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Radio Star, 2006)’와 거품경제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11-10 18: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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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어느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전성기와 쇠퇴기가 있지만, 특히 스타라 불리는 연예인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 한때 그리도 빛나던 별들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몰락해버렸지만, 변함없이 스타인양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있다. <라디오스타(Radio Star, 2006)>에서는 ‘비와 당신’이라는 불후의 명곡을 히트시킴으로써, 가수왕이라는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인기의 저편으로 사라져간 최곤(박중훈)의 진솔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는 쫓기듯 영월으로 내려가 라디오 DJ가 되면서, 보통사람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애환을 서로 나누면서 진정한 스타가 된다. 비로소 그는 인기란 ‘거품’에 불과하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자신의 일상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거품을 걷어내게 되고,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된다. 최곤이 재기하는 데는 박민수(안성기)의 도움 때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라며, 언제나 최곤의 곁에서 궃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최곤의 가치를 발견해서 스타로 만든 사람이다. 한물간 최곤을 20년 동안 한결같이 최고라고 말해주고 최고로 대접해주는 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품(Bubble)은 ‘Mania’, ‘Ponzi scheme’ 혹은 ‘Chain letter’ 등의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비이성적인 투기행위(Irrational speculative activity)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어떤 자산이 실제 경제가치 이상으로 고평가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존 D. 터너와 윌리엄 퀸의 저서 '버블 : 부의 대전환'에서는 ‘3년 미만의 기간 동안 자산 가격이 최소 100% 인상된 후, 그다음 3년 미만의 기간 인상된 가격에서 50% 이상 폭락한 경우’를 버블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버블은 투기를 동반하는 불건전한 상업적 행위’가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수많은 버블이 있어 왔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최초의 주식 투기(BC 2세기 로마시대)-상속, 증여 등의 자산이전시장이 발달하여 조세징수 법인체의 주식 투기 열풍. ②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1634~1636년)-최초의 ‘묻지마’식 투기로, 튤립 뿌리 1개 가격이 소 40마리 값까지 폭등. ③ 미국의 미시시피 버블(18세기)-무역 독점권을 가진 미시시피시에 대한 독점 이윤 기대치 상승. ④ 영국의 철도 버블(1830년~1845년)-철도 부설에 따라 철도 관련 회사가 급증하고 이에 대한 투기세력 급증. ⑤ 미국의 대공황(19세기)-불황이 사라질 것이라는 과도한 낙관론에 의해 주식 급락. ⑥ 바이오테크 버블(1970년대 후반)-바이오테크 산업이 부각되기 시작함으로써, 개발기간이 필요한 미완성 바이오테크 기술에 대해 벤처 캐피탈들의 경쟁적인 투자 급증. ⑦ 일본 버블 경제(1980~1990년)-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정책으로 자산 버블 발생. ⑧ 닷컴 버블(2000년 미국)-닷컴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주식 폭등.


이러한 버블이 해악만 있는 건 아니라, 3가지 유용한 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가 되도록 장려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미래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버블로 탄생한 기업들이 개발한 신기술이 혁신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없었던 기술 프로젝트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존 D. 터너와 윌리엄 퀸, 앞 책.)

“연기는 내게 산소․숨구멍 같은 존재다. 배우가 아닌 나, 생각할 수조차 없다”라던 故 김영애. 그녀는 “땅을 튼튼하게 짚고 서 있어야 하는데, 땅에서 붕 떠 있는 아이들이 많다. 그렇지 않아야 좋은 배우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하였다. 이는 이 영화에서처럼, 대중의 환호와 사랑을 받는 연예인은 순간의 인기에 취해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영화에서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거품을 경계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오늘은 럼블피쉬가 부른 ‘비와 당신’을 들으며, 잠을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