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잔류냐 국내 복귀냐’ 김광현·양현종의 선택은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11-11 16: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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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한 김광현.   AP 연합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1988년생 동갑내기 좌완 김광현과 양현종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800만달러에 계약한 김광현은 2시즌간 선발, 불펜을 오가며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첫 시즌이었던 2020년에는 단축 시즌임에도 8경기(7선발)에서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을 기록했고, 2021시즌에는 27경기(21선발) 106.2이닝 7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을 올렸다.

김광현이 호성적을 거뒀지만 세인트루이스는 동행을 이어가질 않을 전망이다. 김광현이 몇 차례 부상을 입어 내구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고, 세인트루이스가 재계약을 포기하는 수순으로 향하고 있다. 팀에서도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이 열리지 않았지만 미국 현지 매체들은 대거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현지에서는 김광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올해 FA 선수들의 순위를 매겼는데 김광현을 35위에 올렸다. 매체는 “김광현은 그동안 좋은 활약을 펼쳤던 한국 투수들처럼 맞춰 잡는 유형이다. 김광현은 평균 이상으로 땅볼과 뜬공을 유도, 피홈런 개수가 많지 않다. 3~4선발로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그는 선발투수로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보일 수 있다.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이력도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의 국내 복귀 가능성도 열려있다.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SSG는 김광현의 보류권을 쥐고 있다. 김광현은 2016시즌 후 4년 85억 원에 계약했는데, 계약이 1년 남은 상태에서 구단의 대승적인 허락을 받아 미국에 진출했다. MLB 구단들의 만족스러운 제안이 없을 경우 KBO리그 복귀를 검토할 수 있다.

SSG는 김광현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문승원과 박종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다음 시즌에도 선발 공백이 있는 상황이다. 김광현이 복귀한다면 다음 시즌 ‘우승 컨텐더’로 급부상할 수 있다. 올 시즌 SSG에 합류한 추신수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SSG에서 더 뛴다는 전제하에 “김광현에게 ‘같이 뛰고 싶다’고 했다. 오면 너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김광현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한 양현종.   AP 연합

김광현과 달리 양현종은 사실상 국내 복귀가 유력하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미국 진출을 택했다. 국내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빅리그 콜업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빅리그에서 12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에 그치면서 지난 8월 지명 할당 조처를 받기도 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10경기 3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부진으로 인해 양현종이 MLB 구단들의 제안을 받기 쉽지 않아 보인다.

양현종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10개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다만 미국으로 떠나기 전 14년을 함께 한 KIA와의 우선 협상이 더 유력하다.

이미 양현종과 KIA는 한 차례 접촉을 한 바 있다. KIA는 지난달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며 “양현종이 귀국 후 구단 고위층에게 인사차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양현종은 구단에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단도 양현종 마음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구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는 뜻을 전달했다”라며 “양현종은 우리 구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다. 꼭 잡도록 하겠다”고 의사를 내비쳤다.

다른 구단들도 양현종 영입전에 쉽게 참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현종은 2020년 KIA에서 23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타구단이 양현종을 영입하려면 FA규정에 따라 KIA에 기존 연봉 100%인 23억원을 지불하고 보상선수 1명도 내줘야 한다. 만약 KIA가 보상선수를 포기할 경우 연봉의 200%인 46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팀이라도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액수다.

다만 KIA와 양현종의 협상은 당분간 늦어질 전망이다. 양현종과 계약 여부를 결정할 사장, 단장과 감독이 시즌 종료와 함께 물러나면서 구단이 입장을 정리하기 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