 연체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37.5% 하락했습니다. 2012년 4월 기준 가계부채 연체율은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인 0.89%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454조원)의 68%(308조원)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79%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은 대손충당금의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합니다. 결국 대손충당금의 추가 적립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축소해야 합니다. 

부동산시장이 불경기로 접어들면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금융사 입장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수익성이 저조해질 수 있거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이 위축될 여지도 있습니다. 

실제 2010년 초 부동산 침체기 당시 PF 대출 비중이 많은 금융사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손실을 낸 적이 있습니다. 

◇ 자산시장 위축, 중소기업에도 직간접 타격 가능성

자산시장의 위축은 부동산 외에도 기업에게도 타격이 큽니다. 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부동산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현재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상환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9만9399개 가운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40.9%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36.6%) 대비 4.3%p 오른 것으로 역대 최대 비중입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 미만인 경우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자산시장의 하락은 기업이 은행에 담보한 자산에 대해 디레버리지 현상(대출 상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까지 추가적으로 시행된다면 중소기업의 상환 여력은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는 곧 은행의 부실대출로 연결되기에 악조건이 순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막연한 ‘폭락론’은 위험합니다. 시장은 늘 ‘살아있는 생물’과 같기에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은 필요합니다. 최근에 월가와 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폭락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월가)의 투자대가들 일부는 현재 증시와 자산시장은 ‘거품’이 끼였다면서 ‘폭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을 리서치하는 역할도 하지만 투자자라는 것도 염두해 둬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초 “이번 사태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고, 자본주의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증시에 하락 베팅하면서 큰 돈을 벌었습니다. 이후 그는 숏(하락) 포지션을 정리하고 롱(상승) 포지션으로 전환했습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