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폭식에 숨쉬기 운동만... 쿠키뉴스 건강팀, ‘건강온(ON)’ 도전기①

한성주 / 기사승인 : 2021-11-13 07: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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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퇴화 우려... 매일 1만보 걸을 것”
“주말엔 누워만 있어... 매일 1만보 걷고 체중 10% 감량해야”
“다이어트 스트레스... 건강 루틴 만들고 음주 줄일 것”

<편집자주> 안 건강한 건강생활팀 기자들이 팀 이름값을 하기 위해 건강관리 여정을 시작합니다. 노상우, 유수인, 한성주 기자는 서울시 시민 건강관리 사업 ‘건강온(ON)’에 참여해 8개월 동안 식단, 운동량, 걸음수 등의 건강목표를 실천합니다. 첫 한달 간 목표달성 성적을 비교해 3위는 2022년 한해 동안 1위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합니다.
기자들이 수령한 서울온밴드.   사진=한성주·노상우 기자

서울시 상암동 쿠키뉴스의 취재본부에는 건강생활팀이 있다. 보건·복지, 병원, 제약계 등 헬스케어 분야를 취재한다. 이름은 건강생활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팀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없다.

한성주(26, 여, 직장인): 매일 꾸준히 숨쉬기 운동을 하고 있고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진라면 매운맛, 싫어하는 음식은 진라면 순한맛입니다.
노상우(35, 남, 직장인): 주말엔 주로 누워서 명상을 즐깁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를 감상하며 활발한 눈운동을 해요.
유수인(30, 여, 직장인): 이제 30줄이니까 슬슬 챙겨야죠. 정신건강 챙긴다고 뭘 많이 먹었더니 ‘확찐자’ 됐어요. 

건강한 생활을 하지 않지만,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헬스케어 분야를 취재하면서 무서운 질환을 너무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질환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건강은 ‘있을 때 지키는 게 최선’이라는 말에 세 기자 모두 공감한다. 머리로는 잘 아는데, 몸이 따르지 않는다.

한성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후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도가 높잖아요. 의사 선생님들 인터뷰를 하면 모두 기초체력과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세요. 그 얘기 듣는 순간에는 ‘나도 건강식 먹고 운동해야지’ 다짐해요. 그러고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라면 먹으면서 드라마나 보는 거죠. 전반적으로 종잇장 같고 엉망이에요.
노상우: 운동과 식단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수십 건 작성했지만, 막상 저는 전혀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건강검진 이후 의사 선생님께 “앞으로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곧 죽을 거다”라는 말을 듣고도 변하지 않았죠.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유수인: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 하죠. 잘 알지만, 자주 폭식과 폭음을 하고 강박적으로 과하게 운동해요.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는데, 원치 않은 술자리가 생기면 운동을 걸렀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져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달콤한 술과 기름진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죠.

누군가의 잔소리가 이들을 채근한다면 승산이 있다. 세 기자는 모두 서울시 자취 n년차 1인 가구이며, 외근과 혼밥이 잦은 직업을 가졌다. 식단과 생활패턴의 자유도가 상당히 높다. 망가지기 쉽지만, 마음만 먹으면 고치기도 쉽다는 의미다. 기자들은 서울시 시민 건강관리 사업 ‘건강온(ON)’에 참여, 공권력의 따끔한 잔소리에 건강을 의탁하기로 한다.
서울시내 지하철역 곳곳에 건강온 홍보물이 게시됐다.   사진=노상우 기자

건강온은 서울시가 무상 대여하는 스마트밴드 ‘서울온밴드’를 활용해 8개월 동안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만19세~64세 서울시민 5만명이 참여한다. 걸음 수, 운동량, 식단 등의 데이터가 수집되며, 프로그램이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면 포인트가 모인다.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시점에 최대 10만 포인트를 얻게 된다. 포인트는 서울시가 지정한 병원·약국 등 건강관리 업종, 따릉이와 같은 공공서비스 등을 이용할 때 쓸 수 있다. 불성실한 행태를 보이는 참여자는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27명으로 구성된 ‘헬스케어 매니저’가 건강상담을 진행하며 자기성찰 기회를 선사한다.

포인트를 활용해 서울온밴드를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러면 프로그램 참여를 중단해도 서울온밴드는 영원히 내 것으로 남는다. 포인트가 부족해 서울온밴드를 살 수 없어도 괜찮다.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면서 무상 대여 상태로 이용하면 된다. 즉, 서울온밴드를 계속 소지하려면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거나, 프로그램 참여를 지속해야 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교한 설계다. 서울시는 서울온밴드 판매 계획을 비롯한 구체적인 포인트 정책을 곧 확정해 안내할 예정이다.

건강생활팀 기자들은 11월1일 월요일 오전 10시 사무실에 모여 프로그램 참여자 1차 등록에 성공했다. 앞으로 11월22일 오전 1시 2차, 12월 초 3차 등록이 진행될 예정이다. 1차 등록한 참여자 1만명에게 주어진 서울온밴드의 기종은 ‘세븐일렉 워치형 스마트밴드 HL5’. 공식 판매처 가격은 9만원이다.

목표 달성 동기를 강화하기 위해 기자들은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앞으로 1개월 간 적립한 포인트를 비교, 3위는 1위에게 2022년 한해 유효한 ‘당직 교체 자유이용권’을 제공한다. 1위가 당직근무일을 바꿔 달라고 요청하면, 3위는 무조건 바꿔주기로 한다. 포인트와 별개로 개인 목표도 설정, 1개월 간 몸과 마음의 변화를 관찰할 계획이다. 

한성주: 매일 1만보를 걷겠습니다. 기사를 타이핑하는 손가락을 제외하면 몸에서 움직이는 부분이 많지 않거든요. 이러다 다리가 퇴화할 수도 있겠다는 상상도 해봤어요. 거창한 목표를 세우면 쉽게 포기하게 되니까, 매일 1만보 걷기 딱 하나를 한달 동안 꼭 실천할 겁니다.
노상우: 매일 1만보를 걷되, 하루를 쉬면 다음날 2만보를 걷겠습니다. 술은 일주일에 하루만 마실 거에요. 연말연시 술자리와 모임이 걱정인데, 어떻게든 해볼게요. 또 식단을 조절하면서 현재 체중의 10%를 감량할 계획입니다.
유수인: 루틴을 만들겠습니다. 매일 일찍 기상해서 실내 운동을 하고, 1만보를 걸을 거예요. 루틴을 굳히면 무기력증과 게으름도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음주는 기분 좋은 날에만 적당히’할게요. 스트레스를 폭식과 폭음으로 푸는 습관을 교정하고 싶습니다. 한 달 동안 체중 1~2kg 정도 감량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과정을 스트레스 없이 즐기고 싶어요.
이미지=이희정 디자이너

한성주·노상우·유수인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